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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잇따른 미국 수주, 해저케이블 신사업에도 호재 올해 들어 2개월여 만에 수주고 1900억원…북미 시장 네트워크 강화

김혜란 기자공개 2022-03-08 13:28:59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7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1900억원에 달하는 수주고를 쌓았다. 단순히 당장 매출 확대뿐만 아니라 준비 중인 대형 해저케이블 신사업과도 연계될 수 있단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행보다.

7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미국 판매법인(T.E.USA, Ltd.)이 약 6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케이블 공급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230㎸급 지중 전력망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지난달 중순에 3년간 매출1000억원 규모가 예상되는 장기 프로젝트(초고압 지중화케이블 등 공급)를 수주한 지 보름여 만에 거둔 수주 행진이다. 지난달엔 캐나다 온타리오주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170억원)를 따낸 바 있다.

◇미국·캐나다 수주 행진, 대형 해저케이블 신사업에 어떤 영향

이 외에 소규모 수주 건을 합쳐 올해 들어 현재까지 북미 지역에서 쌓은 수주고는 약 1900억원에 달한다. 미국법인 설립 후 가장 많이 수주한 지난해 수주액(약 2800억원)의 약 68%를 2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번 수주는 대형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전력 계통을 연계하는 지중전력망을 건설하는 건이다. 해상 풍력 단지는 바다 가운데 만들어지기 때문에 거기에서 해저케이블이 전기를 끌어와 이 전력을 변전소를 거쳐 육상으로 이동시켜야 도시에 공급할 수 있다 여기에서부턴 지중화 케이블(땅 속으로 전선을 넣는 것)이 전기길을 잇는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 성공 조건은 경험치와 두터운 네트워크다. 현재 대한전선은 충청남도 당진시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를 해저케이블 신공장 부지로 확정하고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공장이 완공돼 첫 대형 해저케이블 양산에 들어가면 초반에 수주 실적을 내야 사업이 안착할 수 있다. 잇달아 북미에서 수주 실적을 내고 있다는 건 북미 네트워크가 그만큼 강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수주 사업은 발주처와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이 과정에서 기술, 품질·프로젝트 수행 능력, 안전,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 해저케이블과 지중화케이블은 연결되기 때문에 신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에서의 성과가 앞으로 대형 해저케이블 수주의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 사전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고 실제로 성과를 내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한전선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전역에서 대형 입찰이 계속되고 있다"며 "올해 수주 규모는 지난해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에 따르면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2020년 21%에서 2050년 42%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 당진공장에서 초고압케이블을 생산 중인 모습.
◇대한전선, 미국법인 어떻게 성장했나

대한전선이 미국 뉴욕에 T.E.USA를 설립한 건 2001년이다. 2013년엔 LA에 서부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영업을 펼쳤다. 전략 지역으로 선정해 영업력 강화에 집중한 건 2016년 이후다. 미국과 유럽이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많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포착하면서다.

2017년에는 뉴저지에 동부 지사를 추가 설립하며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등 현지 밀착 영업을 확대했다. 그 결과 2017년 이후 2020년까지 미국 판매 법인의 매출은 연평균 성장률 47%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동·서부 지사가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며 작년에는 미국 법인 설립 이후 최대 수주액을 냈다.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공들였다. 과거 초고압 지중선에만 집중했다면 69킬로볼트(kV), 138kV, 230kV 등 다양한 전압의 초고압케이블부터, 중저압, 가공선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전력망 케이블은 전압이 높아질수록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요구한다. 보통 66kV 이상의 케이블을 고압·초고압으로 분류한다. 대한전선은 국내 최초로 500kV급의 초고압 케이블을 상용화해 북미에 납품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 전선 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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