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에 팔라듐·니켈값 폭등 "투자주의보" [원자재 투자 긴급점검]②투기성 자금 유입으로 괴리율 30% '급등'
윤기쁨 기자공개 2022-03-25 08:07:50
[편집자주]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문제, 글로벌 이슈가 맞물리면서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상품의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동시에 일부 투기성 자금까지 몰려들면서 투자 손실 확대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자산 배분으로 리스크를 줄일 것을 조언한다. 더벨은 최근 과열되고 있는 원자재 투자 시장에 대해 긴급 점검해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기준 원자재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증권)의 총 자산 및 지표가치 총액은 각각 1조504억원, 5조8815억원이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13.98%, 14.93% 증가한 수치다. 한달새 ETF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261억원에서 546억원으로 2배, 3조1270억원에서 8조8473억원으로 3배 급증했다. ETN도 23.40%, 149.11% 불어나는 등 투자 과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두 국가가 △원유 △천연가스 △알루미늄 △티타늄 △니켈 △밀 등 상당수의 원자재 수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러시아의 옥수수 생산 및 수출은 30%에 달한다. 이외에도 팔라듐(40%), 비료(13), 플래티늄(10%), 석탄(5%), 코발트(4%), 구리(3%) 등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를 추종하는 상품들에 대한 수요도 몰리고 있는 추세다. 최근 한달간 ETN에서는 △대신 2X니켈선물(175.47%) △대신 니켈선물(85.57%) △대신 밀선물(46.16%) △메리츠 레버리지대표농산물(44.28%) △미래에셋 레버리지옥수수선물(42.68%)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ETF에서는 △KODEX 3대농산물선물(20.82%)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13.91%) △TIGER 원유선물Enhanced(11.46%) △TIGER 금속선물(10.45%) △KBSTAR 팔라듐선물(7.90%) △KODEX 은선물(6.69%) △KODEX 콩선물(6.65%)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수익률과 함께 괴리율도 동반 상승하면서 투자 손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실제 자산가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정상적인 호가 체결이 안됐다는 뜻으로 높을수록 고평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단기 차익 실현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면서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일부 농산물·팔라듐 ETF의 경우 괴리율이 10% 가까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30%가 넘어간 ETN은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대신 인버스 2X니켈선물’ ETN은 니켈 가격 폭등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17일 "원자재 시장 불안으로 이와 연계된 ETF·ETN 투자 위험도 확대됐다"며 소비자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투자의 경우 외부 변수에 취약하고 변동성이 큰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유사 사례로 2020년 4월 국제유가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37.63달러로 마감한 바 있다. 당시 유가 하락(인버스) ETF·ETN에 베팅하는 투기 자금이 모여들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WTI를 추종하는 ‘KODEX WTI원유선물’ ETF를 운용하던 삼성자산운용은 가격 추락에 대응하기 위해 근월(6월)물을 축소하고 7~9월물에 9~19% 투자를 분산했다. 그러나 6월 원유선물이 20%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는 손실을 보게 됐다. 이들은 사전 고지없이 편입자산을 변경한 삼성운용을 대상으로 수십억대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운용은 펀드 전액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며 반박하며 결국 재판에서 승소했다.
자산관리(WM)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투자는 항상 가격 변동성을 유의해야 하는데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최근 러시아가 수급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상황인데 원자재 공급을 무기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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