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본잠식' 블루홀, 크래프톤에 손벌리나 테라·엘리온 실적 부진에 누적 결손금 255억, 폐업 가능성은 낮아
황원지 기자공개 2022-04-21 13:29:58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8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작년 크래프톤으로부터 독립한 게임 개발사 '블루홀스튜디오'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독립하면서 야심차게 개편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와 '엘리온'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크래프톤은 과거 적자에 시달리는 일부 개발 자회사(스콜·레드사하라)를 폐업시킨 바 있어 블루홀을 두고 어떤 대응을 할지 눈길이 쏠린다. 다만 블루홀이 크래프톤의 기존 사명임을 감안, 폐업보다 지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야심작 테라와 엘리온 모두 흥행 실패...영업손실 252억원
블루홀스튜디오는 지난해 자본총계 마이너스(-)19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결손금이 255억원 발생하면서 10억원 남았던 자본을 다 깎아먹었다. 작년 말 유동부채도 269억원으로 유동자산(84억원)을 초과한 상태다.

재작년 독립했을 때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블루홀스튜디오가 운영하고 있는 게임은 테라와 엘리온 두 가지다. 독립과 동시에 준비해온 신작 엘리온을 카카오게임즈와 손잡고 출시했다. 테라도 작년 1월 넥슨으로부터 퍼블리싱권을 다시 가져와 직접 서비스를 시작,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엘리온은 비즈니스모델(BM)이 타 MMORPG와 달리 처음에 이용권을 구매하면 계속해서 플레이가 가능하게 구축됐다. 초반에 몰렸던 유저들이 빠지면서 매출이 급감, 현재는 무료로 서비스가 전환되는 등 명맥이 거의 끊긴 상태다. 테라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블루홀스튜디오의 매출은 197억원이었지만 영업비용이 449억원으로 252억원의 손실을 냈다. 현금성자산은 재작년 153억원에서 지난해 말 28억원으로 줄었다.
◇블루홀 상징성 강해...크래프톤 유상증자 가능성 커
크래프톤은 향후 블루홀스튜디오에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홀스튜디오 측은 "크래프톤으로부터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과 영업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의 개선 및 안정적인 운영자금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과거 상장(IPO)을 앞두고 부실 개발 자회사를 파산시킨 바 있다. 재작년 3월 테라M을 개발한 스콜을 시작으로, '테라히어로'를 개발한 스튜디오 레드사하라가 폐업을 신고했다. 두 회사 모두 적자가 이어져 온 상황에서 IPO를 앞두고 밸류 제고를 위해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서 개발 자회사가 적자가 나거나 자본잠식 상태인 게 드물지 않다. 처음 개발에 인력과 자원 등 들어가는 비용이 많은 데 비해 나오는 수익은 적기 때문이다. 개발자회사를 여럿 두는 대형 게임사는 통상 유증이나 자금대여를 통해 수혈을 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 자회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본사와 개발 자회사를 한 몸으로 봐 보통 파산할 때까지 내버려두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이전에 폐업된 자회사에 비해 회생 가능성이 높다. 크래프톤의 기존 사명(블루홀)이라는 상징성이 있는데다 IPO 이후 본사에 현금이 풍부하고 신작 개발도 계속 이뤄져 왔다.
조두인 블루홀스튜디오 대표(사진)의 역할도 주목된다. 조 대표는 현재 크래프톤에서 품질보증본부장, 엘리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총 3가지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핵심 인사다. 네오위즈 재직 시절 장병규 의장과 인연을 맺었고 김강석 전 대표와도 함께 일한 바 있다.
블루홀스튜디오 관계자는 "작년 한해는 크래프톤으로부터 독립 후 홀로서기를 시작한 해"였다며 "현재 신작 게임 개발 외에도 서울옥션블루와 NFT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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