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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리오프닝 점검]무너진 양강체제 '제로베이스' 차별화 선점 각축전'하나·모두' 위상 추락, 팬데믹 전 60% 시장 회복 전망 '엔진 재가동'

김선호 기자공개 2022-05-12 07:43:06

[편집자주]

코로나19로 2년 동안 멈춰 섰던 여행시장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 속에서 보릿고개를 견딘 여행사는 이제 재기를 위한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포스트 코로나 출발선에서 시장 선점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 주요 여행 사업자들의 경쟁력과 재무 현황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0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어둠의 터널에 갇혔던 여행시장이 최근 리오프닝 기대로 한껏 부풀고 있다. 제로베이스(zero base)에서 여행사 모두 엔진을 재가동하고 있는 만큼 올해 전략의 성과에 따라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행업계는 올해 해외 여행수요 증가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최소 40%에서 최대 60%까지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출국객은 2871만4247명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최소 1148만5698명에서 최대 1722만8548명의 내국인이 출국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일부에선 이보다 적은 673만명이 출국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렇듯 컨설팅·증권사·여행업체마다 예측치가 상이하지만 올해부터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이 없다.


◇양강 체제→춘추전국 ‘코로나19로 소강’

그동안 국내 여행시장은 하나·모두투어 양강 체제였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대형 홀세일 패키지 여행사의 비중이 커지면서 양사가 차지하는 시장 내 점유율도 확대돼갔다.

이를 기반으로 업계 1위 하나투어는 2010년 ‘문화관광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선포했다. 대리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홀세일 사업구조로 성공 발판을 마련한 하나투어는 2013년 마크호텔, 2014년 SM면세점 자회사를 각각 설립하면서 몸집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2019년부터 여행업계 양대 산맥으로 통한 하나·모두투어 매출이 감소했다.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 여행 플랫폼) 업체의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타격을 받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개별자유관광객(FIT, Free Independent Tourists)의 수요가 OTA로 점차 이동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직판 사업구조인 참좋은여행·노랑풍선이 성장을 이어나가면서 하나·모두투어의 점유율을 잠식해나간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 여행상품 수요 감소와 직판·OTA 여행사의 성장은 사실상 시장 재편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여행사는 하나투어였다. 대리점을 통한 B2B와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B2C까지 채널을 확장하기 위해 400억원가량을 투입해 차세대 플랫폼 ‘하나허브’를 구축하게 된 배경이다.

다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관광사업 전반이 정지됐고 당연히 여행사 간의 경쟁도 소강상태에 빠졌다. 여행사로서는 코로나19 2년 동안 불가피하게 출혈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위기가 종식되기만을 기약해야 했다.

◇하나·모두투어 '다른 전략'…경쟁구도 변화

최근 코로나19 위기가 점차 걷히면서 각 여행사가 사업을 재가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여행시장이 사실상 정지돼 있었던 만큼 모두 제로베이스에서부터 시작해야 되는 처지다. 다만 같은 출발선에 서 있지만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에 따라 경쟁 구도가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투어는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대리점 판매구조를 유지해나가면서 차세대 온라인 플랫폼인 하나허브를 통해 개별자유여행객까지 유인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달리 모두투어는 온라인 플랫폼 개발보다는 대리점 판매구조를 통한 시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이 온전히 구축되기 위해서는 2~3년가량의 일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시장 회복에 맞춰 직원을 복귀시키고 기존 거래처(대리점 등)와 관계를 회복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가 대리점 판매를 유지하기는 하지만 플랫폼 등을 통해 기획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보면 모두투어보다 노랑풍선과 직접적으로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랑풍선은 2018년 하반기부터 TF를 구성해 디지털플랫폼 운영사를 거듭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 100억원이 투입됐고 지난해 자유여행 전용 예약 플랫폼을 출시할 수 있었다. 이제 하나투어의 차세대 플랫폼과 맞붙게 됐다.

이를 보면 기존 패키지 상품 수요에 기대하고 있는 업체는 모두투어와 참좋은여행으로 압축된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는 경쟁사가 놓치는 패키지 상품 수요를 모두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참좋은여행은 장거리(유럽·미주) 여행상품에 경쟁력을 지닌 만큼 이에 맞는 사업전략을 구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플랫폼 경쟁에 참전하기보다 장거리 해외여행 상품력 강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시장은 과거 하나·모두투어 2강 체제였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어떻게 지형이 변화될지 장담할 수 없는 춘추전국 시대와 같은 형국”이라며 “위기 동안 지켜낸 실탄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이 업체간 격차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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