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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기 코스피 상장사]'2세 승계 목전' 에이엔피, 성장성 되찾을까③4월 유증 대금 납입시 최대주주 변경…전학수 대표, 29% 지분 확보 예정

김소라 기자공개 2022-03-31 08:20:12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에이엔피'가 2세 승계를 다음달 마무리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 최대주주인 전운관 회장이 10년 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아들 전학수 와이에스피 대표에게 넘겨줄 전망이다. 전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에이엔피의 잃어버린 성장 동력을 회복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에이엔피는 1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유증 대금 납입일은 오는 4월 29일이다. 납입금은 재무구조 개선을 비롯해 사업 추진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신규 발행되는 주식수는 기존 발행주식수의 약 30%인 671만1410주다.

이번 유증은 에이엔피의 2세 경영을 위한 승계라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3자배정 대상자인 '와이에스피'가 유증 물량을 전액 책임지며 새롭게 최대주주 자리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현재 와이에스피는 전학수 대표가 10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있다. 유증 대금 납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와이에스피가 보유한 에이엔피 지분율은 기존 7.07%에서 28.54%로 상승한다.

반면 현재 최대주주인 전운관 회장의 지분율은 7%대에서 5.53%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전 회장이 와이에스피를 통해 전학수 대표에게 자연스레 경영권을 넘겨주는 수순이다.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5월 동생 전운장 전 사내이사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26.48%의 지분을 넘겨받은 이후 10년 넘게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해왔다.

과거에도 경영권 변동 움직임은 한차례 있었다. 지난 2019년 12월 전 회장이 대표이사직 사임하고 전학수 대표가 에이엔피의 대표이사로 변경됐다. 하지만 전학수 대표가 한 달도 안 돼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전 회장이 다시 경영대를 잡았다. 당시 전 회장은 16.05%의 지배력을 갖고 있었던 반면 전학수 대표 지분율은 0.31%에 불과했다. 사실상 실질적인 지배력은 전 회장에게 있었던 것이다. 전학수 대표 측이 에이엔피에 대한 지배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경영권 변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20년 말부터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전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158만주를 와이에스피를 대상으로 매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전 회장의 지분율은 14.60%에서 7.36%로 하락한 반 면 와이에스피는 지분율 7.24%를 확보하며 새롭게 2대주주에 올랐다. 전학수 대표가 갖고 있던 지분 0.28%를 합치면 전 회장 지분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오는 4월 유증이 마무리되면 '전학수 대표→와이에스피→에이엔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된다. 전학수 대표는 에이엔피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기존 사업 체계를 재편하는 작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최근 에이엔피는 기존 PCB 사업을 분리하고 신규 사업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내달 1일 PCB 사업을 전담할 분할 신설회사 '우진' 설립을 앞두고 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의 단순 제조 사업으로 전환해 비용은 낮추고 수익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대신 신사업 진출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콘텐츠 부문을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에 추가할 예정이다.

다만 당분간은 전 회장 중심의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현재 에이엔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전 회장은 올해 사내이사 후보자로 재선임됐다. 해당 안건이 정기 주총에서 승인되면 전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계속해 수행할 예정이다.

에이엔피 관계자는 "사업 전반의 재조직을 위해 와이에스피에서 유증 물량을 책임지기로 했다"며 "이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간 지분 변동으로 큰 틀에서 승계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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