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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2.0 청사진]'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 SKB와 엔터프라이즈 시장 선점④데이터센터, 클라우드, AIoT 매출 고속 성장 전망…PSR로 기업가치 산정 기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2-05-30 09:14:47

[편집자주]

SK텔레콤이 SK스퀘어와 분할한 이후 홀로서기 원년을 맞았다. 수장을 맡은 유영상 대표이사는 AI&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기업으로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 'SKT 2.0'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히 '탈통신'에 몰두하는 대신 통신업을 고도화해 뻗어나갈 수 있는 5대 사업군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SKT 2.0의 청사진을 살펴보고 각 사업군의 성장 가능성과 SK텔레콤만의 경쟁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6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업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B2C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에 B2B로 영토 확장이 불가피하다. 기업을 상대로 하는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사업은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참 부족해 먹거리가 풍부하다.

SKT 2.0 비전에서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를 비롯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AIoT를 엔터프라이즈 사업 영역으로 분류한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이미 이들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췄고 글로벌 진출까지 고려하면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 기존 유무선 통신사업보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려 한다. SK텔레콤은 매출이 가파르게 불어날 미디어 및 엔터프라이즈 부문 밸류에이션을 책정할 땐 플랫폼 기업에 주로 쓰는 지표인 주가매출비율(PSR)을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데이터 니즈 폭발적 성장, 블루오션 B2B 시장에 쏠린 눈

SKT 2.0에서 말하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크게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AIoT 등 3개 영역으로 구분된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은 메타버스, VR 등 데이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5G 통신망과 IoT 네트워크를 결합한 AIoT도 산업 곳곳에서 니즈가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SK텔레콤은 2025년 국내 데이터센터 공급은 642메가와트(MW) 수준인 데 비해 수요가 652MW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30년에는 수요가 1175MW까지 커져 공급 대비 부족분이 533MW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도 2020년 2조8000억원에서 당장 올해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연평균 15%가량 성장이 예상된다. 5G 통신망을 활용한 AIoT 사업의 경우 2020년 국내 시장 규모가 26조원이었는데 2025년 38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출처=SK텔레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먹거리가 훨씬 풍부해진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2019년 540억달러에서 2025년 1310억달러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6% 정도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역시 2016년 1140억달러에서 2025년 3650억달러로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4% 수준이다. AIoT 역시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0년 2700억달러에서 2023년 6400억달러로 연평균 33%의 성장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SK브로드밴드 중심 '국내 오가닉→글로벌 인오가닉' 성장 전략 업그레이드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엔터프라이즈 사업 역시 SK브로드밴드가 성장의 중심축이다. 현재 수도권에 5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공급량은 92MW였는데 수도권과 부산권을 중심으로 생산능력(CAPA, 캐파)을 키워 2025년까지 200MW 이상으로 끌어올려 리딩 사업자 지위를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는 설비투자(CAPEX) 투자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비용 효율화가 관건인데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가산 및 분당 IDC의 경우 부동산 담보대출을 활용하거나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과 총수익스와프(TRS)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해 비용 부담을 경감했다.

올 1분기 트래픽과 사업자 수요 증가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매출은 362억원에 달했다. 1년 전 269억원과 비교하면 34.6% 성장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CEO Investors DAY 2022 행사에서 "센터 공급 확대뿐 아니라 5G 기반 엣지 데이터센터(Edge DC), MMR(Meet Me Room) 플랫폼 등 고부가 영역으로 BM을 확대할 수 있다"며 "글로벌 클라우드 제공 사업자(CSP)와 협력 기반으로 해외 진출도 가능해 2025년까지 매출 1조원 규모 사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SK텔레콤

클라우드 사업은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등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2020년 SK텔레콤이 투자한 글로벌 MSP 사업자 베스핀글로벌(BESPIN GLOBAL)을 활용해 해외에 진출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은 640억원 규모였고 올 1분기에만 28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1년 전과 비교해 3배 넘게 성장했다. 2025년에는 베스핀글로벌을 포함해 1조7000억원 수준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출처=SK텔레콤

AIoT 사업에서는 비전 AI, 랭귀지 AI, AI 반도체,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 기술·서비스와 5G, 클라우드 등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적용 산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친다. 5G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보안, 금융 등 영역에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500억원이었던 관련 매출을 2025년 4600억원으로 끌어올리려 한다.

이들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모두 합치면 유무선 통신 다음으로 매출이 크다. 2021년 1조4000억원이었던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2025년 약 4조3000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신사업에 대해 다른 기업가치 산정 방식과 멀티플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통신업에서는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성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 만큼 기업가치를 측정할 때는 EV/EBITDA를 주로 활용한다.

다만 미디어와 엔터프라이즈 사업에 대해서는 주가매출비율(PSR)을 활용해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 게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PSR은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가 매출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당장은 영업 적자를 보더라도 매출 성장이 가팔라 미래가치가 커질 플랫폼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산정할 때 주로 활용한다. 시장 선점이 중요한 산업에 적용되기에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사업에 기반한 기업가치 산정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최근 IPO를 철회한 SK스퀘어 산하 원스토어 역시 기업가치 평가 지표로 PSR을 제시한 바 있다.

유영상 대표는 "통상 기존 사업의 비중이 높으면 멀티플이 단일하게 적용돼 성장 산업 성과가 기업가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미디어 및 엔터프라이즈 사업에는 유무선 통신과 다른 기업가치 산정방식과 멀티플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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