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미디어, 20년만에 CEO 교체…다시 내부출신 창립멤버 박평권 운영총괄 선임, 연속성 살려…정기호 대표 KT알파 경영 집중 '노선정리'
이장준 기자공개 2022-03-29 14:18:09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스미디어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한다. KT 출신 인사를 중용하는 대신 창립 멤버였던 박평권 대표(사진) 체제로 전환했다. 전문성에 초점을 맞춰 경영의 연속선을 중시했다는 분석이다.기존 정기호 대표는 겸직을 내려놓고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KT알파 경영에만 집중하도록 노선을 정리했다. 나스미디어는 이사진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저조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렙 20년 경력, 숫자에도 밝은 박평권 신임 대표
나스미디어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평권 운영총괄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나스미디어 입장에서는 20여 년 만에 CEO를 교체하게 됐다. 1970년생인 그는 기존 CEO였던 정기호 대표와 마찬가지로 나스미디어 전신인 더블클릭코리아 창립 멤버다.
본래는 안진회계법인에서 4년간 회계사로 근무했으나 2000년 더블클릭코리아 설립과 함께 합류했다. 처음 맡은 역할도 'finance Controller'로 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재무이사(CFO)를 역임했다.
하지만 이후 커리어를 보면 나스미디어 본업에 치중돼 있다. 그는 2008년부터 2017년 12월까지 광고본부 본부장 전무를 역임했다. 이듬해부터 작년 2월까지는 부사장으로서 광고본부장과 전략사업본부장을 겸했다. 이후 운영총괄 부사장을 맡다 사장으로 승진했다.
2008년 대표적인 KT 투자 유치를 받아 KT 기업집단에 편입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2013년 코스닥 상장, 2016년 검색광고 대행사 플레이디 인수를 비롯해 지난해 데이터커머스 K딜(K-Deal)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성과를 내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KT그룹 내 입지도 탄탄한 편이다. 작년 말 KT그룹 임원 직급 기준으로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정기호 전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과 발맞춰 차기 CEO로서 무게를 더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나스미디어는 KT로 주인이 바뀐 이후에도 2대 주주인 정기호 대표가 20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왔으나 처음 변화를 택했다. 정 대표가 지난해부터 KT알파 CEO를 겸하게 되면서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알파는 지난해 옛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해 탄생했다. K쇼핑으로 대표되는 T커머스를 주로 영위하면서 ICT, 콘텐츠 사업을 겸하고 있다. KT그룹 내에서는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기술을 융합한 신사업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사 경영을 동시에 하기 어려운 만큼 KT그룹 차원에서도 노선 정리가 필요했으리란 관측이다. 다만 정 대표는 그룹 커머스 수장으로서 나스미디어와 관련 사업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사진 대거 교체, 기업가치 제고 집중
나스미디어는 이날 기타비상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도 새로 선임했다. 이들 모두 임기는 2년을 부여받았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KT그룹 인사들이 참여했다. 최준기 이사는 KT AI/DX융합사업부문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최 이사는 과거부터 빅데이터센터 데이터거버넌스담당 데이터가치기획팀, AI사업단 AI서비스기획팀 등을 거친 이력이 있다.
나스미디어는 지난해 2월 KT와 손잡고 문자커머스 신사업 K딜을 시작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정교하게 고객을 타깃팅하는 게 중요한 만큼 최 이사를 배치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와 더불어 강현구 KT 그룹경영실 그룹경영2담당 상무보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비서실과 그룹경영담당 등을 주로 거쳤다. 지니뮤직을 비롯해 다른 미디어·콘텐츠 관련 계열사에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려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방안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로는 한광규 전 롯데문화재단 대표와 오병관 한국회계기준원 비상임위원이 이름을 새로 올렸다. 한 이사는 대홍기획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광고 분야 전문가로서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 판단했다.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까지 지낸 오 이사는 재무, 회계 전문가로 통한다.
CEO부터 이사진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나스미디어는 저조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초와 비교해 현재 주가는 반 토막 수준이다. 취급고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참 앞서는 SK스퀘어 산하 경쟁사 인크로스에게도 시가총액 측면에서는 뒤지고 있다.
현재 인크로스와 나스미디어의 시가총액은 각각 3384억원, 2809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인크로스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는 만큼 단순 미디어 렙사 1위 사업자 이상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미션을 안고 있다. 더욱이 KT가 그룹 차원에서 기업가치 제고에 공을 들이는 만큼 나스미디어 경영진의 부담이 작지 않으리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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