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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금융 지배구조보고서 돋보기]신한금융 이사회, 다채로운 안건 눈길③연간 논의안건 113개, 적극적 의견개진 방증…NH, 회의 최다개최 등극

한희연 기자공개 2022-04-13 08:05:35

[편집자주]

기업 경영에 있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독립성 확보 요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회사는 국가적인 중요도 면에서도 지배구조의 안정적 운영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국내 대표 금융그룹인 KB·신한·하나·우리·NH금융지주는 시대의 요구 변화에 맞게 매년 지배구조 체제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지난해 5대금융그룹 지배구조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슈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5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그룹들이 전문성, 독립성 등 여러 자격을 따져가며 이사회 멤버 선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들이 회사 경영상 최고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라는 무게감 때문이다. 기업들은 여러 의결사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지향한다.

막상 이사회를 구성했다면 여러차례 만나 논의하고 토론하며 궁극적으로는 경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사회를 꾸려나가야 한다. 금융그룹의 이사회는 통상 분기별 1회의 정기 이사회와 사안에 따라 소집하는 임시 이사회로 운영된다.

KB·신한·하나·우리·NH금융지주 등 5대 금융 그룹들은 지난 한해동안 평균 13회의 이사회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사회를 많이 개최했다고 반드시 많은 안건을 검토한 것은 아니다. 한번 만나 평균 10건 이상의 안건을 논의하는 지주가 있는 반면 3~4건 정도의 안건을 논의하는 곳도 있는 등 편차는 상당했다.

지난해 5대 금융그룹 중 이사회를 가장 많이 소집한 곳은 NH농협금융지주였다. NH금융은 4번의 정기 이사회와 13번의 임시 이사회 등 총 17번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반면 가장 이사회를 적게 개최한 곳은 1년간 9번의 이사회를 연 하나금융지주였다. 우리금융지주는 14회,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각각 13회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 참석률의 경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100% 참석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KB금융은 99.1%, NH금융은 97.6%, 우리금융은 95%를 기록해 대체적으로 높은 참석률을 나타냈다.


다만 1년 중 연 이사회 수가 많다고 반드시 열심히 의결활동을 했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한번 만나 많은 안건을 논의하는 곳과 한번에 조금씩 여러번 만나 논의하는 곳 등 금융그룹 별 특징은 각기 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5대 금융그룹이 이사회를 통해 논의한 안건(보고안건+결의안건)은 378건이다. 각 회사의 이사회 개최횟수의 합인 66회를 감안하면 한번 모일 때마다 5.72건의 안건을 논의한 셈이된다.

가장 많은 안건을 논의한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1년중 보고안건 86개, 결의안건 27개 등 총 113개 안건을 논의했다. 13번 이사회가 열렸던 점을 감안하면 한번 회의를 열 때마다 8.69건의 안건을 논의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연간 91건을 논의해 두번째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이사회 개최횟수가 가장 적었기 때문에 회당 평균 논의 안건은 10.11건으로 가장 많았다. NH금융은 연간 63건, KB금융은 연간 57건, 우리금융은 연간 54건 순으로 이사회 안건이 많았다.


이사회에서 다루는 내용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대체로 △경영실적 보고 △자본증권 발행 결의 △자회사 유증 결의 △정관이나 내부규범 변경 △이사회 구성 및 변경 △지주회사와 자회사 경영진 관리 및 선임 △배당 결정 등을 일반적으로 다룬다. 하지만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그룹 M&A건이나 소송 등 법률이슈 관련, 대외경제 상황에 대한 점검 등 통상적이지 않은 내용도 다루곤 한다.

지난해 각 금융회사별 세부 안건을 살펴봤을 때 가장 내용이 다채로웠던 곳은 신한금융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통상적인 이사회 안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활동을 한 반면 신한금융의 경우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일반적이지 않는 내용의 안건도 다수 다루는 모습이었다. 또 이사진들의 의견 개진도 상당히 적극적인 편이었으며 이는 이사회 활동 보고서에 고스란히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일례로 신한금융은 3월 열린 2차 임시 이사회에서 이사진에게 '매크로 금융전망' 안건을 보고했다. 신한금융은 이 안건에 대해 "이사회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분기별로 경제 환경을 분석하고 주요 이슈 사항을 점검할 것을 요청한 사외이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분기별 경제 환경 분석 및 이슈 점검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정교한 의사결정을 위해 회사에 관련정보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이사진과 이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드러낸 사례인 셈이다.

또 주주와의 소통이나 은행 채용 관련 소송, 고객 투자상품 이슈 등 진행 경과에 대한 점검도 이사회를 통해 여러차례 꾸준히 이뤄진 모습이다.

5월 열렸던 2차 정기 이사회에서는 '주주소통 확대 방안'에 대한 보고안건이 있었다. 3월 주총에서의 의결권 권고현황을 분석해 주주들이 원하는 지배구조 향방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이었다. 보고를 받은 이사진들은 "의결권 자문기관과 투자자 대상 이사회 활동 내용 소통 방식을 검토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8월 이사회에서 또 한번 투자자 소통방안을 논의하며 "투자자 및 의결권 자문기관에 대한 이사회 서신 발송을 요청"하는 등 이사회를 거듭할 수록 논의를 구체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5월 열린 이사회에서는 고객 투자상품 이슈 진행과 관련해 "향후 유사한 문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백서' 작성에 대해 검토하자"는 지시도 나왔다. 이에 대해 8월 이사회에서는 '고객 투자상품 현황 점검 및 향후 진행 방안' 등 후속 보고를 하는 등 팔로업이 꾸준히 이뤄지는 모습이다.

또 은행 채용 관련 소송 건에 대해 5월 이사회에서는 "이사회 논의 과정 및 내용 서신 정리 후 의결권 자문기관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어 8월과 10월 등에도 지속적으로 경과보고의 안건이 올라오는 등 이사회 차원에서 관련 이슈를 주의깊게 들여다 보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룹의 미래 전략 방향에 대해서도 이사회 차원에서 심도있게 고민하는 모습이다. 5월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는 '신한금융그룹 DT전략'에 대한 보고 안건이 있었다. 이사진들은 "전 그룹사 시너지 창출 위한 디지털 에코 시스템 구축 방안을 고민해 보자"고 당부했다. 이어 8월 이사회에서 '2021년 상반기 현황 점검 및 향후 진행방안' 보고 안건과 관련해 "그룹 금융거래 통합앱 개발 이슈를 집중 점검하고 최재붕 이사 주도로 그룹 DT 전략을 재점검하도록 요청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이사회 간담회 운영의 건'이라는 안건도 눈에 띈다. 신한금융은 이 안건에 대해 "이사들간 자유로운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식 이사회와 분리된 사외이사 중심의 자율회의체로써의 '이사회 간담회' 세부 운영기준을 수립하고, 필요시 사외이사만의 회의로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외이사만 포함된 회의체를 만들어 보다 더 자유로운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간담회를 논의할 정도로 이사들의 적극성이 두드러진 점은 이사회 활동 내역 보고서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통상 금융그룹들은 각 회사별 이사회 안건과 참석자들, 그리고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공개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안건에 대한 이사진들의 제안이나 당부, 지시 등 '특별한 코멘트'가 상대적으로 많아 눈길을 끌었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경우 대부분 '특이사항 없음'으로 일관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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