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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I 규모의 경쟁]최초 도입 삼성운용, 150조 굴리며 전문성 확보③ALM 전략으로 퇴직연금·OCIO 선점 유리

윤기쁨 기자공개 2022-05-31 07:59:43

[편집자주]

금융그룹 내 자산운용사들이 생명·보험사를 등에 업고 덩치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보험 적립금을 운용하며 수탁고를 늘리는 한편 높은 운용 보수를 챙기며 일석 이조의 효과를 얻는다는 구상이다. 보험사별 자산 크기가 운용사 수익과 직결되면서 본격적으로 LDI(부채연계투자) 규모의 경제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벨은 적립금을 이관받은 하우스들을 자세히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에서 최초로 LDI운용본부 조직을 만들었다. 최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의 전폭적인 지지로 자체 운용 역량을 적극 키웠다. 타 운용사보다 큰 관리자산 규모와 긴 업력이 최대 강점이다.

2015년 1월 신설된 삼성자산운용의 LDI사업본부는 △국내채권팀 △해외채권팀 △주식팀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국내채권팀 △해외채권팀 △주식팀 △외환전략팀 등 4개팀에서 지난해 한 곳이 줄었다. LDI사업본부장은 1970년생 박민재 상무가 맡고 있다. 박 상무는 삼성생명에서 2020년 삼성운용으로 넘어왔다.

올해 7년차인 LDI사업은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보험사 고유계정 자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일임 규모는 △2020년 139조원 △2021년 145조원 △2022년 150조원으로 커졌다. 계열사 자금이 투자일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84%에 육박한다.

보험 자산 특성상 부채와 자산 만기를 맞춰야하기 때문에 국내채권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 실제 자산별로는 국내채권이 약 86%, 해외채권이 13%, 주식이 1% 내외로 알려져있다. 이외에도 통화스왑, FX(외국환) 등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위험회피)하고 있다.

◇삼성생명 업고 LDI 전문성 확보, 장기투자 강점

계열사 도움으로 장기간 전문성을 쌓아오면서 삼성자산운용은 퇴직연금과 OCIO(외부위탁운용)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퇴직연금과 OCIO 모두 최근들어 급격히 팽창하는 시장으로 올해를 기점으로 운용사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의 LDI사업본부는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전략을 활용하는게 특징이다. LDI(부채연계투자) 전략처럼 장기 투자 성과를 노린다는 건 똑같지만, LDI가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만기)에 초점을 둔다면 ALM은 금리 리스크 관리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보다 까다롭다. 부채와 자산이 금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방식이다.

ALM 전문성을 바탕으로 삼성운용은 다양한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최근 산재보험기금의 OCIO 주관 운용사로 최상위 등급을 획득한 배경에는 ALM 운용 경험이 꼽힌다. 사회보험성기금 특성에 맞춰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할 수 있고 최적화된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외에도 기관 수요를 겨냥한 상품들도 출시하고 있다. 장기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법인이나 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삼성LDI미국투자적격장기채권', '삼성LDI미국투자적격중단기채권' 등도 론칭해 운용하고 있다. ALM 전략을 바탕으로 장기 우량채에 투자해 수익을 제고하는 상품들이다.

◇미래에셋 ETF 턱밑 추격, LDI로 '퇴직연금·OCIO' 선점

현재 삼성운용의 투자일임 비즈니스에서 LDI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위탁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일임 계약고는 2020년 165조원, 지난해 175조원, 올해 180조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투자일임 수수료도 141억원, 153억원, 171억원으로 동반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부문에서 턱밑까지 추격해오면서, 장기투자에 강점을 가진 삼성운용은 퇴직연금과 OCIO 시장 선점에 가속도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25일 기준 삼성운용의 운용자산은 296조원으로 미래에셋운용의 152조원 대비 2배 가까이 격차를 벌리고 있다. 그러나 ETF의 경우 각각 30조8333억원, 26조901억원으로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계열 보험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만큼 해당 분야에서 몸집을 불려나갈 전망이다. 특히 오는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될 경우 자체 LDI 및 ALM 트랙레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국내 최초로 LDI 전략을 활용한 DB솔루션을 개발해 DB형 연금자산 운용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선보이는 등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향후에는 LDI를 활용한 성과분석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DB형 퇴직연금 특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TDF(타깃데이트펀드) 라인업 확장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재 '삼성한국형TDF2020', '삼성한국형TDF2030', '삼성한국형TDF2040', '삼성한국형TDF2050', '삼성ETF를담은TDF2030', '삼성ETF를담은TDF2040', '삼성ETF를담은TDF2050' 등을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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