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의 '구독' 비즈니스 실험…리서치 역량 빛났다 매직 3.0 비전 선포…MI팀-리서치폼 수요조사 병행, BM혁신단 신사업발굴 기여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13 15:00:42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1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매직이 두번째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과거 주방가전(매직 1.0) 중심이었던 동양매직 시절 이후 SK그룹으로 편입되며 가전렌탈(매직 2.0)로 사업을 전환한데 이어 올해부턴 '정기구독(매직 3.0)' 비즈니스 모델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매직 3.0 비전의 차별점은 '큐레이션 컴퍼니' 시스템이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주기로 제공한다는 방향성이 타 가전업계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SK만의 독보적인 '리서치' 역량이 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자체적으로 고객 수요 데이터를 꾸준히 취합해온 결과 트렌드 파악과 신사업 발굴의 핵심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직3.0의 출발점은 'MI팀', 고객 데이터 1차 접점
SK매직은 올초 새 비전을 담은 '매직 3.0'을 전사적으로 선포했다. 과거 주방가전(매직 1.0), 렌탈가전(매직 2.0) 중심의 비즈니스를 영위했더라면 이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주기에 제공한다(매직 3.0)'는 새로운 경영이념을 장착했다.
내부적으로는 홈라이프 큐레이션 컴퍼니로 부른다. 큐레이션은 다양한 고객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의미로 윤요섭 대표가 새롭게 구축한 경영이념이다. 이전 가전렌탈 서비스의 경우 렌탈 제품군(공기청정기 등)과 렌탈주기를 사측의 입맛에 설정했다면, 향후에는 고객이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겠단 뜻이다. 해당 비전을 전 부서마다 각인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직 3.0의 첫 출발점은 리서치다. SK매직은 자체 리서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외부 서치폼의 데이터를 병행하고 있지만, 마케팅전략실 내 MI(마켓인텔리전스, Market intelligence)팀에서 직접 고객들이 원하는 가전형태나 렌탈주기 등에 대한 수요를 조사해왔다. 신사업 전략을 위한 핵심 데이터 기지로 기능한다.
최근엔 데이터 측정 타깃 범위도 기존 3050세대에서 2030과 1인 노년층 가구로 확대했다.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가전제품 수요군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SK매직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트랜드에 맞는 서비스를 만들려면 1차적으로 소비자행동 등을 분석, 설문조사 자료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MI조직을 운영해 데이터를 축적해왔다"고 설명했다.
MI조직에서 데이터화한 고객 데이터는 각 부서로 넘겨진다. 신사업을 발굴하는 BM혁신추진단부터 신사업 전반 밑그림을 그리는 기획재무실, 마케팅전략실 등이 이를 받아 유기적으로 전략을 짜는 체제다.
통상 신사업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수십, 수백억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무작정 시장 트랜드에 좌우되기 보다 고객들의 수요를 토대로 신사업을 정할 경우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들어 출시한 필립스 커피머신 렌탈서비스(라떼고)와 PCR소재 에코미니 정수기(그린41) 등은 고객수요를 토대로 발굴한 산실이다. 향후 식물재배기 등 다양한 신사업을 고려 중이다.
◇와이즐리 등 스타트업 벤치마킹…구독주기 커스터마이징
MI팀의 분석에 따르면 고객이 원하는 건 크게 두가지 방향이다. 하나는 필요한 가전제품을 방문서비스를 통해 추천해주는 것, 다른 하나는 렌탈 상품 범위를 다양하게 확대하고 이용방식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SK매직은 현재 정기구독 주기를 직접 설정하는 시스템 설계에 한창이다. 면도기 구독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는 스타트업 와이즐리처럼 구독조건이나 기간을 이용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예컨대 커피머신의 원두나 브리타 정수기의 필터 등을 구독할 경우 주기를 3개월, 6개월 등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로 설정하도록 구상 중이다. 정수기를 사용하는 고객마다 물 먹는 양이 제각각이기에 필터 사용량도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구독 적용 제품은 고민 중이다. SK매직은 2020년 업계 최초로 식기세척기, 세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필터 등으로 품목군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SK텔레콤 연계해 판매 매장을 전국 3300여개로 확대하는 등 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제품과 서비스를 따로 떼어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내년과 내후년께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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