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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CBO가 만들면 은행상품이 '혁신'이 된다 [카카오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⑧이형주 CBO, IT를 이해하는 전략가…가장 '카뱅스런' 상품·서비스로 금융포용 앞장

한희연 기자공개 2022-05-26 08:09:44

[편집자주]

국내에 인터넷은행이 탄생한지 6년이 지났다. 정체된 은행업계에 메기역할을 주문받은 카카오뱅크는 지난 6년간 은행보다는 'Tech'회사의 DNA를 갖고 여러 혁신을 시도해 왔다. 차근차근 영토를 넓혀 가며 기존 시장에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시즌2'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를 이끌어 온, 그리고 이끌어갈 주요 인물들을 짚어보며 비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10: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의 상품은 뭔가 특별하다. 예금·대출의 본질은 기존 은행들과 같다. 하지만 상품 내용이나 구성, 혜택 등에서 늘 기존과는 다른 '혁신'요소를 탑재하고 있다.

특별한 상품을 고안하고 설계하는 사람들은 카카오뱅크 내에서도 비즈니스그룹에 모여 있다. 비즈니스그룹은 여신·수신·외환·지급결제 등 은행의 핵심사업을 잘 펼치기에 적합한 운영정책을 수립하고 기발한 상품을 만들어 낸다. 이들이 만드는 여·수신 상품에는 카카오뱅크만의 금융철학이 잘 담겨 있다. 일련의 과정은 이형주(영문 이름: Paolo)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사진)가 총 지휘한다.

◇ 금융전략통으로 성장한 공학도, 인뱅에 뛰어들다…"트래픽 기반 플랫폼에 매료"

이형주 CBO는 카카오뱅크 합류 이전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략파트에서 잔뼈가 굵은 '전략통'이다. 하지만 그는 사실 공학도였다.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한국신용평가 IT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2000년 소프트뱅크엔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긴다. 소프트뱅크엔플랫폼은 소프트뱅크코리아가 설립한 컨설팅 및 인큐베이션 전문 업체다. 제조업이나 물류업 등 굴뚝기업들의 e비즈니스 진출이나 이들 기업에서 분사한 회사들을 지원하는 게 주된 업무다. 맥킨지 등 컨설팅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이 곳에서 그는 다양한 e비즈니스 사업기회를 목도하며 시야를 넓혔다.

2007년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 터를 옮긴다. 이전까지 IT관련 리서치와 사업기회 발굴로 커리어를 쌓은 공학도가 '금융'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시점이다. 그는 지주에서 금융산업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나갔다. 특히 전략기획실에서 조직의 사업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으며 금융업 전략통으로서의 전문성을 키웠다.

결과적으로 IT와 금융업 커리어를 두루 갖춰가고 있을 무렵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이와 관련한 태스크포스(TF)팀이 꾸려졌고 그는 여기 참여한다. '은행'을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016년 카카오뱅크 준비법인에 본격 뛰어 들며 그는 전략이 아닌 사업분야(상품파트)를 택한다. 이때의 결정에 대해 그는 "전략 분야에서 일할 때부터 보고서와 방향성 수립이 아닌 실제 사업을 구현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새로운 은행에서의 무궁무진한 사업기회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비대면·모바일 채널을 통해 은행업무 뿐 아니라 트래픽에 기반한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매우 매력적인 기회라고 생각해 사업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경영진이 적극 지원해줬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IT와 금융기반을 모두 가진 이형주 CBO는 모바일온리 은행인 카카오뱅크에는 맞춤형 인물이었다. 그는 준비법인서부터 현재까지 비즈니스그룹을 리드하며 여신·수신·외환·지급결제 등 은행의 핵심 이익창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내에서 비즈니스그룹과 서비스그룹(고정희 그룹장)은 마치 한몸처럼 움직인다. 비즈니스그룹이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운영정책을 리드하면 서비스그룹에서는 고객에게 가장 최적의 형태로 모바일 앱에 구현한다. 하나의 상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질 때는 아이데이션 및 최초 기획단계부터 끝까지 두 그룹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상품 기획의도가 소비자의 앱 터치 순간까지 오롯이 반영되기 위한 업무방식이다.

◇ 중저신용자·제2금융연계·전월세대출 등 단계적 상품 기획, 키워드는 '금융포용'

그가 설계해내는 상품과 서비스에는 카카오뱅크의 금융철학이 담겨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부터 은행권 전반의 혁신 경쟁을 이끌어내는 메기역할을 요구받았다. 그는 은행업 본인가 준비단계서부터 상품기획에 있어 '혁신'을 늘 강조해 왔다.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기획에는 기존과 다른 '한방'이 반드시 필요했다.

이같은 고민 결과 그는 서민들의 금융생활 비용은 낮추고 금융 혜택은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혁신적인 여수신 상품과 10%수준의 외환송금 수수료 등을 통해서다. 상시적인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능 프로세스 도입, 대출중도상환해약금 면제, 외환송금 수수료 인하 등 서민 금융비용 경감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현실화 했다. 차별화된 혜택 제공으로 기획한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국내 단일 체크카드 가운데 최다 이용자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여신분야의 경우 카카오뱅크 출범때부터 현재까지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상품 전략을 밟아 나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일련의 상품 기획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금융포용'이다.

첫 단계는 중저신용자대출 확대를 위한 여신상품 기획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시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하게 된 숙명이기도 하다. 그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한 여신 상품 기획을 총괄하며 폭넓은 대출 기회를 제공하려 노력했다. 제2금융권 대비 경쟁력 있는 수준의 금리와 한도를 제시해 중저신용자들의 금융비용을 절감케 하고 신용점수 상승 등의 선순환 형성에 기여, 금융 안정성을 높여 나갔다.

카카오뱅크가 2021년 한해 중저신용 고객(KCB 신용점수 기준 820점 이하)에게 공급한 무보증 신용대출은 1조7166억원이다. 2020년 4679억원보다 무려 3.7배 증가했다. 전체 은행권 중저신용대출 취급(건수)에서 카카오뱅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1월 1%에서 12월 40%까지 확대됐다.

그가 기획한 제2금융권 연계대출 서비스도 서민 비용절감을 위한 툴로 작용하고 있다. 연계대출은 카카오뱅크 대출신청 부결고객을 대상으로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주선해 주는 서비스다. 연계대출이 이뤄질 경우 카카오뱅크 고객 우대 혜택을 적용, 저렴한 금리와 높은 한도를 받을 수 있다. 연계대출의 누적 실행 금액은 4조6000억원 규모다.

전월세 대출상품은 젊은 무주택 청년들을 위한 금융포용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1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전면 비대면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2020년2월에는 만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청년전월세대출도 내놨다.

대출상품의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또한 상당한 파격이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7월부터 대출 중도상환해약금을 면제하고 있다. 이는 주요 은행들에게도 파급돼 은행권 전체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모임통장·26주적금 등 톡톡튀는 상품, 탄탄한 수신 배경…"mini고객 잠재력 주목"

통상 은행에서는 이자이익이 창출되는 대출상품이 주목을 받곤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안정적인 수신기반이 뒷받침되야 한다. 상대적으로 은행업에 늦게 진출한 카카오뱅크는 탄탄한 수신기반 확보를 위해 예금상품 기획에도 심혈을 기울였고 톡톡튀는 아이디어 상품이 다수 출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모임통장'이다. 이는 금융상품을 디지털로 재해석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모임통장은 회비내역을 멤버들이 함께 조회하고 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만의 히트상품이다. 또한 카카오 그룹사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상품이기도 하다. 카카오톡 채팅방의 친구들을 한 번에 선택해 초대할 수 있어 카카오뱅크 계좌가 없는 친구도 누구나 쉽게 모임통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명한 회비 운영의 장점도 확보했다. 모임주가 일일이 회비 현황을 공유할 필요없이 모든 멤버들이 실시간으로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하면서다. 기존 금융권의 모임통장은 개설 절차가 까다롭고 멤버들이 같은 은행을 이용해야 했으며 이용 내역 공유도 힘들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공유하기'를 통해 모임주와 멤버들 모두의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모임통장의 누적 이용자수(중복 포함)는 1100만명을 돌파했다.

'26주적금'은 뱅킹과 커머스의 결합이 돋보이는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6월 '26주적금'을 출시했는데 반년만에 100만 계좌가 신규 개설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출시 3년이 넘게 지났지만 지금도 꾸준히 연 300만좌 가량이 신규 개설되고 있다.

26주적금은 적금기간을 최소로 줄이고 납입금액도 소액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부담없이 적금 만기에 도전하고 만기 성공을 통해 성취감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외부 파트너사와의 연계를 통한 '26주 파트너적금'도 기획했다. 일정 적금 회차 납입을 성공할 경우 파트너사의 쿠폰, 캐시백 등의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저축을 하면서 동시에 소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생활 속 금융혜택 확대 목표를 상품으로 구현한 사례다.

대출과 예금상품 뿐 아니라 외환 상품에도 고객혜택 극대화 목표는 적용된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전 해외송금 수수료는 고객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카카오뱅크는 출범과 동시에 해외송금수수료를 50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시중은행 대비 약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불필요한 수수료도 없앴다. 해외은행의 송금망 이용협약 등을 통해서다. 기존에 시중은행을 통한 해외송금에 전신료 등 각종 수수료가 붙었던 것과 대비된다. 카카오뱅크의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과 해외송금 프로세스는 국내 금융권의 외환송금 수수료 인하를 촉발, 서민들의 이용 문턱을 큰 폭으로 낮추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형주 CBO는 증권사 주식계좌개설, 제휴신용카드 서비스 등 금융플랫폼 서비스의 기획과 런칭도 총괄하고 있다. 여기서도 혁신적인 서비스는 다수 창출되고 있다. 내 신용정보 서비스는 국내 은행권의 첫 신용관리 서비스다. 카카오뱅크 계좌가 없어도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적극적인 신용관리를 위한 방안을 기획해 서비스에 추가하고 휴면예금과 보험금 찾기 서비스 또한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런칭했다.

출범후 6년간 파격적인 상품을 다수 내놓은 이형주 CBO는 앞으로 할일이 더 많다고 느낀다. 현재 18세 이하의 고객들이 유입될 5~10년 후에는 또 다른 니즈가 생길 것이며 이를 충족하기 위해 비즈니스그룹은 더 바삐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층을 위한 서비스인 'mini'는 이런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플랫폼이이다.

그는 “미니 가입자가 130만이 넘었으며 14세~18세 인구의 60% 이상이 스스로 카뱅을 가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이 18세가 되면서 계좌개설 고객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 모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5~10년이 흐르면 카카오뱅크를 통해 수신, 여신 등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젊은 고객들은 대세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의 고객을 더 많이 끌어당기고 미래의 고객까지 포용하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열린 사고'는 필수 덕목이다. 그는 "항상 청중(audience)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노력한다"며 "청중이란 상황에 따라 고객, 타 부서, 함께 일하는 동료, 주주 등이 될 수 있으며 세상 많은 일들이 내가 중심일 때보다 상대방이 중심이 될 때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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