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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이 품은 대한전선, 투자확대·사업다각화 박차 해저케이블 신공장 건설 확정, 웨어러블 로봇 시장 진출도 검토

김혜란 기자공개 2022-03-02 10:00:19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8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 인수 후 2년 차를 맞은 호반그룹이 적극적인 사업 확대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고압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을 위한 신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 지었고, 웨어러블 로봇(입는 로봇) 시장 진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호반의 든든한 재무력이 뒷받침되자 적극적인 투자 기조로 경영 방향을 전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전선은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5000억원을 확보하게 되는데, 호반산업이 구주주 배정 주식의 100%(2000억원)을 전량 청약해 힘을 보탰다.

◇'웨어러블 시장' 신사업 청사진 내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웨어러블 로봇 전문업체 에프알티(FRT)와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사업에 관한 투자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로 관계를 다지면서 투자 규모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협약식에는 에프알티 장재호 대표와 대한전선 나형균 사장 외에도 호반그룹의 엑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가 참여했는데, 엑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 투자에 전문성이 있다 보니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초기 단계라 대한전선이 에프알티에 얼마를 투자할지, 사업 방향은 어떻게 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MOU 체결은 앞으로 차차 신사업 구상을 구체화해 나가기 위한 밑작업으로 파악된다.

웨어러블 로봇 생산이 가능해지면, 대한전선이나 호반그룹의 공정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가 무리한 힘을 쓰지 않도록 근력을 보조하고 피로도를 덜어준다. 중량물을 다루는 건설·제조·물류업 현장에서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쓰일 수 있고 소방·군사·의료 분야에도 활용 가능해 적용처가 넓다.

웨어러블 로봇 생산·판매를 신사업으로 해 외형성장을 노릴 수도 있지만, 그룹의 공정 혁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24일 호반파크 강당에서 진행한 협약시에서 대한전선 나형균 사장(왼쪽)과 에프알티 장재호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북미 네트워크 활용해 해저케이블 사업 강화 포석

대한전선은 또 최근 해저케이블 신공장 부지로 최근 충청남도 당진시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로 부지를 확정했다. 전선업계 1위 LS전선의 강원도 동해 공장과는 완전 반대쪽 황해에 자리 잡았다. 인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상반기 중에는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신공장 부지는 기존 당진 공장과 차로 15분 정도에 있어 초반 안착 단계에서 기존 공장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기존 당진공장에서도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긴 했으나 길이가 짧은 중저압(MV) 소규모 해저케이블만 생산해왔다.

기존 공장은 내륙에 있어 대형 해저케이블 생산기지로 적합하지 않았다. 고압 이상 케이블은 무게와 길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육로 운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형해저케이블은 길이가 수십~수백 ㎞에 달하고 무게가 최소 수천톤에서 최대 1만톤에 달한다.

해저케이블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려면 배에 실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항구가 아주 가까이 있어야 한다. 당진 신공장은 부지는 고대부두와 맞닿아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대한전선이 당진에 짓는 해저케이블 신공장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동해 사업장 위치. (출처:네이버지도)

신공장 건설은 대한전선이 대형 해저케이블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전선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수주 성과를 내는 등 북미 네트워크를 쌓아와 이를 발판으로 수주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단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공장 완공까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장을 짓는 동안에도 시장 선점을위해 사전 영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이 올해 약 58조원 규모에서 2027년 약 150조원으로 3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신공장 부지 및 고대부두 전경

◇든든한 재무력이 뒷받침, 신성장 동력 발굴 탄력

사실 대한전선은 재무구조가 그리 탄탄한 기업은 아니었다. 호반 인수 전부터 부분 잠식상태였다. 호반이 대한전선 인수 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잠식에서 벗어나고 사업 자금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호반은 '액면가 조정 방식'의 무상증자를 단행해 회계상 자본금을 줄여 자본잠식을 해결하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올 상반기에는 기준 부분잠식을 완전히 해소하고 5000억원을 실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유증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고 실권주가 나오더라도 증권사가 전량 책임지도록 계약이 돼 있다. 신사업에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주인이 바뀌고 최대주주의 든든한 재무력이 뒷받침해주는 덕에 자회사가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등 기업활동에 활력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 제조업에선 캐파(생산능력, CAPA) 확장이 매출과 직결된다.

대한전선은 "본업인 케이블 사업 경쟁력을 확장해나가는 동시에 본업과 동떨어지지 않은 분야에서 신사업을 발굴해 둘 다 함께 발전시켜나간다는 게 회사의 모토"라며 "그런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전선은 지난해 연결회계 기준 매출 1조9977억원, 영업이익 393억원, 당기 순이익 156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를 강타한 물류비 증가와 매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영업이익은 하락했으나 매출이 늘고 이자 비용 감소 등으로 순이익이 전년보다 480% 증가하며 성장세를 나타냈다. 재무관리를 타이트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은 결국 재무건전성 강화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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