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현대차, 주주 의결권 '적극 보장'...정보공개 '본보기'②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100%, 주총 생중계·웹캐스팅 방식 IR '눈길'
김서영 기자공개 2022-03-02 07:45:17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3일 14:17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 친화의 원칙이자 핵심은 기업과 주주 사이의 '소통'이다. 아무리 경영 시스템을 갖췄다 한들 주주와의 교감 없이는 주주 친화책이 실현되지 않는다. 재계에서는 주주와의 소통과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기업이야말로 주주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현대자동차는 주주와의 소통과 정보 공개에 '진심'인 기업 중 하나다. 지배구조보고서 작성이 의무사항이 아닐 때부터 꾸준히 공시해왔고, 한 해 동안의 ESG 성적을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10년째 발간 중이다. 기업설명회(IR)를 모두가 청취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뒀고, 주주총회를 온라인으로 중계하고 있다.
◇주주 항목 준수율 2년 연속 '100%'...각종 보고서 홈페이지 공개
현대차는 주주와의 소통 기회를 늘리고 의결권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제도를 성실히 준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9년부터 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는 코스피 상장법인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현대차는 이보다 2년 앞선 2017년부터 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해왔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는 기업이 지키도록 권고하는 핵심지표 15개가 표 형식으로 첨부돼 있다.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3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지난해 현대차는 주주 부문에 대해 100% 준수율을 기록했다. 핵심지표는 △주총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제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계획 통지 등 4개다.
2020년 사업연도 기준으로 현대차는 주총이 열리기 29일 전 소집공고를 올렸고, 다수 기업이 주총을 개최하는 집중일(3월13·20·26·27일)을 피해 개최 일정을 잡았다. 이는 주주 참석률을 높여 이들이 가진 의결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조치다. 또한 2019년 주총에서부터 전자투표를 실시해 편의성을 높였다. 배당정책은 매 분기 실적발표 IR를 통해 배당 계획을 알리고 있다.
의무 사항이 아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대내외에 공개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았다.
2012년 처음 발간했을 당시 보고서 분량은 52페이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게시된 보고서는 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108페이지에 달했다. 그만큼 해가 갈수록 내용이 풍성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2020년부터는 영문 보고서도 발간, 해외주주를 대상으로 한 정보공개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실적 IR, '웹캐스팅 방식·CFO 주재'...주주 신뢰도↑
기업의 지배구조만큼이나 중요한 건 경영 실적이다. 경영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오르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 주주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 한 해 경영 실적을 면밀히 분석하고, 중장기 가이던스를 발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는 주주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가 된다.
현대차의 실적 발표는 다른 기업처럼 애널리스트나 기관투자자에게만 열려 있지 않다. '웹캐스팅 방식'을 채택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 접속을 통해 실적이나 경영전략 발표를 청취할 수 있고, 질의응답 내용까지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방식을 도입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3월 주총에서 웹캐스팅 IR에 대한 주주 요청이 있었고, 투명경영위원회가 이를 검토·의결해 그 다음 달 IR에서부터 이같은 방식이 적용됐다. 주주 반응도 긍정적이다. 2020년 1분기 접속자 수는 337명에서 4분기 478명으로 44.5% 증가했다.
무엇보다 경영진이 직접 IR를 진행해 주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현대차는 정보 레벨이 높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IR 행사를 주재한다. IR에 접속한 주주들은 CFO의 재무 분석과 전략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나아가 지난해 3월부터 정기 주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계기는 단연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주총은 집합금지 대상은 아니나 주주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자투표제까지 더해져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 지원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정보공개에 적극 나설수록 경영진과 주주 간의 소통도 활발해지고, 기업도 대외적으로 신임도를 높일 수 있다"며 "여러 상장사들이 대기업인 삼성, 현대차, LG 등 사례를 참고해 장단점을 판단하는 것을 통해 리스크에 대비하기 때문에 좋은 본보기이 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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