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REITs) 대해부]디앤디플랫폼, 국내 최초 '멀티에셋' 리츠의 탄생①영시티 인수 이후 물류센터 추가해 상장…SK디앤디 개발자산 '파이프라인'
고진영 기자공개 2022-02-17 07:55:47
[편집자주]
걸음마만 20년 해온 리츠가 변곡점을 맞았다. 주식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헤지 수단으로 투자 매력히 급격히 부각되는 추세다. 한탕에 ‘벼락 수익’을 노리긴 어렵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인컴형 자산이라는 데 강점이 있다. 개화(開花)의 시기, 상장 리츠들의 특성과 기초자산 등을 면밀히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앤디플랫폼’은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설립 4년 만에 내놓은 상장 리츠다. 프라임오피스 ‘영시티’(현 세미콜론 문래)를 각축전 끝에 인수한 이후 물류센터를 연달아 자산으로 담으면서 증시에 입성했다. 국내 최초의 ‘멀티섹터’ 리츠라는 대목에 특이점이 있다.디앤디플랫폼 리츠는 앞으로도 오피스와 물류 자산에 주력하되 굳이 섹터 한계를 두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스폰서인 SK디앤디의 개발 자산을 딜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자신하고 있다.
◇DDI, 임대주택 기반 안착…'영시티' 인수로 리츠 IPO 시동
디앤디인베스트먼트(이하 DDI)는 부동산 디벨로퍼 SK디앤디가 100% 출자로 설립한 리츠 AMC(자산관리회사)다. 2017년 12월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고 리츠 시장의 후발주자로 닻을 올렸다.
초창기 컨셉은 명확했다. 개발사업 경험이 풍부했던 만큼 임대주택 개발을 중심으로 리츠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첫 프로젝트로 서울 수유동에서 2000억원 규모의 민간임대주택을 개발했고 이후로도 1~2인 가구 중심의 임대주택 리츠에 주력했다.
개발 부지 확보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낡은 건물을 매입해 새로 짓는 밸류애드 방식도 적극 구사했다. 서울에 남아있는 빈 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DDI는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선 지 2년여 만에 7개의 임대주택 리츠를 선보이며 운용자산을 늘려갔다.
임대주택을 기반으로 리츠 시장에 안착한 DDI는 차츰 상업용 오피스에도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세미콜론 문래’(옛 영시티)가 대표적이다. DDI는 비주거 부문을 확대하면서 리츠 상장을 염두에 두고 세미콜론 문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DDI 관계자는 "세미콜론 문래라는 자산 자체의 우량성 뿐만 아니라 과거 SK디앤디가 개발한 오피스라는 점이 주요한 투자 포인트였다"며 "개발한 자산을 다시 인수해 스폰서형 상장리츠의 기초자산으로 담는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DDI는 NH투자증권을 우군으로 세미콜론 문래를 5458억원에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디앤디플랫폼 리츠의 첫 자산이다.
이후 디앤디플랫폼 리츠는 일본 가나가와현 아마존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더하고 용인 백암 물류센터 역시 추가로 편입했다. 현재 모자(母子)리츠 구조로, 모리츠인 디앤디플랫폼이 상장하고 그 아래 세미콜론문래 리츠, 디디아이백암로지스틱스 리츠 등 2개의 자리츠를 거느린 방식이다. 일본 아마존 물류센터의 경우 '이지스글로벌 300호' 펀드가 소유주체이며 디앤디플랫폼 리츠가 펀드 지분 37%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 다물(多物) 리츠들은 대부분 오피스, 물류 등 테마별로 자산을 구성하고 있었지만 디앤디플랫폼의 경우 오피스와 물류센터를 동시에 담아 복합적 포트폴리오를 짰다. 자산을 섹터로 나누기 보다는 안전성과 수익성에 가치를 뒀다는 설명이다.
◇멀티에셋 구조 상장, '스타' 앵커임차인 부재 한계
디앤디플랫폼 리츠는 2021년 8월 27일 증시에 입성했다. 안정형 자산으로 꼽히는 오피스와 성장형인 물류센터를 각각 68%, 32%의 비중으로 구성한 형태였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디앤디플랫폼은 국내외 381개 기관 투자자가 참여해 244.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국내 리츠시장에서 역대 2번째 높은 수치를 보였다. 상징성을 가진 ‘트로피 자산’의 부재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하지만 공모청약에서는 경쟁률 36.43대 1, 증거금은 1조5939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후로도 주가가 공모가 5000원을 소폭 웃도는 부진이 이어졌다. 현재 주가(14일 종가 기준)는 5300원 수준으로 6000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형 리츠들이 주가 흐름을 주도하면서 디앤디플랫폼 리츠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앤디플랫폼은 시가총액 3400억원 수준의 중형 리츠이기 때문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앵커 임차인(Anchor Tenant)이 없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하지만 세미콜론 문래의 공실률이 0%에 가깝고 물류센터 역시 네이버가 투자한 국내 최대의 물류 풀필먼트 기업이 장기간 책임임차 중이라는 점에서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DDI 관계자는 "디앤디플랫폼 리츠의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자산 가치 증대를 추구할 것"이라며 "상장 시점에 약속했던 딜 파이프라인 외에도 시장 우량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리츠임을 시장에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선표 본부장·최호중 대표 주도…실무 핵심은 이기원 팀장
디앤디플랫폼 리츠의 상장은 SK디앤디 부동산프론티어본부의 황선표 본부장과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 최호중 대표이사가 주도했다. 구체적으로 DDI는 투자본부와 플랫폼운용파트, 자산운용파트, 그리고 리스크관리 및 경영지원파트로 구성해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플랫폼운용파트가 디앤디플랫폼 리츠를 전담 중이며 해당 부서에서 상장리츠 자산에 대한 투자운용부터 자산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유기적으로 통합 관리한다.
특히 플랫폼운용파트 이기원 팀장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 팀장은 SK디스커버리 산하 주요 계열사에서 전략 및 기획 업무를 담당했으며, SK디앤디에서는 리츠 투자 실무를 비롯해 물류 플랫폼사업의 전략 수립과 실행(파스토(FASSTO) 지분 투자 등)을 도맡았다.
그는 디앤디플랫폼 리츠의 상장 당시 SK디앤디 부동산프론티어본부 사업기획파트 소속으로서 스폰서 투자 관련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상장 이후로는 DDI로 이동해 플랫폼운용파트장에 올랐다. 리츠의 안정적 운용, 자산을 편입할 때 내외부의 원활한 소통 등을 위한 차원에서다.
현재 이기원 팀장은 기존 SK디앤디가 개발한 딜 파이프라인의 리츠 편입 뿐만 아니라 SK디스커버리 산하 계열사들의 자산 유동화 전략 수립 및 실행 등을 담당 중이다. 이밖에 외부 개발 자산의 선매입, 운용자산의 실물매입(입찰 등) 과정에서 주요 의사결정 진행과 협상 등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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