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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거래소 혹한기 끝나나, 인터넷은행과 공생 모색 거래소 대하는 은행 태도 달라져…4대 거래소도 주시

노윤주 기자공개 2022-03-07 13:33:2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4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거래량이 대폭 감소한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가 봄날을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거래소와의 협업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절대 안 돼"라던 기존의 강경한 태도가 누그러진 모습이다.

제휴사가 있는 4대거래소도 인터넷은행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협업하기 시작한 후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에 기회만 된다면 인터넷은행과 제휴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중소형거래소 희망될까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인터넷은행은 가상자산거래소와 활발히 접촉 중이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사업부터 거래소에 계좌를 내주는 것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업비트'의 협업 성공사례가 인터넷은행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 업비트와 제휴를 시작한 후 지난해 2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 달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사례 후 거래소를 바라보는 은행의 시각이 달라졌다"며 "얻을 것 없는 골칫덩이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검토 대상 중 하나일 뿐 확정사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스터디하기 위해 일부 거래소 관계자를 만난 것이지 제휴를 맺기 위함은 아니다"라며 "거래소와의 협업은 수많은 신사업 아이디어 중 하나이고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중소형거래소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고팍스가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계약 체결에 성공한 선례를 만든 만큼 인터넷 또는 지방은행과 협업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다. 거래소 관계자는 "은행들과 꾸준히 접촉 중이긴 하나 마냥 쉽지는 않다"며 "원화계좌 추가 개설이라는 고팍스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협상 물꼬를 튼 거래소들은 좋은 소식을 기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휴사 늘리고 싶은 4대거래소도 '눈독'

이미 제휴은행이 있는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거래소 일원들도 인터넷은행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은행과의 계약 내용으로 고객 불편을 초래하면서 사업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제휴사를 늘리거나 변경하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코인원의 제휴사인 NH농협은행은 특히나 강도 높은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래블룰 시행에 앞서 거래소에 가상자산 외부지갑 출금을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실명이 확인되는 타 거래소의 지갑으로만 출금할 수 있고 개인 소유의 지갑으로는 보낼 수 없는 규정이다.

개인지갑을 차단할 경우 고객은 탈중앙금융(디파이) 등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블록체인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은행의 입장은 확고한 상태다.

신한은행과 제휴 중인 코빗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코빗은 원화 입금 시 72시간의 심사 시간이 소요된다. 출금 시에도 개별 고객의 보안등급에 따라 최대 48시간이 필요하다. 가상자산은 초 단위로 시세가 급변하기 때문에 거래소에 입금 제한 시간이 있다는 건 큰 패널티다.

이에 일각에서는 빗썸, 코인원, 코빗 3사 역시 새로운 제휴은행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래소들 사이에서도 암묵적인 1사-1은행 원칙이 불합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궁극적인 원인은 한 은행과만 계약을 맺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선택지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뱅크의 손쉬운 계좌 개설이 업비트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기 때문에 나머지 3사도 인터넷은행과 협업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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