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엔지니어링, 20년 'SK맨' 대표로 선임한 까닭 플랜트 총괄했던 윤혁노 대표 선임, '이별 안돼' 직원 반발 잠재우기
이정완 기자공개 2022-02-17 07:55:5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엔지니어링의 첫 대표이사로 SK에코플랜트 출신 윤혁노 대표가 선임됐다. 플랜트 사업 분할 과정에서 구성원의 반발이 컸던 만큼 외부 인물이 아닌 내부 인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향후 SK에코엔지니어링의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재편입을 고려해 내린 인사란 평도 일부 있다. SK에코엔지니어링 매각이 일종의 '파킹딜' 성향으로 볼 수 있는 거래이기 때문이다.
15일 SK에코엔지니어링은 공식 출범식을 통해 플랜트 사업 물적분할과 지분 매각이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출범식은 서울 종로구 트윈트리타워에 새로 마련된 SK에코엔지니어링 사옥에서 열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0월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등 플랜트 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한 뒤 새롭게 출범할 SK에코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렇게 만들어진 SK에코엔지니어링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50%+1주(50.01%)를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와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에 4500억원에 매각했다.
분할 후 매각 과정에서 플랜트 사업부 직원의 반발을 피할 수 없었다. 매각 작업이 공식화된 후 플랜트 사업부 구성원은 회사 측에 자회사 재편입과 보상금 등을 요구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의 명확한 방침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지난해 11월 노동조합이 결성되기도 했다.
당시 SK에코플랜트는 간담회 등을 통해 SK엔지니어링의 자회사 재편입 가능성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거래가 일종의 파킹딜(재무적 투자자에게 지분을 대가로 자금을 빌리는 것) 성격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지분 매각에 RCPS를 활용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RCPS는 만기가 도래하면 현금으로 상환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뜻한다. 만약 RCPS를 발행한 SK에코엔지니어링이 이음PE와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에 상환을 마친다면 SK에코플랜트 품으로 돌아오는 데도 문제가 없다.
다만 플랜트 사업부 직원들은 SK TNS 사례를 들며 반신반의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15년 SK그룹의 통신설비 시공을 맡던 사업부를 떼어내 SK TNS를 설립했다. SK TNS 역시 RCPS를 발행해 투자를 유치했는데 2020년까지 이를 모두 상환했지만 지난해 5월 SK에코플랜트가 SK TNS 지분 100%를 사모펀드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에 팔았다. SK에코엔지니어링이 이 같은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 이유다.
결국 SK에코플랜트는 구성원 불안감 해소를 위해 플랜트 사업에서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윤혁노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솔루션 추진 BU(Business Unit)를 SK에코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SK에코플랜트가 올해 초 조직 개편에서 BU 체제로 개편되기 전에는 에코엔지니어링부문장을 맡았다.
외부인이 아닌 내부인이 새 회사 대표를 맡으면서 사업을 연속성 있게 끌고 간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2002년 SK㈜에 입사한 윤 대표는 2008년 SK에코플랜트에 합류했다. 이후 플랜트 사업과 전략 업무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다. 플랜트 전략기획실장, 기업문화실장, 현장경영부문장, 플랜트사업부문장을 역임했다. 윤 대표는 SK에코엔지니어링 설립 준비부터 출범까지 분할 전 과정을 이끌었다.
윤 대표는 이날 열린 출범식에서 SK그룹과 관련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앞으로 그룹 핵심 파트너로 나서는 한편 계열사와 함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배터리, 소재 등 SK그룹의 주력사업을 최고 기술력으로 구현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하며 그룹이 육성하는 4대 핵심사업인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공사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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