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종업원·주주·신성장' 두고 배당 고심 개발인력 스카우트 광풍 방어, 재투자재원 확보…배당성향 목표 상향에도 양해 구해
이장준 기자공개 2022-02-07 13:55:3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09: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배당 규모 결정에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대 규모 배당을 실시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기존보다 강화했음에도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투자자들의 양해를 구해 눈길을 끌었다.지난해 IT 개발 인력 '스카우트 광풍'을 방어하고 탄탄한 성과의 과실을 나누기 위해 종업원들의 임금 인상 이슈를 해소해야 했다. '영업이익 1조원' 타이틀도 포기하면서 인력 관리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 재원까지 고려해 배당정책을 일부 양보했다는 설명이다.
◇역대 최대 규모 배당 실시, FY2022부터 배당성향 '40% 이상' 목표
LG유플러스는 최근 2021년 연말 배당금을 1504억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중간배당으로 지급한 871억원까지 합치면 배당금 총액은 2375억원에 달한다. 1년 전 1965억원과 비교해 20.9% 늘었다. 주당배당금 역시 1년 새 450원에서 550원으로 늘었다.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는 자사주 1000억원가량을 매입하고 중간배당 제도를 도입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 여기 그치지 않고 올해부터는 배당성향을 별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에서 '40% 이상'으로 상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정책을 상향 변경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고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당성향을 따져보면 2017회계연도 이후로 가장 낮다. 2021회계연도 기준 배당 성향은 35%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배당금은 20.9% 늘었지만 연결 기준 순이익이 45.5% 증가한 6791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배당 대비 이익 증가율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인건비 이슈 해소, 올해 증가율은 한 자릿수 전망
이로 인해 LG유플러스는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투자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다른 요인들로 인해 시장에서 기대했을 법한 수준에는 못 미쳤다고 판단해서다.
이 부사장은 "배당성향과 관련해서는 사실 더 높이고 싶은 생각은 항상 갖고 있다"며 "올해 (주당배당금을) 550원으로 결정하는 과정에 실무 차원에서 고민이 많았고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를 했지만 죄송한 측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3위 사업자로서 동일한 수준의 네트워크 품질을 유지하려면 경쟁사 대비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게 첫째 이유다. 주주 외에도 종업원과 미래 성장 등 이번 배당 정책 수립에 영향을 준 요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독 인건비 투입이 많았다.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 인력 유치전이 심화하면서 우수 인재를 지켜야 했고 역대급 실적을 낸 만큼 성과를 배분하자는 내부 요구에도 응할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CFO는 "지난해 IT 플랫폼 회사들의 개발인력에 대한 인건비 인상과 스카우트 광풍으로 인해 대부분 기업들이 인건비와 전쟁을 했다"며 "4분기에만 인건비와 관련해 비경상적으로 650억원 정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1조648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지출했다. 1년 전 1조4461억원과 비교해 14% 늘어난 수준이다. 그 영향으로 시장 가이던스였던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978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인건비 광풍은 지나갔다고 판단하고 올해에는 인건비 증가율을 한 자릿수(One-Digit) 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B2B·콘텐츠 등 신사업 위한 내부 유보도
인건비와 더불어 배당에 영향을 미친 건 신사업이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는 통신 본업의 성장을 주도했지만 비통신사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외부에서 이덕재 최고콘텐츠책임자(CCO), 황규별 최고데이터책임자(CDO)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는 이덕재 CCO가 처음 직접 신사업 청사진을 일부 공개했다. 인력과 시스템, 조직문화 전반에 '창작의 DNA'를 이식해 올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전무는 "크게 보면 콘텐츠 기반 성장성과 확장성에 염두를 두고 전략 수립 중"이라며 "현재 하고 있는 아이돌, 스포츠, 키즈 콘텐츠는 고도화하고 이를 토대로 한 팬덤 커뮤니티를 플랫폼에 장착해 광고를 통한 B2B2C, 구독형 B2C까지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2B 사업에서도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스마트팩토리, 모빌리티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핵심 역량을 집중했는데 추후에도 제휴 및 지분투자, 인수를 통해 신성장 솔루션을 확보하고 내재화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 성장을 위해 내부적으로 재투자 재원도 유보해야 하는 만큼 당장 배당을 더 늘리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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