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통' 차우철 대표, 롯데GRS 손실 '리오프닝' 승부수 작년 영업적자 폭 커져, 구조조정 대신 국내 투자 확대 기조
이효범 기자공개 2022-04-07 07:23:02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6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내외 악재로 오랜기간 부진에 빠진 롯데GRS가 부활할 수 있을까. 지난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차우철 대표이사는 1년만에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 감소세가 멈췄지만 여전히 수백억원의 손실이 지속됐다. 리오프닝 기대 속에서 재기를 노리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차 대표가 신임 수장으로 발탁된 당시 그룹에서는 오랜기간 감사 업무를 맡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롯데GRS의 문제점을 간파해 변화를 주도할 인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성장동력이었던 해외사업 마저 잃은 가운데 취임 2년차를 맞은 그가 올해는 유의미한 성과를 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GRS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 6757억원, 영업손실 258억원을 각각 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폭은 더욱 커졌다. 롯데GRS는 패스트푸드(롯데리아)와 커피전문점(엔젤리너스)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손실이 커진 것은 원가 상승과 함께 엔젤리너스 플래그십 매장 신규 출점과 리뉴얼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리아와 엔젤리너스 매장은 총 1800여개로 2020년과 비교해서 큰 변동이 없었다"며 "비용을 줄이기 보다 롯데리아의 제품의 품질 향상과 엔젤리너스 플래그십 점포 확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은 차 대표의 경영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수익성이 저조한 매장을 축소해 당장 실적을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기보다 리오프닝을 대비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쪽을 택한 셈이다.
차 대표(사진)는 1968년생으로 경희대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롯데제과에서 근무했다. 2004년 그는 롯데정책본부 개선실로 자리를 옮겼다. 개선실은 그룹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2012년 2월부부터 롯데쇼핑에서 감사 임원을 역임했고 2017년 10월부터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을 맡았다. 그의 커리어 중 상당부분이 감사 역할을 해온 셈이다. 2021년 실적 부진이 지속됐던 롯데GRS의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롯데GRS 전임 대표이사들과는 사뭇 다른 커리어로 주목받았다. 2013년부터 당시 롯데리아 수장을 맡았던 노일식 전 대표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통이다. 1962년생으로 롯데그룹 공채로 입사해 오랜기간 롯데리아에서 근무했다. 특히 베트남 법인장, 동남아시아 부문장 등을 역임하면서 롯데리아의 해외사업 영토확장에 기여했다.
2018년 경영 지휘봉을 이어받은 남익우 전 대표는 식품 전문가였다. 그는 대홍기획으로 입사해 1999년 롯데리아로 옮겼다.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브랜드 마케팅을 주로 담당했다. 또 영업 및 경영지원부문장을 역임했다. 2012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에서 식품BU(사업부문) 소속으로 일했다.
하지만 노 대표와 남 대표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 대표의 임기 중이었던 2015~2017년까지 매출액은 내리막세였고 매년 순손실이 지속됐다. 특히 그의 임기 중이던 2016년 베트남 법인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졌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장부상 계상한 누적 영업이익 120억원이 실제로는 62억원의 손실이었다는 점이 그룹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롯데그룹은 2015년부터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계열사 상장을 추진했다. 기업공개를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그룹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였다. 롯데리아 역시 상장을 목표로 하는 계열사 중에 하나였으나 실적 부진과 분식회계 논란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남 대표 시절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았다. 그의 취임 첫해 8309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0년 6636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 127억원을 냈지만 순손실 609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해외법인을 점차 철수하던 시기였다. 2017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창출한 매출액이 1800억원 수준이었으나 손실이 지속됐다. 2018년 중국사업을 철수한 이후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동남아 사업도 사실상 접었다.
성장 동력이었던 해외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여건 속에서 2021년 차 대표가 구원투수로 투입된 셈이었다. 중장기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앞선 대표이사들과는 차별화 된 전략으로 경영을 이끌어갈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GRS가 오랜기간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오랜기간 감사업무를 담당해온 차 대표를 변화를 주도할 인사로 보고 선임한 것"이라며 "지난해 취임 이후 성과를 내기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면 올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