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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2]'EV 충전기 장착' 웰바이오텍, 외곽 전술로 대기업과 경쟁①잦은 손바뀜 이후 안정화, 올해 전북 거점 ev LUCY 런칭…가성비 무기 향후 수도권 역진출 목표

조영갑 기자공개 2022-02-14 07:56:46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9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5년간 네 차례 대주주가 변경된 웰바이오텍이 지배구조와 사업구조를 안정화하고 올해를 '환골탈태'의 원년으로 삼는다. 지난 2019년 새 대주주로 등극한 '대양디엔아이'와 전문경영인 구세현 대표는 올해 EV 충전기 신사업을 통해 웰바이오텍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핵심은 이른바 '외곽 전술'과 '가격 경쟁력'이다.

웰바이오텍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조행훈 대표→프로비아이티→파티게임즈→더우주→대양디엔아이 등 수 차례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경영상 혼란을 겪었다. 그 사이 상호도 기존 와이비로드에서 현 웰바이오텍으로 바뀌었다.

2019년 현 대주주인 대양디엔아이가 경영권을 인수한 후 안정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2020년 매출액 604억원, 영업손실 126억원 에서 지난해 3분기 말 매출액 1117억원,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해 자신감도 되찾았다.

웰바이오텍은 지난해 말 클린룸 EPC(설계, 조달, 시공)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금영이엔지를 350억원에 매각하면서 신사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2월 신사업을 위해 금영이엔지를 인수했지만, 매출채권 회수 흐름이 둔화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저해가 되자 과감하게 정리한 것이다. 매각 자금은 EV 충전기 사업과 현재 R&D(연구개발)에 한창인 PDRN 재생의약품 사업에 대거 투입한다.

이중 EV 충전기 사업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국내에 약 30여 개 EV 충전기 사업자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대기업 계열사 및 관계사를 비롯해 4개 기업만이 100kw(킬로와트)급 초고속 충전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전력사용량이 많을수록 충전의 속도가 빠르다. 웰바이오텍은 지난해 ev LUCY(이브이 루시)라는 EV 충전기 브랜드를 런칭하고,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100~200kw급 충전기다. 55kw 용량의 EV 배터리팩 기준 30분, 빠르면 15분에 완충할 수 있다.

웰바이오텍 관계자는 "중국 굴지의 기술개발 협력업체가 있기 때문에 일부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국내에서 어셈블해서 시판하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특히 충전의 핵심이 되는 파워모듈의 경우 본사의 생산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급망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바이오텍이 EV 충전사업을 낙점한 까닭은 사업자가 많지 않은 초기 시장인데다 전기 충전서비스 사업의 마진이 매력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업 저변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선진입해 기반을 닦아놓겠다는 그림이다. 충전기 사업을 필두로 향후 '전기차 주유소' 식의 충전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구세현 대표는 "가령 현재 가스충전소 충전기 한 대당 약 7억5000만원의 제반 비용이 투입되는데, 전기충전기는 대당 1억5000만원 정도면 된다"면서 "여기에 휘발유나 경유 주유소의 경우 리터당 마진이 50~60원가량 남는데, 산업용 전기충전은 킬로와트 당 약 170~220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아직 전기차 보급률이 5% 이하인 점과 수익구조를 고려하면 시장 폭발력이 매우 강할 거라는 이야기다.

웰바이오텍은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보다 지방을 타깃으로 ev LUCY 브랜드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외곽전술이다. 외곽에 거점을 형성한 후 중원으로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웰바이오텍은 전북 군산 옥구농공단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ev LUCY 충전기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전라남북도를 통틀어 충전기사업자는 웰바이오텍이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에 사업자 공공입찰이 진행될 경우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3월 조달처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웰바이오텍의 ev LUCY.
메이저 4사 대비 매력적인 공급가 역시 웰바이오텍의 강점이다. 공식 입찰이 남아있기 때문에 웰바이오텍은 구체적인 ASP(공급단가)를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협력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토대로 우수한 가성비를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웰바이오텍은 빠르면 2분기 내 EV 충전기 사업에서 매출을 시현한다는 목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EV 충전 인프라와 관련된 사업계획을 2월까지 수립하고, 3월 대상지 선정이 끝나면 이후 정부 입찰공고에 뛰어드는 프로세스다.

구 대표는 "대기업 관련 사업자들과 초고속 충전기 시장 내에서 5파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용이한 지역을 우선으로 공략하고, 향후 수도권에 역진출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서 "전기차 대수는 수도권 지역에 가장 많지만, 결과적으로 전국 지자체에 충전기가 형평성 있게 설치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웰바이오텍은 국내 최초로 서울 삼성동 본사 1층에 바이어 및 유저들을 위한 초고속 EV 충전기 체험공간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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