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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광해광업공단, 한국물 데뷔전 성공…합병 효과 '톡톡'재무 구조 개선으로 우려 불식…정부 지원도 한몫

김지원 기자공개 2022-04-26 07:51:02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통합 후 처음으로 한국물 시장에서 유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작년 9월 합병을 통해 재무 구조를 대폭 개선한 점이 흥행에 주효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직접 나서 정부의 지원 의지를 강조해 투심 확보에 힘을 보탰다.

오랜 기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탓에 재무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발행으로 자금 조달 여력을 증명하며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빛 발한 합병 효과…자금 조달 한도 ↑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 20일 4억2500만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 S) 발행을 마쳤다. 11일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에서 발행 목표액의 약 3배에 달하는 12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결과다. 북빌딩 과정에서 최대 16억달러의 주문이 모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트랜치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이다.

프라이싱 당일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50bp 금리 인상 발언으로 국채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등 시장이 출렁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결과라는 평가다.

이번 딜은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합병 후 첫 발행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작년 9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의 합병으로 설립된 공기업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전신인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16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됐다. 법적 공사채 발행 한도가 찬 탓에 만기 1년 이상의 장기CP를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열악한 재무 구조 탓에 그간 한국물 발행 때마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20년에는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발행을 위해 호주 시장을 찾았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원화채 시장으로 선회했다.

그간 국회에서 당사의 합병 논의가 수차례 이뤄졌으나 관련 법안이 번번이 폐기됐다. 2018년 통폐합 결정 이후에도 관련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글로벌 기관의 불신이 커지기도 했다.

오랜 논의 끝에 작년 '한국광해광업공단법' 등 관련 법안이 제정돼 재무 구조 개선의 길도 열렸다. 기존에 2조원이던 법정자본금이 3조원으로 늘었다. 해당 자본금은 정부가 전액 출자한다.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액의 2배 범위 내에서 사채 발행이 가능한 만큼 조달 여력도 커졌다.

◇'조력자' 산업통상자원부 존재감 눈길

산업통상자원부가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선 점도 투자자 모집에 큰 역할을 했다. 작년 4월 5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 발행 당시에도 산업통상자원부의 사무관이 비대면 로드쇼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이번에도 사무관이 인베스터콜에 참여해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진행 중인 사업이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점, 합병 이후에도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타 공기업도 발행 초기에는 정부가 로드쇼에 동행했으나 해당 기관들이 국제 금융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뒤부터는 직접 지원 사격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자본잠식 등 재무 이슈가 여전히 남아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투자자들이 정부의 설명을 직접 듣고 싶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총 86개 기관의 수요를 확인했다. 아시아에서 82%, 유럽 및 중동에서 18%의 주문이 들어왔다. 투자자 종류별로는 자산운용사/펀드 50%, 은행 34%, 중앙은행/국제기구/보험사 10%, PB/증권사 6%의 분포를 보였다. 이에 따른 쿠폰과 일드는 각각 4.125%, 4.140%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이번 딜로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공모 외화채 시장에서의 데뷔전을 무사히 마쳤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합병 이슈가 사라진 만큼 향후 외화채 발행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사의 사업 특성상 반 ESG 우려가 남아있는 데다 통합 후에도 광물자원공사의 차입금 승계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국제 신용등급은 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한국광해광업공단에 각각 A1,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무디스는 한국광해광업공단 합병 이후 'A1/안정적' 등급을 신규로 제시하며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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