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금리상승에 시장성 조달 위축, 등급 양극화도 심화[DCM/Overview]전년 동기 대비 발행 20% 감소…'A등급·장기물' 자취 감춰
강철 기자공개 2022-07-01 09:10:03
이 기사는 2022년 06월 3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상반기 공모 회사채 발행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지속되는 금리 상승이 유발한 수급 불안정이 전체 발행 규모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금리 추이를 감안할 때 감소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수급 불안정은 등급별 발행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AA등급 이상 우량채는 금리가 급등하는 와중에도 손쉽게 목표액 조달에 성공했다. 반면 A등급 기업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리테일 수요로 간신히 미매각을 면할 정도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2분기 발행 최근 5년래 최소
더벨이 집계한 2022년 상반기 국내 공모채 발행액은 총 74조2455억원이다. 87조510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회사채 성수기로 통하는 2분기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발행액은 최근 5년래 최소인 34조7800억원에 그쳤다.
종류별로 일반 회사채(SB) 34조5390억원, 여전채(FB) 32조9396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6조7669억원이 각각 시장에 나왔다. 일반 회사채, 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 모두 2021년 상반기 대비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유례없는 금리 상승이 발행 감소를 유발했다. 한국은행은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했다. 그 결과 2월 1.25%였던 기준금리가 불과 석달만에 1.75%까지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AA- 등급 회사채 3년물의 금리는 1월 2.4%에서 6월 4.3%로 치솟았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기발행 채권의 대규모 평가손실로 이어졌다. 손실은 주요 기관의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실제로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시장의 큰손은 투자 프로세스를 보다 엄격하게 통제하는 식으로 회사채 매입을 최소화했다.
처음 보는 금리에 당황한 발행사도 시장성 조달을 자제했다. 많은 기업이 보유 현금이나 금융권 대출을 통해 차입금 만기에 대응했다. 화학, 정유, 철강 등 대규모 시설자금이 필요한 일부 업종 외에는 회사채 시장 모니터링도 하지 않았다.
금리 변동성은 ESG채권 시장도 빠르게 축소시켰다. 2022년 상반기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의 발행액은 총 10조6200억원에 그쳤다. 16조6950억원에 달했던 전년 동기 대비 60% 수준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2% 수준이던 회사채 금리가 불과 6개월 사이에 4~5%로 치솟다보니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가격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기관의 경우 채권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에 신규 매입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6월의 추이를 감안할 때 채권 금리가 하반기에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일부 존재한다"며 "다만 물가를 비롯한 다른 경기 지표에 영향을 받는다면 지금의 불안정한 장세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A등급 회사채 자취 감춰
금리 상승이 유발한 수급 불안정은 신용등급별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2022년 상반기 A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의 발행액은 63조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큰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A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9조원에 그쳤다.
변동성을 우려한 기관 투자자는 A등급 회사채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사실상 배제했다. 이로 인해 A등급 발행사가 입찰에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리테일 수요로 간신히 모집액을 채우거나 미매각을 겪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감지한 A등급 발행사는 2분기 들어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사모채, 금융권 차입 등으로 조달 루트를 선회했다. 실제로 2분기에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A등급 기업은 해태제과식품과 NS쇼핑 정도였다. 6월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시장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우량 기업은 변동성 장세에서도 입찰을 할 때마다 1조원에 육박하는 수요를 모았다"며 "주요 기관의 경영진이 A등급 회사채 매입을 사실상 금지시킨 탓에 AA등급으로의 쏠림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등급 양극화와 더불어 단기물 선호도 심해졌다. 상반기 3년 이하 단기물의 발행 비중은 약 86%로 지난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2021년 20%에 육박했던 5년 이상 장기물의 비중은 2022년 12%로 떨어졌다.
기업은 발행 때마다 트랜치에서 3년물의 비중을 대거 높이며 금리 변동성 리스크에 대비했다. 발행 전 기관 투자자 수요 조사에서 단기물 선호가 압도적으로 높았던 점도 감안했다. 기관 투자자는 불안정한 금리와 수급으로 인해 직면할 수 있는 수익률 리스크를 짧은 만기로 헤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3년물의 금리가 5년물을 역전할 정도로 장기물과 단기물의 금리 스프레드가 역대급으로 플랫해졌다"며 "7년 이상 장기물의 최대 수요자인 보험사마저 단기물 입찰에만 참여하는 것은 현재 업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