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변신]첫 동박 양산, 생산량 문제 없을까②동박 6만t 생산 증설 부지 확보...배터리3사 및 해외업체 접촉 중
이호준 기자공개 2022-07-08 07:38:39
[편집자주]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2차전지 소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엔 원료를 생산하는 철강·비철금속 기업들도 포트폴리오를 발전시켜 2차전지와 연관 지으려 노력 중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고려아연이다. 국내 1위 아연 생산 업체인 고려아연은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업계 최고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2차전지 소재 분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는 고려아연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5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들어 2차전지 분야만큼 규모의 경제가 부각되는 산업도 없다. 배터리가 만들어지는 족족 팔리니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 주요 밸류체인 업체들은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인 증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려아연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고려아연은 올 10월 동박 1만3000톤(t) 양산을 시작으로 향후 생산 규모를 최대 5만t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추후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유럽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캐파나 증설 계획만 보면 경쟁 업체들에게 크게 밀리는 모양새다.
◇동박 3사보다 낮은 수준의 생산수준
2차전지 소재 진출로 느낄 수 있는 이점 중 하나는 밀려드는 수요다. 너도나도 배터리 소재를 더 달라는 상황에서는 수익성 확보가 용이하다. 특히 전기동을 자체 조달하는 고려아연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이 같은 기대감이 더 컸을 수 있다.
전제 조건은 고려아연이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SK넥실리스, 일진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등 국내 주요 동박 업체들은 공격적인 증설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이야 고려아연이 원가절감 측면에서 앞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고객 확보, 원가절감 측면에서 뒤처질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고려아연의 캐파는 다른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10월 첫 양산에 들어가는데 연간 1만3000t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5만t까지 캐파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계획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힌 건 아직 없다.
이에 반해 경쟁업체들의 증설 계획은 꽤나 구체적이다. 국내 동박 생산 1위인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6만t의 캐파를 기록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공장 등 현재 증설 중이거나 향후 계획 등을 감안하면 2025년 일진머티리얼즈의 캐파는 2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 1위 SK넥실리스의 캐파 확대 속도는 더 가파르다. 일진머티리얼즈보다 8000t가량 낮은 5만2000t 규모인데, 2025년까지 증설을 거듭해 25만t까지 캐파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만5000t의 캐파를 달성한 솔루스첨단소재의 경우 1,2위와는 격차가 있는 모습이다. 다만 헝가리 생산공장을 3공장까지 확대하는 등 2025년 10만5000t의 캐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동박 시장에서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보다 중요한 게 바로 생산 능력"이라면서 "지금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사 입장에서는 여러 요인을 고려하기보다 일단 캐파를 확인하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객사 요청에 따라 해외 투자 진행
고려아연이 2차전지 분야에서도 업계 최고가 되겠다고 선언한 만큼 회사도 1만3000t이라는 캐파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고려아연은 향후 5만t으로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과 함께 캐파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해외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일단 고려아연은 국내에선 증설을 위한 부지 선정을 마쳤다. 연간 6만t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부지를 온산공단 근처에 확보했다. 이 부지는 온산 제련소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원재료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노하우를 바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위치적인 장점이 있다.
1만3000t의 동박 양산을 진행하면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이 부지에 추가적인 공장 건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고려아연은 매출처 확보 차원에서 국내 배터리 3사와 일부 해외 전기차 업체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제품을 생산하고 고객사들과 품질 인증 절차 등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증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안정적으로 동박을 뽑아내기까지의 과정이 어려운 것이지 진입 장벽을 넘어 실제 양산에 들어가게 되면 사업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라며 "온산 부지를 통한 국내 증설이 우선이지만 사업적으로 필요하다면 유럽 지역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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