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팽창 메자닌 시장의 그늘]자본이냐 부채냐, 해석 제각각 '혼선'④발행 조건 따라 양면성 존재…메리츠증권, 신평사로부터 RCPS 100% 자본 인정 못받기도
남준우 기자공개 2022-03-22 09:22:41
[편집자주]
국내 메자닌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 투명성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공시 의무가 있는 공모 형태를 찾아보기 힘들어 감시 기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픽싱 조항을 악용한 발행사 지분 희석 우려, 자본이냐 부채냐 회계처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더벨은 급성장한 국내 메자닌 시장의 그늘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8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경계선상에서 발행되기에 자본과 부채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회계적, 신용평가적 관점에서 발행 세부 조건에 따라 검토 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무 자르듯이 분류하기가 힘들다.통상적으로 증권사가 발행하는 RCPS는 신종자본증권처럼 회계상 '보완 자본'으로 인정해준다. 다만 신용평가 관점에서는 100% 자본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회계 처리상 혼선이 불가피한 것이다.
◇국내 시장, 리픽싱 조항으로 Fix-to-Fix 요건 충족 불가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경계선상에서 발행되는 증권 상품이다. 주식은 자본, 채권은 부채로 분류된다. 따라서 메자닌은 발행 조건, 전환 여부 등에 따라 자본과 부채가 모두 인정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메자닌이 자본이냐 부채냐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시작이 존재한다. 증권법에서의 시각은 굉장히 명확하다. 발행 시점에 어떤 형태였느냐가 기준이다. CB의 경우 채권이라 부채다. 반면 RCPS는 주식이라 자본 편입이 가능하다.
다만 회계적, 신용평가적 시각은 다르다. 명확한 분류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세부 조건들을 따져봐야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RCPS의 경우 상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환 청구권 여부에 따라 자본·부채 분류를 실시하기도 한다.
증권사 등 RCPS를 자주 발행하는 상장사는 대게 상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환 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K-IFRS에 따라 해당 RCPS는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반면 비상장사의 경우 투자자가 보유하는 경우가 100%에 육박해 부채로 분류한다.
K-IFRS에 따르면 메자닌과 같은 복합금융상품은 부채 요소와 자본 요소를 분리해서 기입한다. '확정수량-확정금액'을 의미하는 'Fix-to-Fix' 요건을 만족한다면 자본의 일종인 지분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환 주식 수량과 전환가액 변동이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리픽싱 조항이 붙지 않는 경우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리픽싱 조항이 붙으면 주가 변동에 따라 전환수량과 전환가액이 변동된다. 'Fix-to-Fix'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대게 '금융부채'로 분류한다.
일각에서는 경제적 실질을 따진다면 자본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보수적이라는 의견도 내비쳤다. 주가 상승에 따라 메자닌의 파생상품 손실이 나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 상황이 좋아져 주가는 상승했는데 평가손실 때문에 회계상 악영향을 미친다.
◇메리츠증권 RCPS, 신용평가 관점에서 일부만 자본 인정
신용평가 관점에서 메자닌 발행 조건을 어떻게 해석하냐는 기업의 신용도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2017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기 위해 대규모 RCPS를 발행했던 메리츠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메리츠증권은 2017년 6월 30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하기 위해 RCPS 7480억원을 발행했다. RCPS는 상환 의무가 존재하는 채권적 성격과 우선주로서 자본적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신종자본증권과 유사한 형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으로 자본으로 인정된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종자본증권 평가방법론을 적용해 RCPS를 평가했다.
평가 결과 메리츠증권 부도 발생 시 선순위채권자에 대한 후순위성은 인정됐다. 다만 콜 옵션 행사 시기가 최장 5년 미만이다. 이연된 미지급배당금이 누적적으로 포함되 상환될 가능성도 존재해 '만기영구성'과 '이자지급임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 결과 37.8%에 해당하는 2829억원만 자본으로 인정했다.
당시 메리츠증권의 성장세 등을 감안했을 때 기존 'AA-, 안정적'인 회사채 신용등급과 아웃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다만 회계상 전액 자본으로 인정됐음에도 신용평가 관점에서는 다를 수 있음이 드러난 사례였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메자닌 중에서도 CB는 채권 형태라 명확하게 부채라고 인식하는 편이지만 RCPS는 그 요건에 따라 무 자르듯이 자본이냐 부채냐라고 분류하기가 힘들다"면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긴 하지만 신용평가 관점에서는 평가방법에 따라 100% 인정해주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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