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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T모티브, 역대급 '자사주' 카드...주가 반등 이룰까 300억 규모, 신탁계약 방식…과거 '오를 때'까지 매입

이경주 기자공개 2022-01-28 10:50:37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6일 1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자동차 부품사 SNT모티브가 단일 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SNT모티브 자사주매입 결정엔 남다른 기대가 깔려있다. 전통적으로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사주 카드를 활용해왔다. 한 건으로 주가가 반응하지 않으면 오를 때까지 연달아 매입에 나서는 뚝심을 보여줬다.

주가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펀더멘털이지만 이같은 과거 사례가 있어 최소 SNT모티브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크게 높아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2년 만에 단행, 반년 간 매입…KB증권에 위탁

SNT모티브는 이달 25일 공시를 통해 300억원 규모 자기주식(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은 사실을 공개했다. 계약기간은 공시일로부터 올 7월 24일까지로 반년이다. 위탁투자중개업자는 KB증권을 선정했다. 계약목적은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자사주는 발행사가 자신이 발행한 주식을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상법상 취득 이후 일정 기간 매각이 제한(취득결과보고서 제출 후 6개월)되기 때문에 유통주식수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자사주 취득행위가 통상 ‘주주가치 제고’로 해석되는 이유다.

매입 방식에 따라 효과가 차이가 있다. 직접 취득과 신탁계약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말 그대로 발행사가 장내·외에서 직접 사들이는 방식이다. 일별 매수량과 주당 취득가액을 명확히 공시해야 하고 또 밝힌 기간 내에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유통물량에 대한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신탁계약은 전문 투자기관에게 위탁하는 방식이다. 증시에 밝은 전문가가 상황에 맞게 매입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주가 부양이 목적이라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다만 취득수량과 금액을 사후에 공시한다는 점에서 다른 투자자 입장에선 유통물량 예측이 어렵다. 또 위탁기관이 계약한 금액을 모두 소화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SNT모티브는 최근 10년래 총 6번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는데 모두 신탁계약 방식이었다. 특히 이번 계약 규모(300억원)는 역대 최대다. 바로 전 계약은 2년전인 2020년 4월 3일로 100억원 규모였다. 단일 건 기준 직전 최대 계약은 2018년 10월로 150억원이다.

◇주가 변곡점 마다 ‘자사주’ 카드…안 오르면 더 산다

그 만큼 이번엔 주가에 대한 위기감이나 부양의지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SNT모티브는 수익성은 견고하지만 매출은 정체돼 있다. 여기에 기대했던 미래사업이 제 때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근 1년 새 주가가 급락했다.

SNT모티브는 현대차와 기아용 모터를 오랫동안 생산해온 협력사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용 모터를 신사업으로 삼았는데 고객사였던 현대모비스가 내재화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탓에 지난해 1월 26일 7만6400원으로까지 올랐던 주가가 이달 25일(종가) 3만9650원으로 반토막(48% 감소)이 났다. 2대주주였던 국민연금도 눈에 띄게 투자 비중을 줄였다. 2020년 7월 지분율이 13.42%였는데 지난해 말 기준 8.23%까지 낮췄다.

SNT모티브 최근 1년 주가(사진:네이버금융)

강도 높은 자사주 매입 결정을 한 이유다. 특히 SNT모티브는 과거 사례를 보면 주가가 오를 때까지 매입을 멈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5월 22일 100억원 매입 결정을 했을 당시 종가는 2만150원이었다. 1년간의 신탁계약이 종료된 2013년 5월 21일 종가는 2만9700원으로 만원 가량 높아진 상태였다.

2018년에는 연달아 세차례 강행했다. △1차로 4월 25일 150억원 △2차 6월 11일 150억원 △3차 10월 12일 150억원이다. 1차 계약일 당시 종가가 3만2200원이었는데 종료일인 10월 24일 종가가 2만5050원으로 되레 낮아졌었다. 2차 종료일인 12월 10일 종가도 2만6600원으로 역시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3차 종료일인 2019년 4월 11일 종가는 4만2900원으로 드디어 1차 계약일 종가(3만2200원)를 크게 상회했다. 그제야 SNT모티브는 자사주 매입을 멈췄다.

가장 최근 계약도 마찬가지다. 2020년 4월 3일 종가는 2만8400원이었는데 종료일인 2020년 1월 2일 종가는 5만4200원으로 거의 두 배 가량 올랐다. 그리고 다시 2년 만에 이번 계약에 나섰다.

시장도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26일 종가는 4만4100원으로 계약 공시일인 전날(25일)보다 11.22% 상승했다. 최대 규모라는 점과 과거 사례가 결부된 결과로 풀이된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모든 상장사가 비슷하겠지만 SNT모티브는 과거부터 ESG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고 이번 결정도 연장선에 있다”며 “덕분에 글로벌 증시 위축 국면에도 금일(26일) 주가가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궁극적으론 펀더멘털을 강화해야 한다. SNT모티브는 고객사(현대모비스) 내재화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용 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친환경차용 모터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수주 규모가 크지 않아도 우선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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