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특수, 방산 다시보기]빨라지는 LIG넥스원의 해외 보폭⑧올해 수주 잔고 10조원 넘을 것으로 추정
이호준 기자공개 2022-07-04 09:02:18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을 외치며 성장한 국내 방산업체들은 최근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장기화한 교전으로 군수물자 수요가 늘면서 국내 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업계는 전쟁 물자 공급에 머물지 않고,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 산업에도 도전한다. 더벨이 미래 수요 창출을 위해 뛰고 있는 방위산업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30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의 눈은 해외시장에 꽂혀 있다. 크게는 두 가지 배경 때문이다. 하나는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한창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볼 수 있듯 불안정한 외적 정세로 인한 무기 수요 증대다.비교적 뒤늦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LIG넥스원 역시 내수시장을 넘어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한국 무기 수출 역사에 족적을 남긴 천궁을 수주하는가 하면, 변화하는 무기체계 기술에 발맞춰 유도무기 고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 2004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LG이노텍의 시스템사업부(방산)가 분사해 출범한 방산업체다. 각종 유도무기 체계 장비와 탐색기, 지상·해양용 레이더, 무인기 지상지휘통제체계 등 다양한 군수 물자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LIG넥스원은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다. 국내 정밀 유도무기와 레이다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확립하고 있었지만 해외 수출 비중은 매년 쪼그라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222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내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95.5%(1조7395억원), 해외 수출은 4.5%(826억원)다. 주요 거래처는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내 기관들이다.
2016년 이후 전체 매출에서 매년 두 자릿수를 넘겼던 해외 수출액 비중은 2018년(15%), 2019년(12.8%)과 2020년(10.0%) 그리고 지난해(4.5%)까지 매년 감소했다.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액 역시 확 줄었다. 2018년 2206억원이던 무기 수출액은 2019년과 2020년, 2021년 각각 1861억원, 1605억원, 826억원으로 감소했다.
주요 무기 수입국과의 신규 계약 감소, 장기 프로젝트의 분할 발주, 장기간 공들여온 고정형 장거리 레이더 사업 중단 등 여러 요소가 겹친 탓이었다. 방위산업의 특성상 장부에 기입하지 않는 금액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국내 방산업체들 중에서 수출 비중이 한 자릿수인 곳은 LIG넥스원이 유일했다.
LIG넥스원은 2012년에서야 핵심 제품인 유도무기를 본격 수출할 만큼 해외 시장에 대응한 역사가 짧다. 2004년 출범 후 내부 정비에 시간이 소요된 탓에 다른 국가들 사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수 없었다는 평이다.
LIG넥스원도 변화를 모색 중이다. LIG넥스원은 중동, 중남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2020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사무소를 설립하면서 무기 수출에 많은 수요가 발생하는 중동 영업망을 강화했다. 여기에 매년 국제 방위산업전시회 IDEX 등에 참여하며 현지 마케팅도 이어가고 있다.
변화하는 유도무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개량에도 주력하고 있다. 유도무기 분야 내 트렌드는 장사거리 무기와 첨단유도무기에 대한 방어체계에 집중되고 있다. 차량・함정・항공기 탑재가 가능하고, 지상・해상・공중의 다양한 표적에 대한 정밀타격이 가능한 유도무기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LIG넥스원이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2조6000억원가량의 수출 계약을 따낸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가 대표적이다. '천궁Ⅱ'는 UAE 영공에 탄도탄이나 항공기 공격이 포착되면 이를 탄도탄으로 요격해 무력화시키는 방어체계다. LIG넥스원이 탄도탄 개발을 맡았는데 선진국 수준의 지상발사 유도무기라는 평가다.
여기에 LIG넥스원이 개발한 함정을 위협하는 대함유도탄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해궁', 보병용 중거리유도무기 '현궁', 소형 고속함정 위협에 대응하는 해안 방어용 유도무기 체계인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등이 향후 시장 선도형 정밀타격 무기체에 속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유도로켓인 '비궁'은 국내 유도무기 최초로 미 국방성이 주관하는 성능 검증 프로그램에서 통과했다"라면서 "이같은 무기들은 다양한 국가에 수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은 올해 해외 수출 비중을 더 끌어올려 신규 수주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 LIG넥스원의 수주액은 7조9212억원이다. 곧 8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아직 수주잔고에 반영되지 않은 '천궁Ⅱ’를 고려하면 올해 말 수주액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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