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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기 '장기CP' 등장, 주인공은 '삼성카드' 한국증권 주관…여전채 시장 잠식·왜곡 우려도 나와

이지혜 기자공개 2022-06-07 07:26:3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1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카드가 기업어음(CP) 장기화에 앞장서고 있다. 10년물짜리 장기CP를 발행하면서 종전 7년 만기 장기CP의 기록을 깼다. 금리인상기가 이어지면서 여신전문금융사채권(여전채)을 발행하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30일 장기CP를 모두 52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2년 2개월물 2200억원, 2년 9개월물 1000억원, 2년 11개월물 1000억원, 10년물 1000억원 등이다.

10년물 장기CP는 사상 처음 발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된 장기CP 잔량 중 최장기물은 종전까지 7년 6개월물이었다.

이 역시 삼성카드가 올해 2월 발행한 것으로 모두 1500억원 규모다. 이때문에 삼성카드가 CP 만기 장기화에 앞장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여전채 대신 장기CP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10년물 장기CP의 최종 할인율은 3.3%다. 30일 기준 삼성카드의 개별민평금리가 4%를 넘은 점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삼성카드가 최근 발행한 10년물 여전채 금리도 4.26%에 이른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투자자 수요에 맞추기 위해 10년물 장기CP를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행되는 장기CP의 주요 투자자군으로 보험사 등이 거론된다. 장기CP는 할인채 방식으로 발행되기에 회사채보다 실제 수익률이 높아 보험사가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증권사 신탁계정도 주요 투자자군으로 꼽힌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신탁 계정 등에서 CP를 편입해 기대수익률을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카드가 장기CP를 쏟아내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전사나 투자자들이 CP에 관심을 쏟을수록 여전채 시장을 잠식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여전채와 달리 장기CP는 크레딧 리스크가 금리에 반영되지 않아 자본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흐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카드가 올 들어 장기CP를 발행할 때마다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장기CP는 형식이 공모라도 자금 주선 과정이 사모나 다름없다"며 "대표주관사가 사실상 투자자를 확보해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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