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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CEO]코본, 탄소나노튜브로 글로벌 강소기업 꿈꾼다[thebell interview]황희정 대표 "2023년 하반기 IPO 도전...실리콘음극재 핵심 소재 주목"

오찬미 기자공개 2022-02-07 07:47:11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3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음극재 소재 기업 코본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본격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 1위인 러시아 옥시알과 맞설 수 있는 기술력을 통해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CNT) 국산화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최근 국내 2차전지 업체의 핵심 소재기업으로 부각되면서 '몸값'도 점차 치솟고 있다. 정부도 코본의 기술력을 인정해 '소부장 협력모델' 업체로 선정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벨은 생산설비(CAPEX) 증설부터 기업공개(IPO) 추진까지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황희정 코본 대표를 만나 향후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 SWCNT 기술력 탑티어...2차전지 소재로 재평가

코본은 2001년 포스텍 (포항공대) 화학공학과 출신들이 공동 설립해 시작된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회사다. 이 회사가 개발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CNT)는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CNT)보다 합성이 힘든 고급 소재다.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SWCNT를 양산하는 기업은 러시아의 옥시알과 국내 코본이 유일하다.

SWCNT는 전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터치패드,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지에 적용할 수 있다. 전기·열 전도와 인장강도(잡아당기는 힘에 대한 강도)가 월등히 뛰어나 '꿈의 신소재'로 평가돼 왔다.

코본은 핵심 기술을 개발했지만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Kg당 수억원에 달하는 고비용 탓이다. 코본은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기술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다.
항희정 코본 대표이사
황희정 대표는 2010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코본에 합류했다. 그가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데는 도이치은행 지배인 시절 엔젤투자를 하며 연을 맺은 게 발판이 됐다. 저력있는 회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합류를 결정했으며 지금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가 포기하지 않고 회사를 키우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2차 전지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코본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급격히 바뀌었다. 음극재 성능을 높이는데 코본이 생산하는 SWCNT 첨가물이 꼭 필요하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필수 소재지만, 충·방전 중 큰 부피 변화 때문에 수명이 매우 짧고 실제 적용이 까다롭다.

실리콘 음극재에 SWCNT를 첨가해야 충·방전 과정에서 구조적 안정성을 꾀할 수 있고, 전기차에서 요구하는 2차전지 수명을 보장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SWCNT의 음극재 도전용 부문 수요가 지난해 2톤(ton)에서 2030년 2500톤으로 12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국내 배터리 산업의 밸류체인 구축에 코본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옥시알이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급 체계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국내 2차 전지 업체들은 코본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정부도 지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코본을 28번째 소부장 협력모델 업체로 선정해 맞춤형 패키지를 지원하고 있다.

◇ 글로벌강소 기업 '원년'...사업 다각화 부각

코본은 올해 2차전지 음극재 시장에서 SWCNT를 본격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코본은 실리콘 음극재 소재 납품과 관련해 국내외 기업들과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및 첨가제 분사제 제조사 등 10여 곳과 SWCNT 분산과 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업체와는 올해 1분기 공급 계약과 함께 전략적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일부 업체와 공급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며 "올해 코본 SWCNT 공급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유럽 사업을 담당할 코본 인터네셔널을 미국에 신설해 해외 수주에 대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옥시알이 SWCNT 공급을 독점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안정적인 소재 확보를 위해 멀티벤더(하나가 아닌 다수의 부품회사에서 납품을 받으며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를 요구하고 있어 빠른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자동자 전장용, 고 전도성 3D 프린터 시장도 올해 진입한다.

수요가 급격히 늘자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코본은 2009년 강릉 과학산업단지에 공장을 완공해 SWCNT를 연간 1.5톤 생산할 수 있다. 올해에는 연간 10톤~20톤 규모의 2공장 증축을 준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상세 설계를 완료하고 하반기 설비증설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코본의 강점은 생산설비 증설 기간이 3개월로 매우 짧다는 점이다. 설비 공정을 기존 가로에서 세로로 변경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세로 공정은 증설 부피가 작아 기존 공장에 추가 증설이 용이하다. 고객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생산 설비를 늘릴 수 있어 경쟁력이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경쟁사인 옥시알과 달리 고가의 진공스퍼터링 없이도 SWCNT를 생산할 수 있어 증설 비용도 크지 않다. 현재 SWCNT 세로 공정을 증설하고 있으며 올 1분기 내 시운전을 할 예정이다. 시운전이 마무리되면 대규모 증설에 본격 나선다.

대량수요에 대응하는 생산 체제는 오는 2024~2025년 수립한다는 복안이다. 설비투자 비용이 적은 코본은 SWCNT 생산 비용 중 수소 공급 비중이 크다. 3공장은 수소를 생산하는 서해안에 증설해 원가를 크게 낮춘다는 계산이다. 비용을 낮춰 2차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 3년 내 글로벌 강소기업에 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 투자유치 '너도 나도'...IPO 도전

지난해 음극재 실리콘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업체들의 몸값이 일제히 뛰었다. 대주전자재료, 나노신소재, 동진쎄미켐 등은 지난해 주가가 2~3배 상승했다. 코본은 2차전지 음극재 실리콘 시장의 핵심 소재 업체로 떠오르면서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코본과 사업적 협력을 희망하는 전략적 투자자(SI)부터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 의향을 적극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56억원의 투자를 받은 코본은 올해 후속 투자를 받아 국내 생산설비 증설과 해외 사업 확대를 빠르게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사업이 본격화되자 증시 입성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말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올해 상장을 위한 지정감사를 신청하고 2023년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SWCNT 연구 역량을 보유한 인사들을 이사진에 포함해 양적·질적 도약을 꿈꾸고 있다.

IPO도 순조롭게 이뤄질 전망이다.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옥시알은 2022년 하반기 또는 2023년 상반기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기업가치는 3조원 안팎이다. 음극재 실리콘 시장이 부각되면 상장 밸류는 이보다 높아질 수 있다. 옥시알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면 유일한 경쟁자인 코본의 경쟁력도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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