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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위원회 중간점검]SK케미칼, 경영위원회 대체한 ESG위원회자기자본 2% 이상 투자 심의 기구...재무관리 전문가 눈길

조은아 기자공개 2022-04-18 07:34:28

[편집자주]

ESG 열풍 2년차. 이제 주요 기업 가운데 ESG위원회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다만 여전히 그 역할은 물론 구성원의 전문성을 놓고 안팎에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ESG위원회의 설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위원회의 구성 현황, 안건 상정 범위, 승인 권한 등 기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벨이 주요 기업 ESG위원회의 1년 활동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2일 17:0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원래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경영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두고 있었는데 6월 경영위원회 대신 ESG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신설했다.

기존 SK케미칼의 경영위원회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직이었다. 자산 2조원 규모 이상 상장사에 필수로 둬야 했던 감사위원회와 사추위를 제외하면 유일한 위원회였으나 존재감이 없었다.

ESG위원회 출범의 의미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간 이사회 차원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미리 논의하는 자리가 없었는데 ESG위원회가 해당 역할을 맡게 됐다.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의결에 앞서 자신들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셈이다.

기존 경영위원회의 설치목적 및 권한 사항은 '경영에 관한 사항의 심의 및 의결'이다. 이사회에 앞서 경영상 굵직굵직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위원회다. 그러나 구성원은 사내이사(대표이사) 2명뿐이었다.

거의 열리지도 않았다. 2018년에는 단 한 차례 열렸고 2019년과 2020년에는 아예 열리지 않았다. 이유는 구성원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이사 2명만으로 이뤄진 조직인 만큼 이사회 내 위원회의 형태를 갖추지 않아도 비공식적으로 의사결정과 관련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굳이 위원회를 열고 공개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이 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존재감이 미미했던 위원회는 지난해 인사위원회와 ESG위원회로 대체됐다. 특히 기존 경영상 의사결정을 사전에 검토하는 역할을 ESG위원회가 물려받았다. 회사의 경영전략이나 중요한 투자 관련 사항은 ESG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구성원에 사외이사 2명을 추가하며 투명성도 갖췄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경영위원회는 당초 설치한 목적에 의하면 그 필요성이 없어졌으므로 폐지한 것”이라며 “ESG위원회는 시대적 요구 및 회사의 이사회 운영방안 등에 따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비교하면 ESG위원회의 역할이 그리 크지는 않다. 일단 규모가 작다.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위원의 과반은 사외이사로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딱 3명으로 채워졌다. 사내이사인 전광현 대표이사 사장과 박정수 사외이사, 안양호 사외이사다. 다만 SK케미칼 이사회의 4개 위원회 가운데 대표이사가 참여하는 유일한 위원회라는 점은 눈에 띈다.

주요 안건을 사전에 심의 및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SK그룹의 SK㈜, SKC 등과 역할이 비슷하다. 다만 기준이 다른 곳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SK㈜가 자기자본의 1%, SKC가 자기자본 1.5% 이상 규모의 타법인 출자, 자산 취득 및 처분 등을 사전에 검토한다면 SK케미칼의 경우 자기자본의 2% 이상이다.

그러나 단순 비교하기엔 어렵다. 자기자본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케미칼의 자기자본은 1조1555억원으로 2%를 적용하면 230억원이다. SK㈜의 경우 1%만 하더라도 3000억원이 넘는다. 230억원 수준이며 회사 규모와 비교했을 때 적당한 수준이라는 게 SK케미칼의 설명이다.

첫 ESG위원회는 지난해 6월 열렸다. 지난해 모두 3차례 열려 3건의 안건이 다뤄졌다. 자주 열리지는 않았지만 SK케미칼의 포트폴리오 전환과 맞닿아 있는 중대 의사결정은 모두 ESG위원회를 거쳤다. 멀티 유틸리티(Multi Utility) 사업 추진의 건, PPS(폴리페닐렌설파이드) 사업 매각의 건 등이다.

SK케미칼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친환경 LNG 열병합 발전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관련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 'SK멀티유틸리티'도 세웠다.


위원장은 박정수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현재 서강대학교 경제대학 학장 및 경제대학원 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정부기관 등의 정책자문 및 평가위원으로도 폭넓게 활동해왔다. 재무 전문가이지만 ESG 가운데 S(사회적 책임) 관련 활동도 꾸준히 펼쳐왔다. 이번 학기부터 경제대학원 석사과정에 ESG 전공 석사 프로그램을 신규 개발해 설치하기도 했다.

ESG위원회 소속인 안양호 사외이사 역시 재무 전문가다. 기획예산담당관, 중앙인사위원회 인력개발국장,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지냈다. 2명 모두 재무 전문가인 이유는 SK케미칼의 ESG위원회 활동이 리스크 관리 쪽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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