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산파 CIS, 사업확대 발판은 '해외수주력' 노스볼트 등 글로벌업체 장비 납품, 美·전고체 소재시장 공략 속도
이민우 기자공개 2022-07-06 13:17:4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이차전지 공정장비 기업인 씨아이에스(CIS)가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 등을 고려해 현지법인 등록 절차를 밟는 등 북미 이차전지 공정장비 수요 대응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전고체 전지 관련 소재·장비사업도 부지 매입 후 생산라인 구축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기틀을 짠다.CIS는 중소기업이지만 삼성SDI부터 노스볼트, 얼티엄셀즈 등 국내외 유수 이차전지 기업과 공정장비 수주계약을 맺었다. 특히 해외수주 비중을 높이며 이차전지 공정 환경이 이미 조성된 국내를 벗어나 해외 신규 고객사를 늘려가고 있다. 해외수주는 내수보다 단가와 규모 면에서 월등한 이점이 있다. 해외수주를 전체 매출의 90% 수준으로 늘려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에서 생산되는 이차전지의 산파로 자리매김했다.
◇해마다 성장하는 해외실적, 신규 수주·기술력 기반 단가 이점 높아
CIS의 해외수주 실적은 해마다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2019년 618억원에 불과했던 해외수주 매출은 지난해 911억원, 지난해 1186억원까지 늘었다. 전체매출 가운데 해외수주 비중도 2019년 61.4%에서 작년 89.3%를 기록해 내수를 압도했다. 해외수주 계약건수도 동기간 113건에서 203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차전지 공정장비의 해외수주는 내수보다 단가와 계약규모 면에서 이점이 있다. 주요 시장인 유럽 소재기업이 비야디(BYD) 등 아시아 기업에 대항해 공장 개설에 적극적인 덕분이다. CIS 관계자는 "국내 소재기업의 배터리 공장은 신규 라인을 셋업하는 곳이 많지 않아 마진율 등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해외는 초도 라인 개발이나 신규 라인 증설을 원하는 고객사 위주라 단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거대상사 DJK와 함께 세운 합작법인(JV) DC에너지 GmbH(DCE)도 해외수주 확장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 CIS는 규모가 작은 탓에 이름을 알리지 못한 시장도 많다. 따라서 몇백억 단위 대규모 수주 시 이행·하자보증 요청 등이 발생하는데 DCE는 이런 리스크를 완화하고 영업망도 대신했다. 지난 4월 진행된 영국 이차전지 기업 브리티쉬볼트에 대한 1133억원 수주 역시 DCE를 거친 계약이다.
단순히 해외수주 규모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주력인 캘린더 실적도 우수하다. 캘린더는 전극을 압연해 단위면적당 밀도를 높이는 장비다. 성능과 안정화에 큰 영향을 미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데 1.5미크론(um) 안팎 미세한 편차로 두께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CIS의 캘린더 수출은 2018년 123억원에서 작년 894억원 까지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1.3um 편차 정밀기술 개발에도 성공해 경쟁력 수준을 더 높였다.
◇美 시장·5조 전고체 사업 도전, 기업 미래 포트폴리오로 육성
해외수주 실적 상승으로 자금 여유가 생긴 CIS는 미국과 미래 전고체 시장 공략에도 도전한다.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로 인해 재무제표상 손실이 기록되는 중이지만 CB 전환인 만큼 보유현금 타격은 없이 오히려 안정화된 상태다. 최대주주였던 SBI인베스트먼트 등의 지분매각 이슈도 떠오르면서 국내 이차전지 관련 대기업의 투자도 점쳐진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전환사채도 나머지 450억원 상당만 잔존한 상태로 현금흐름이 타이트한 징후 등은 없다"며 "추후 자금이 필요하면 금융기관에 조달해도 되고 최근 이슈가 된 최대주주 변경처럼 더 큰 투자금을 보유한 파트너의 지원을 받는 방법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금부담을 덜어낸 CIS는 미국 현지 고객사의 AS 등 대응을 위한 법인도 최근 설립해 법적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미국시장에서는 이미 제너럴모터스(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이차전지 JV인 얼티엄셀즈에 2020년부터 총 350억원 규모 계약을 수주한 상태다. 얼티엄셀즈의 이차전지는 쉐보레·GMC 등 GM 대다수 브랜드 전기차에 사용된다.
꾸준히 기술 개발을 진행한 전고체 전지 소재·장비사업도 가시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전지에 사용되는 고체전해질 수요 규모는 2030년 5조에 육박할 전망이다. CIS는 5kg급 고체전해질 생산능력(CAPA)를 늘릴 수 있는 고체전해질용 소재 분산밀링장비 등을 비롯한 전고체전기 관련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추후 전고체전지 시장 개막에 대비한 생산라인도 착공에 들어갔다. 작년 매입한 대구 STX 공장부지에 고체전해질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CIS측은 정확한 준공시점을 밝힐 수는 없지만 테스트 공정 등 추후 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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