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생산' 퀄컴 AP도 발열 논란…삼성전자 면죄부 생기나 공정 아닌 '설계' 문제 가능성 제기…파운드리 수율개선·엑시노스 역량강화 과제 여전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15 07:39:08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4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게임최적화(GOS)사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퀄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셋의 발열 원인이 '설계'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퀄컴이 차기작 파운드리 공정업체를 삼성에서 대만 TSMC로 바꿨는데도 발열문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문제가 된 퀄컴의 AP 공정을 삼성이 맡았기에 삼성의 파운드리 제조역량 부족이 원인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발열원인이 공정이 아닌 설계에 있을 경우, 삼성이 면죄부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론 삼성이 책임소재를 완전히 피할 수 없다. GOS논란에는 삼성전자 MX사업부(모바일경험)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부 등 이해관계와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마케팅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있다. 다만 사태의 근본 원인이 기술적 역량부족에서 출발한 만큼 시스템반도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中 "삼성 파운드리만 문제 아냐"…퀄컴 설계 '저격'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화권 IT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인 퀄컴의 AP신작에서도 발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AP는 주요 연산을 책임지는 핵심 반도체칩이다.
중국 IT매체인 IT홈은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AP칩의 수율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후, 퀄컴은 신작 AP인 스냅드래곤8 Gen1의 위탁생산(OEM)을 TSMC쪽으로 전환했다"며 "하지만 TSMC에 생산을 맡긴 뒤에도 (스냅드래곤8 Gen1 플러스 칩 모델의) 코어X2의 전력소비가 예상보다 높은 상태라 제조사들은 주파수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간 퀄컴 프로세서의 전력 소모량이 높은건 삼성의 제조기술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퀄컴 ARM의 코어설계와 연관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웨이보의 한 IT인플루언서도 비슷한 사견을 내비쳤다. 그는 "모바일 세트사들이 퀄컴 AP칩셋을 사용하려면 열 감소를 위해 주파수를 적극적으로 줄이려면 그 댓가로 성능을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퀄컴의 스냅드래곤888과 스냅드래곤8 Gen1 모두 전력소비가 너무 높아 대면적 VC방열이나 공기 냉각 방식 등 방열을 위한 비교적 높은 비용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퀄컴AP 신작은 화웨이 메이트50, 샤오미 믹스 폴드2, 샤오미 미12울트라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거 탑재될 전망이다.
◇퀄컴 5~6월 AP차기작 공개…설계 VS 공정 진위여부 촉각
퀄컴의 AP발열원인에 이목이 집중되는 건 삼성전자 GOS사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2'의 메인 AP 부품으로 자사 제품인 엑시노스2200가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8 Gen1'을 탑재했다. 삼성은 퀄컴 AP제품 채택 당시 발열 현상이 심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GOS프로그램으로 스마트폰 성능을 강제 약화시켜 논란이 됐다.
GOS사태는 근본적으론 AP발열이란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생긴 일이다. 기술 개선을 위해 퀄컴의 AP 발열을 두고 설계상 오류인지, 공정상 문제인지 진위 여부를 따지는게 중요하다.
결과는 빠르면 내달께 판가름될 전망이다. 퀄컴의 차기 신작 AP인 스냅드래곤 8 Gen 1 Plus는 5~6월께 출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OEM업체를 최근 삼성에서 TSMC로 바꿨다. 여기엔 두 업체의 수율이나 제조 공정상 차이를 파악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 퀄컴은 이전까지 두 업체에 일정비중을 분담해 일감을 맡겼다, 그러나 이번엔 시간차를 두고 각사에 제품별 독점생산권을 넘겨줬다. 전작인 '스냅드래곤8 Gen 1'는 삼성에, 차기작인 스냅드래곤 '스냅드래곤8 Gen1플러스'는 TSMC에 각각 맡겼다는 건 두 업체의 생산역량을 비교해보겠다는 의도다.
만일 TSMC가 만든 퀄컴의 신작AP에서도 발열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된다면, 발열에 대한 책임소재를 삼성 파운드리에만 돌릴 순 없게된다. 공정상 문제보다는 근본적으로 칩 설계상 문제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통합 생태계 본받아야 하나
퀄컴의 설계상 문제로 밝혀질 경우에도 여전히 삼성에게는 시스템반도체에 남겨진 과제가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5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의 수율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 시스템LSI부가 자체 AP칩 엑시노스 역시 발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삼성은 종합반도체(IDM)업체로서 설계와 공정을 함께 하는 기업이다. 한 사업부만의 책임이 아닌 설계, 공정, 세트 사업부 전부 시스템반도체 역량개선에 가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반도체 진영을 비교대상으로 삼는다. 애플은 자체 AP칩셋인 'M1' 칩을 만들어 아이폰에 탑재한다. 직접 통합반도체(SoC)를 설계할 뿐 아니라 독자 운영체제(OS)에 구독형 서비스 SW 상품까지 모두 내재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랩톱, 데스크톱에 웨어러블 기기 등 애플생태계를 형성하며 탄탄한 충성고객을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역시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지만 애플에 맞게 AP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퀄컴은 개방형 안드로이드 진영을 고려해 AP를 개발하고 있는 상태라 ARM 설계에 변화를 주지 않고 그대로 개발한 것이 발열과성능에서 차이를 보이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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