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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팔리는데' 1조 투자한 스틱인베, 안전장치가 없다 일진머티리얼즈 해외 자회사에 직접 투자…"통상적 계약 원칙 따랐을 것"

서하나 기자공개 2022-06-02 08:12:1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1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지난해 해외 자회사에 1조원을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스틱은 일진머티리얼즈 매각과 별개로 투자 자산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자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과정에서 모회사 대주주 변경에 따른 별도의 엑시트(Exit)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1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에 약 1조원을 투자한 주요 재무적 투자자(FI)지만 이번 허재명 의장의 경영권 매각과는 다소 무관하다. 모회사가 아닌 해외 자회사에 직접 투자한 거래 방식 때문이다.

스틱은 지난해 8월 일진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IMM테크놀로지에 1조원을 투자했다. 투자금은 IMM테크놀로지를 통해 일진머티리얼즈가 추진하고 있는 헝가리·스웨덴·미국 내 등 동박(얇은 구리막) 생산 공장 건립 재원으로 사용하는 조건이었다. 이 과정에서 IMM테크놀로지 지분 15%가량을 취득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스틱은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주목해 과감한 베팅을 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동박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만들 때 쓰이는 핵심 소재다. 또 일진머티리얼즈의 전세계 동박 점유율은 1·2위를 다툰다. 2019년 IMM테크놀로지가 발행한 6000억원 규모 영구전환사채(CB) 인수까지 포함해 총 2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PI첨단소재, 넥스플렉스 등 다양한 M&A를 추진하던 일진머티리얼즈가 돌연 매각 대상이 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 매각은 업계는 물론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도 미처 보고받지 못했을 정도로 긴박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론적으로 스틱은 이번 매각과 무관하게 주요 FI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투자 당시 계약서상 모회사인 일진머티리얼즈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이나 동반매도요청권(드래그얼롱) 등 안전장치를 걸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전기차와 2차전지 핵심소재 분야 성장 잠재력이 여전한 만큼 무리해서 자금 회수에 나설 이유도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적으로 자회사에 투자하면서 모회사 대주주 변경에 대한 조건은 달지 않는 만큼 스틱도 계약서 작성시 일반적인 원칙을 따랐을 것이라는 게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모회사 지분 투자였다면 당연히 태그얼롱이나 드래그얼롱 등 엑시트 장치를 마련했겠지만 자회사 투자에서 모회사 지분 변경에 대한 조건을 달지 않는 게 통상적"이라며 "이 경우 대주주 지분 구조에 관해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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