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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두뇌' AP전략 원점…파트너 물색 중 GOS사태 해결책, 노태문 '제3의 AP' 제작 계획 발표…미디어텍 등과 협력가능성 거론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12 13:39:3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GOS사태를 계기로 플래그십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칩 공급망 관리 전략을 새로 짠다. 기존에는 '엑시노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의 AP 중심으로 단가, 출시국가, 기기성능에 맞춰 채택해 왔다.

하지만 앞으론 시중에 나와있는 AP칩이 아닌, 아예 프리미엄 갤럭시폰에 '특화'된 AP를 개발해 탑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제 3의 AP'를 만들어 일말의 발열 가능성까지 차단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갤럭시 특화AP 개발을 자체적으로 진행할 지,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퀄컴' 설계 VS 'TSMC·삼성' 공정 탓…내달 결론

AP칩이란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핵심 반도체 부품이다.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해 중앙처리장치(CPU)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5G 통신칩 등 주요 기능의 통합체다.

AP는 스마트폰의 프리미엄-플래그십-중저가라인을 구분짓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삼성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수년간 AP 주요매입처는 퀄컴(Qualcomm)과 미디어텍(MedaiTek) 등이 차지했다.

중저가 라인에는 미디어텍과 퀄컴의 AP를 주로 탑재하고, 고성능을 요하는 갤럭시 플래그십·프리미엄 라인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삼성 파운드리부서(시스템LSI사업부)가 만드는 AP인 '엑시노스'를 병행 채택해왔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은 대만 파운드리 제조업체인 TSMC와 삼성이 위탁생산하는 체제다.


최근 삼성의 GOS사태를 계기로 삼성의 프리미엄 모바일 AP공급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GOS란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발열이나 과도한 전력 소모 등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상태를 최적화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삼성은 GOS를 2016년 출시된 갤럭시 S7부터 적용했다. 이용자들이 별도 유료 앱을 설치해 GOS를 비활성화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갤럭시 S22부터 GOS활성화 기능을 아예 차단시킨 탓에 성능 강제제한 논란에 휩싸였다.

삼성은 전작인 S21 때부터 '발열 가능성'을 인지했다. 그게 칩셋과 주변장치에서의 문제라는 점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S21에 탑재됐던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88'과 삼성의 '엑시노스2100'다.

문제는 검증과정을 건너 뛰었다는 점이다. 삼성은 S22를 출시하기 앞서 어떤 AP칩이 발열을 야기하는지 제대로 파악했어야 한다. 하지만 검증 절차없이 S22는 국내 포함 주요국가 출시 제품에 퀄컴이 만든 스냅드래곤8 1세대(Gen1)을 탑재했다. 일부 국가엔 삼성의 엑시노스2200을 채택했다.

때문에 발열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설계상 문제인지, 공정상 문제인지 조차 밝혀진 바 없다. 퀄컴과 삼성, 미디어텍 모두 ARM 아키텍처를 활용하기에 설계상 차이점이 크지 않다.

삼성전자는 국가별로도 AP 채택을 달리해 왔다. 퀄컴 인지도가 높은 미국과 중국에서는 스냅드래곤을, 유럽과 한국에서는 엑시노스를 사용하는 식이다. 어떤 AP 제조사 제품이 발열을 야기했는 지 파악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P공급사가 한 곳 만 있는 게 아니다"며 "원재료 공급망은 제품별 성능, 가격이나 수율 등을 고려해 다양하게 구축한다, 같은 S22라 하더라도 국가마다 각기 다른 AP가 탑재된다"고 말했다.
정확한 배경은 내달께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퀄컴이 AP신작 제조사를 TSMC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S22에 탑재된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는 전량을 삼성 파운드리가 4나노 공정으로 제조했다. 하지만 퀄컴이 내달 공개할 신작AP인 '스냅드래곤8 1세대(Gen1) 플러스'는 TSMC가 4나노 공정으로 위탁생산한 제품이다.

즉 삼성과 TSMC 중 어느사의 파운드리 기술력 한계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Gen1과 Gen1플러스 제조사를 각각 삼성과 TSMC로 달리 설정했다"며 "양측의 수율이나 제조 공정상 차이를 확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삼성 파운드리 면죄부는 없다, 'LSI사업부 역량부족'

만일 TSMC가 제작한 신작이 발열문제를 잡았다면 삼성의 입지는 위축될 수 있다. 반대로 발열문제가 동일하게 나타난다면 삼성전자는 면죄부가 생긴다.

다만 설계상 문제가 더 크다고 밝혀져도,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 입장에서는 안심하기 어렵다. 자체적으로 설계한 AP 신작 '엑시노스 2200' 역시 발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갤럭시전용 AP'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한 직원이 "GOS 논란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묻자 "갤럭시에 특화된 AP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제 3의 AP를 만들어 발열 논란 근원을 없애겠다는 뜻이다. 내부적으로 AP역량(엑시노스)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기도 하다. 갤럭시의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같은 이유로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도 2020년부터 자체 AP를 만들었다. 수출용이 아닌 오롯이 아이폰 기능에 최적화된 AP(A14 바이오닉)를 만든 것이다. 성능유지는 물론이고 발열까지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특화AP 개발방식에서 자체개발과 퀄컴·미디어텍 등과의 협력을 두루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무선사업부 내 자체 AP 코어를 설계하던 '몽구스팀'을 해산시키고 외부 설계자산을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협력 대상으론 미디어텍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IT부품 조사기관 긱벤치 평가에 따르면 미디어텍이 만든 AP(디멘시티9000)는 '전력효율성'을 따지는 항목에서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보다 우위를 보였다. 스마트폰이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발열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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