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DB 적립금 시장 TRF 인기 급상승 "운용 스킴 직관적" 소규모 실적배당형 운용에 적합…상품 문의 확대

이돈섭 기자공개 2022-05-09 07:59:06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시장에서 타깃리스크펀드(TRF, Target Risk Fund)가 힘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전략을 녹여낸 펀드를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TRF 스킴이 이해하기 쉽고 소규모 적립금도 태우기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관심도가 커지는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증권업계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법인 고객 DB 적립금 운용 비히클로 TRF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원리금보장형 상품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유지되는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비히클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명시적인 TRF를 출시하고 현재까지 운용하고 있는 하우스는 삼성자산운용뿐이다. 삼성운용은 2019년 7월 KODEX TRF 3070, 5050, 7030 등을 출시해 3년째 운용하고 있다. 해외 주식과 국내 채권 등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다는 것이 운용 콘셉트다.

최근 1년간 자금 유입세가 뚜렷한 상품은 'KODEX TRF 3070'이다. KODEX TRF 3070의 운용규모는 4일 현재 기준 1400억원으로 최근 1년간 운용자금을 1000억원 불렸다. 주로 개인들이 DC 적립금을 투입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4일 현재 해당 펀드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8%에 육박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법인들이 DB 적립금을 TRF로 운용해 성과를 낸 사례를 찾는 것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최근 국내 금융지주 한 계열사가 운용 비히클로 TRF를 선정하고, 관련 상품 문의가 계속 많아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법인을 중심으로 TRF 수요가 커지는 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중순 근퇴법 개정안 시행으로 DB를 운용하는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법인은 운용위원회를 구축하고 운용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국내 DB 적립금 95% 이상이 예·적금과 ELB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면서 연 1%대 수익률을 기록하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하지만 상당수 법인들이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실적배당형으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데 적지 않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 DB 적립금 운용이 자칫 원리금 손실로 이어질 경우 재정상태 악화로 직결될 수 있고, 해당 법인의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DB 적립금 일부나마 실적배당형 상품에 태워 운용하기 시작하는 법인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현재 시중에 출시돼 있는 OCIO 공모펀드 중 하나를 꼽아 해당 법인 재정 상황에 맞춰 세부 내역을 조정한 뒤 사모펀드 설정을 제안하곤 한다.

하지만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시범 운용코자 하는 적립금 규모가 100억원 이하인 경우 사모펀드를 설정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DB 적립금을 운용하는 운용사 입장에서 해외 자산배분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펀드 규모가 적어도 100억원 이상은 돼야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사실 TRF와 OCIO 펀드 등은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사실상 같은 스킴의 상품"이라면서도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전환이 최근 이뤄지기 시작한 점을 감안했을 때, 적은 금액이라도 운용 성과를 안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등장한 상품이 TRF다. OCIO 펀드보다는 운용 프로세스가 이해하기 쉽고 타깃데이트펀드(TDF)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 TIF(타깃인컴펀드) 등도 대안으로 제시되곤 하지만, 법인 입장에서 TRF가 TIF보다는 직관적으로 이해가 쉽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일부 종합 자산운용사는 TRF 상품을 준비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법인들의 인식이 전환되는 데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 OCIO 스킴을 활용해 TRF 시리즈를 출시하는 것도 마케팅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TDF의 경우 목표달성 시점이 지나면 사실상 펀드 수명이 다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법인 적립금 초장기 운용에는 다소 부적합할 수 있다"며 "1~2년 단위로 DB 적립금 운용 수익률을 점검해야 하는 법인 입장에선 단기 수익률을 확정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