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2]'텐트계 샤넬' 공급사 ES큐브, 올해 케파 확 늘린다글로벌 브랜드 '스노우피크' 최대 공급…CB 200억 발행, 베트남 공격적 설비 투자
조영갑 기자공개 2022-02-18 07:23:12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캠핑용 텐트 제조 전문기업 'ES큐브'가 올해 베트남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 공급선이 잠시 얼어붙으면서 위기를 겪었지만, 글로벌 고객사들의 대량 발주가 이어지면서 생산능력(CAPA)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생긴 까닭이다. 우수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올해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 구간에 진입한다는 방침이다.ES큐브는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텐트 제조사다. 아시아 시장과 미주 캠핑시장에서 '텐트계의 샤넬'이라 불리는 일본 스노우피크(Snowpeak)의 최대 공급사다. 또 오가와(ogawa), 콜맨(Coleman)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아웃도어 제품의 핵심인 내구성과 품질유지력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 국내 텐트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ES큐브는 지난해 말 20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를 발행, 유동성 확충에 나선다. 관계사 HB투자파트너스가 CB 400만주 전량을 인수한다. 납입일은 오는 3월 말이다. HB투자파트너스는 ES큐브의 실질적 오너인 양은혁 한빛자산관리 회장이 설립한 기업이다. 이에 이번 투자금 조달은 사실상 내부 자금조달에 가깝다. 향후 보통주로 전환하면 HB투자파트너스는 ES큐브 지분 22.77%를 확보하게 된다. 안정적인 지배구조 하에서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ES큐브는 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베트남에 신공장을 건설한다. 현재 빈증성(Binh Duong Province) 일대 복수의 후보지를 놓고,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 첫 삽을 뜨고 4분기 설비를 완공해 시험 생산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 본격 양산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ES큐브가 공격적인 CAPEX(자본적지출)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글로벌 여가 트렌드와 관계가 깊다. 코로나19 초기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020년 상반기 발주 물량이 잇따라 취소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이후 '언택트' 여가의 붐이 확산된 것이 호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캠핑시장이 강세였던 미국, 유럽 외에 중국 및 동남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럭셔리 텐트'를 생산하는 ES큐브에 고객사 러브콜이 답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가장 적극적인 고객사는 단연 스노우피크다. 스노우피크는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2020년부터 미국, 유럽 및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5년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시총 1조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의 지지도 받고 있다. ES큐브는 스노우피크 브랜드 텐트의 거의 전량을 소화하는 제조사다. 텐트사업부문 매출의 절반가량이 스노우피크에서 나온다.
스노우피크는 올해부터 최대 캠핑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시장에 공을 들인다. 스노우피크의 럭셔리 텐트를 구매할 수 있는 중국 캠퍼만 약 70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이 ES큐브와 결속력을 강화해 안정된 수급망을 확보하는 게 당면 과제다. 업계에 따르면 스노우피크는 최근 수급처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제조사를 들을 두드렸으나 결국 품질유지능력 면에서 독보적인 ES큐브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중국에 두 곳(청도경조여유용품 유한공사, 고밀화신여유용품 유한공사), 베트남에 한 곳(T.O.P OUTDOOR VINA CO., LTD)의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ES큐브는 베트남 신공장 설립을 통해 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전략상 구체적인 생산능력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2배가량 증산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내년에도 올해의 1.5배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고객사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미 수년치 PO(구매주문서)가 확보된 상황이기 때문에 매출액 목표치 역시 높게 잡고 있다. ES큐브는 2020년 텐트사업부문에서만 매출액 397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고객사의 공격적 확장에 힘입어 매출액 517억원, 영업이익 70억원으로 처음으로 '500억 고지'를 돌파했다. 고환율 덕에 영업이익률도 13%를 넘어섰다.
ES큐브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고객사들 역시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기존 글로벌 고객사에 더해 국내 고객사들의 물량이 더해져 올해는 지난해 대비 30%가량의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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