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업체 포스트 코로나 전략]제놀루션, 신성장 중심축 '액체생검·그린바이오'암조기진단·친환경농약 등 역량개발 박차…국내외 바이오텍 투자도 단행
최은진 기자공개 2022-05-11 08:24:09
[편집자주]
진단업종은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돈 안되는' 사업으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돈 버는' 업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통 제약사를 뛰어넘는 조단위 실적을 창출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물론 코로나에 의존한 성장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다. 이들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둘러싸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0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체외진단의 필수과정인 핵산추출 역량을 보유한 제놀루션은 신성장 동력을 액체생검과 그린바이오에서 찾고 있다. 체외진단의 확장성에 주목하며 공략하는 액체생검 분야는 혈액 및 소변 한방울로 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유망시장으로 꼽힌다. 그린바이오는 RNAi(Ribonucleic Acid Interference) 기술을 바탕으로 농약 및 동물용 의약품 등의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펀드 등을 활용해 국내외 바이오텍 투자도 추진한다는 점도 주목된다.◇체외진단 필수 '핵산추출', 코로나 수혜 매출 20배 폭증
제놀루션은 유전자 기반의 분자진단기기와 RNA 관련 제품을 생산한다. 특히 인체로부터 유래된 시료를 추출할 수 있는 핵산추출시약과 시료로부터 RNA 및 DNA를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는 자동화핵산추출기기 사업이 주력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판별하기 위한 PCR 검사의 전단계가 핵산추출 작업이기 때문에 제놀루션 역시 수혜를 받았다. 2019년 40억원에 불과한 매출이 지난해 728억원으로 20배 이상 늘었다. 특히 수익성이 두드러진다. 한자릿수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이 56.7%로 확대됐다.
전세계 50여개국, 70개 대리점을 통해 판매한 약 2200여대의 검사장비에서 발생하는 시약 매출 등이 기반이 됐다. 실적 확대로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465억원가량 쌓였다.
하지만 엔데믹(Endemic)은 역시 부담요인이 된다. 일찌감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대비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2000여평 규모의 인천 송도 부지를 매입해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며 역량 확보에 나섰다.
◇액체생검 신시장 진출, 엑소좀 분리 기술도입…2023년 상업화 기대
제놀루션은 우선 분자진단 내에서의 확장성에 집중한다. 전자동화 설비 등 기기의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신시장 진출에도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액체생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액체생검은 혈액 및 소변으로 개인의 질병을 예측하고 조기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연평균 성장률이 약 38%, 2024년엔 5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액체생검 과정에서 제놀루션이 보고 있는 분야는 혈액에서 cfDNA를 추출하고 엑소좀을 분리하는 기술이다. cfDNA를 추출하는 기술은 특허 등을 통해 확보하고 있고 엑소좀 분리기술은 카이스트로부터 일부를 이전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추가 연구개발에 나서 관련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cfDNA 추출 플랫폼은 현재 검증 및 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올해 중 상업화를 기대하고 있다. 엑소좀 분리 자동화 플랫폼은 현재 개발하는 단계로 오는 2023년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다.
◇dsRNA 합성기술로 연 10억 매출…이스라엘 바이오텍 투자 눈길
분자진단 외 RNA 기술이 적용되는 RNAi 시장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 RNAi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해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세계적으로 3세대 의약품으로 판단, RNAi를 활용한 질병 치료 및 진단과 방역, 방충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제놀루션이 주목하는 분야는 친환경과 연관된 사업이다. 식량부족 문제, 환경과 생물에 유해한 농약문제, 질병으로 인한 꿀벌 개체 감소 등이다.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대안에 집중하는 '그린바이오' 분야를 지향점으로 삼는다.
제놀루션은 원하는 단백질 타깃만을 억제하는 물질인 dsRNA(이중나선 RNA)를 합성하는 기술 등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농약, 항암제,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증식억제제 등을 개발 중이다. 친환경이라는 세계적 트렌드 속에 기존제품을 대체하며 해외로 판로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미 관련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약 10억원의 매출도 올렸다. 그린바이오는 김기옥 제놀루션 대표이사의 딸 김민이 전무(기술 연구소장, CTO)가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제놀루션은 국내외 유망 바이오텍에 투자하며 시너지 및 알파수익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전략적투자자(SI)로 국내 면역 항암제개발 기업 휴룩스에 20억원을 투자했다. dsRNA가 항암제의 원료가 될 수 있는 만큼 추후 물질 공급 및 공동연구 등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란 기대다.
요즈마펀드를 통해 이스라엘 바이오텍 '알파타우(AlphaTAU)'에 투자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스팩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제놀루션은 또 다른 이스라엘 기업인 자궁경부암을 검사하는 일루미진에 직접투자하기도 했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핵산추출 및 RNA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고민하고 있고 일부는 사업화가 이미 추진 중"이라며 "이밖에 유망 국내외 바이오텍과 사업적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투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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