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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위원회 중간점검]㈜LG ESG위원회 초반 기틀, '완성도'에 방점2개 자문단 운영...그룹 공동 ESG 인덱스 및 IT 플랫폼 구축 작업 중

조은아 기자공개 2022-05-06 07:43:45

[편집자주]

ESG 열풍 2년차. 이제 주요 기업 가운데 ESG위원회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다만 여전히 그 역할은 물론 구성원의 전문성을 놓고 안팎에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ESG위원회의 설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위원회의 구성 현황, 안건 상정 범위, 승인 권한 등 기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벨이 주요 기업 ESG위원회의 1년 활동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09:44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 이사회는 2005년 GS그룹이 독립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춘 뒤 지난해까지 15년 넘게 같은 형태를 유지했다. 인원 수도 7명에서 변하지 않았다. 이사회 안에 위원회도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단 2개밖에 없었다.

㈜LG 이사회가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건 LG그룹에 별다른 굴곡이 없었던 영향이 컸다. 안팎의 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허점을 드러내고, 이사회를 가다듬을 필요성이 높았던 다른 그룹과 대조된다. ㈜LG의 보수적 이사회 운영 기조는 그만큼 잡음이나 구설수가 없었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LG 역시 변화의 흐름에 동참했다. LG그룹은 지난해 3월 13개 상장사(현 LX그룹 상장사 포함) 이사회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그 뒤 5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LG에서도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첫 ESG위원회가 7월 열렸고, 8월 전문가 자문단과 MZ세대 자문단 구성도 완료됐다.

㈜LG는 ESG위원회에 대해 환경과 안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고객가치, 주주가치, 지배구조 등 전사 차원의 주요 정책을 심의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그 중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ESG위원회 구성을 살펴보면 규정보다 훨씬 공을 들인 점을 알 수 있다. 사외이사 4명 전원이 참석하고 있으며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대표이사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권봉석 부회장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권영수 부회장 역시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ESG위원회에 몸담았다.

관련 전문가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코오롱에코원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환경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수영 사외이사가 ESG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2개 자문단은 다른 그룹에서는 찾기 어려운 조직이다. 두 자문단을 더하면 모두 14명에 이른다. 이들의 자문을 반영하려면 자연스럽게 속도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 속도보다 완성도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전문가 자문단은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학계, 기관, 연구원 등에서 활동 중인 기후변화, 환경생태공학, 인권, 지배구조 전문가 8명으로 이뤄졌다.

MZ세대 자문단은 임팩트투자 벤처캐피털인 '소풍'의 이학종 투자 파트너를 좌장으로 세계식량계획 서울사무소 인턴, 기후변화청년모임 대표, 소셜벤처 대표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됐다. 2개 자문단은 ㈜LG의 ESG경영에 대해 제언하고, 글로벌 동향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달해 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출범 이후 지금까지 ㈜LG ESG위원회 활동을 살펴보면 언뜻 존재감이 미미해 보인다. 우선 지난해 7월과 12월 단 두 차례 열리는 데 그쳤다.

이는 ㈜LG가 자체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 지주회사라는 데서 가장 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SK㈜처럼 각종 투자를 사전에 심의하는 등 경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ESG에 대한 LG그룹 공통의 비전 및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다뤄진 안건을 살펴보면 첫 위원회에서는 위원장 선임과 함께 추진 방향성, 운영 계획 등이 논의됐다. 두 번째 위원회에서는 ESG Index(인덱스) 및 ESG 비전 슬로건, ESG IT 플랫폼 구축 등의 보고와 논의가 이뤄졌다. ESG위원회를 지원하는 ESG팀에서 실무 작업이 이뤄지고 ESG위원회에서는 보고나 굵직굵직한 의사결정만 이뤄지다보니 자주 열릴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ESG위원회 규정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한 이유도 아직까지 역할과 목표, 전략이 '수립' 중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규정을 살펴보면 권한사항에서 부의 항목은 △ESG경영을 위한 기본정책 및 전략의 수립 △중장기 목표 설정이며, 보고 항목은 △ESG경영 이행 성과 △ESG 관련 중대한 리스크 발생 및 대응에 관련된 사항 등이다.

지난해가 ESG위원회의 초반 기틀을 다지는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한층 구체화할 계획이다. 현재 그룹 공통의 ESG 관련 IT 플랫폼을 구축 중이며, 2023년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LG그룹만의 ESG 인덱스 역시 개발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ESG 인덱스의 경우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요구와 기준을 반영하기 위해 MSCI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등 국내외 평가기관에서 사용 중인 지표와 특성화 지표로 구성할 것"이라며 "개선 추이를 한눈에 확인 가능하도록 표준화해 점수로 합산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ESG 인덱스를 경영진 성과평가(KPI)에 연계하는 방안 역시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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