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AI 기업 비전 다지고 기후변화로 눈 돌렸다 [지속가능경영 리뷰]5G 리더십 강화→'신성장동력 육성'…탄소 감축 등 RE100 이행 가속화 방점
이장준 기자공개 2022-07-07 10:13:53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5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 탐험가(New World Explorer).' SK텔레콤이 최근 발간한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제목이다. 1년 전에는 '새로운 미래로의 전환(Transforming the new Future)'을 타이틀로 내세웠다.'SKT 2.0' 비전과 접목해 인공지능 및 디지털인프라(AI&Digital Infra) 서비스 회사로 정체성을 담았다. 핵심 이슈에 5G 리더십 강화 대신 AI·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통한 신성장동력 육성이 포함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와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을 핵심 이슈로 편입했다. SK텔레콤은 통신업계에서 가장 먼저 'RE100'에 가입하고 탄소중립 행보에 앞장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은 이후 본보기가 되기 위해 에너지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SKT 2.0' 비전 따라 달라진 정체성 반영
SK텔레콤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1(SK Telecom Annual Report 2021)'을 통해 중대성평가 결과 주요 이슈 총 29개를 선정했다. 그중 핵심 이슈 4개와 보고 이슈 11개를 추려냈다. △Core ICT 포트폴리오 고도화 △AI&Digital Infra 구축(신성장동력 육성) △개인정보 관리 강화 △기후변화 대응 등 4개가 핵심 이슈로 선정됐다.
핵심 이슈는 1년 전과 사뭇 달라졌다. 당시에는 △NEW ICT(미디어, S&C, 커머스, 모빌리티) 포트폴리오 고도화 △5G 리더십 강화 △개인정보보호 △고객가치 혁신 등이 핵심 이슈였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하면서 New ICT 포트폴리오에 해당하는 보안(SK쉴더스)이나 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는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기존 통신업을 한층 고도화해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핵심 이슈를 새롭게 선정했다.
유영상 대표가 발표한 SKT 2.0 비전에서는 SK텔레콤의 업(業)을 크게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아이버스(AIVERSE, AI+un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등 5가지로 새로 정의했다. 여기서 신성장동력은 아이버스와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부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AI는 가장 사활을 걸고 있는 사업 분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한국어 AI 비서 '누구(NUGU)'를 출시했고 이후 집(B tv), 자동차(TMAP), 커뮤니케이션(T전화)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 5월에는 AI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할 B2C 플랫폼 '에이닷(A.)'도 선보였다. 초대형 AI 기반의 언어 생성 모델 'GPT-3'를 기반으로 고객에 맞춘 개인화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된다.
또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자체 개발하고 분사하기도 했다. 기존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비교해 속도가 빠르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고 저렴해 자본적지출(CAPEX) 등 측면에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지난해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도 꾸준히 성장세다. 올 3월 기준 가입자 수 554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35만명을 달성했다. 이프랜드 내 인플루언서 그룹인 '이프렌즈(ifriends)'를 육성하는 등 MZ세대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10년을 책임질 핵심사업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을 육성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과 UAM 사업화 업무협약을 맺고 K-UAM의 상용화 작업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항공교통 통신 네트워크 모델 구축과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에 주안을 두고 있다.
◇2050년 RE100·Net Zero 목표 드라이브
새롭게 추가된 핵심 이슈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도 눈에 띈다. 이미 2020년 통신업계 최초로 기업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하고 이듬해 이행 계획도 제출하면서 업계 ESG를 선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2030년까지 65%, 2050년까지 10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RE100 달성 선언 이후 이 이슈를 새로운 규제에 해당하는 기후변화 위험으로 인식하고 지속 관리하려 한다.
또 파리협정에 따른 1.5℃ 목표 달성을 위해 넷 제로(Net Zero) 달성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30년에 2020년 대비 직·간접 배출량(Scope1·2)을 47.7% 줄이고 재간접배출량(Scope3)을 22.3% 줄이는 게 목표다.
작년 5월 SK텔레콤은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기존 이사회 산하 기업시민위원회 기능을 확대한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여기서 기후변화 리스크 감독과 관련된 최종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는 기후변화와 환경경영 관련 이슈를 최고법률책임자(CLO)가 관리하고 있다. 현재는 박용주 CLO가 ESG 담당으로서 이를 관리하고 주요 이슈가 발생하면 CEO에게 보고하는 체계를 갖췄다.
다만 작년에는 ESG 평가 측면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SK텔레콤의 환경 부문 등급을 2020년 A+에서 이듬해 A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1년 새 전체 ESG등급도 A+에서 A가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투자가 한창인 시점이기에 전국에 기지국을 깔고 운영하며 전력 사용량이 늘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기후변화 대응을 핵심 이슈로 설정한 만큼 머지않아 본래 등급 수준으로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을 강조해온 최태원 SK 회장이 최근 SK텔레콤 미등기 임원으로 오면서 중요도가 커질 수 있다. 최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겸하기에 다른 기업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친환경 행보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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