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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이사회 점검]우리은행, '지주·은행' 사외이사 겸직…효율 vs 자율성⑤3월 주총서 사외이사 5명 전원 재선임...성별 다양성은 아쉬워

박서빈 기자공개 2022-05-02 07:55:39

[편집자주]

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조직이다. 이사회는 CEO 등 최고위 임원 인사권을 행사하며 ‘오너십’을 대체하고 있다. 이런 이사회에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ESG와 디지털 등에 맞춰 이사회 구성원도 달라지는 추세다. 다만 상장사인 금융지주사와 달리 비상장사인 그 계열사들은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 더벨은 금융지주 산하 비상장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겹치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외이사의 지주·이사 겸직 형태는 우리금융 만의 독특한 구조다. KB, 신한, 하나 등은 은행 지주사 사외이사가 분리돼 있다. 우리금융 내에서 은행의 비중이 큰 만큼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은행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올해도 이사회 이사진을 모두 '남성'으로 채웠다. 국내 4대 금융지주 은행사 중 특정 성별로 사외이사를 구성한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물론 비상장사는 성별에 대한 자본시장법 규정을 따를 필요는 없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비춰 아쉽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5명의 사외이사 전원을 재선임했다. 노성태·박상용·정찬형·박수만·김준호 사외이사다. 이 중 3명이 2019년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노성태·박상용·정찬형 사외이사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은행의 지배구조 특수성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한 우리은행 지분을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4% 이상의 지분을 받은 낙찰 투자자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받을 수 있었다. 과점주주가 경영에 참여하도록 해 입찰 성공률을 높이고 민영화 추진 취지를 살리자는 의도였다.

2019년 우리은행은 자사주를 우리 금융지주 신주로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이전방식으로 지주사 체제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은행 사외이사의 지주사 사외이사 겸직이 이뤄졌다. 기존의 과점주주 기반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지주사와 은행을 겸직하는 사외이사들은 모두 과점주주와 연결고리가 있다. 노성태 사외이사는 한화생명, 박상용 사외이사는 키움증권, 정찬형 사외이사는 한국투자증권 쪽 추천 인사다. 현재 우리금융의 과점지주는 IMM 프라이빗에쿼티(PE),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이다.

물론 지주사와 자회사의 사외이사 겸직은 위법 사항은 아니다. 또 우리금융 내에서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의 약 81%를 차지하는 만큼 경영 효율화 차원에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겸직 구조는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주사와 은행을 같은 사외이사로 구성할 경우 지주사와 다를 게 없다는 시각이다. 자율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경영 전략이 나오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해와 같이 사외이사 전원이 재선임됨에 따라 올해도 '남성'으로만 이사진이 꾸려졌다. 올해 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 원 이상인 '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회사인 우리금융은 상장사인 만큼 이 규정을 따르지만 우리은행은 이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송수영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주 전환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를 사외이사다. 송 변호사는 80년대생으로 법무법인 세종에서 금융 및 ESG 분야를 주로 담당하는 법률 및 ESG 전문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상장사인 은행은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필수 사항은 아니다"라면서도 "사외이사 후보군에 이사회 성다양성 제고를 위하여 여성 사외이사 후보 비중 확대하여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KB국민은행은 올해 여성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하며 새로운 변화를 줬다. 문수복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가 새로 영입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여성 IT 전문가인 이인재 전 삼성카드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하나은행은 최현자 서울대 생활과학대 학장이 사외이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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