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14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CTV 제조 전문기업 '하이트론씨스템즈'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다. 30년 이상 감시 장비 제조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에 탑재되는 보안 장비를 개발·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수년간 지속된 '만성 적자'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오는 30일 신재생에너지 회사 '온'의 지분 34%를 현금 80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온이 신규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3만910주를 1주당 25만8816원에 인수한다. 취득 자금은 자기자본 158억5877만원의 50.45%에 해당한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수익 다변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CCTV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업종에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인 '온'에 투자를 결정한 것도 발전기에 맞는 초소형 카메라 개발 전략이 담겨있다. 온의 글로벌 협력사 중 하나인 에너지 관리 자동화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도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이전 및 생산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사업 부진으로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억3000만원에 그친다. 이에 지난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 외부 자금을 잇따라 유치하며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섰다. 당장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80억원가량을 조달했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올해 들어서도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결정했다. 오는 5월 유증 대금납입이 완료되면 추가적인 투자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제조업 이외의 기업들도 투자 대상으로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보안을 매개로 하는 정보통신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과거 무선 인터넷 단말기 등의 제조 사업을 전체 매출액의 20% 규모까지 키웠다. 이후 기존 보안 제품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통합(SI)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지난 2020년 기준 정보통신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은 전체 매출액의 29%까지 늘어나며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이트론씨스템즈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와 4차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며 "지난 2020년과 2021년 서울 지하철 2호선, 8호선 CCTV 공급 계약도 수주하는 등 기존 사업에서도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다년간 적자구조를 탈피하지 못해 생존 갈림길에 서있다. 지난해까지 햇수로 13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CCTV 생산·판매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CCTV 관련 제품 판매로만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74억원에 그쳤다.

누적 적자폭이 커지면서 지난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그해 결손금 391억원을 기록하며 총자본을 크게 갉아먹었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자본잠식이 유지됐지만 4분기 유상증자 납입 등을 통해 정상으로 돌렸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외부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단기·장기차입금과 CB를 포함해 총 250억원 규모의 부채를 털어냈다. 또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380억원 규모 토지 및 건물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부채비율은 97%를 기록하며 전년(327%)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