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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강업 줌인]건강한 '오너2세' 허재철 회장, 후계구도는③최대주주 허 회장 지분율(9.36%) 그대로, 이양 움직임 전무…사측 "승계 관련 미정"

유수진 기자공개 2022-07-13 07:43:15

[편집자주]

대원강업은 해방 직후 설립돼 80년 가까이 자동차용 스프링과 시트사업에 집중해 온 부품사다.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태다. 오너2세 허재철 회장이 고령(올해 76세)인 만큼 머잖아 승계가 본격화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더벨은 변화를 앞둔 대원강업을 다각도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에서는 오너가 탄탄한 지분율을 바탕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창업 초기 비상장일 때는 물론이고 기업공개(IPO)를 하더라도 몇명의 오너일가가 지배력이 보장되는 수준의 지분을 보유한다. 혹시 모를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고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대원강업은 다소 이례적인 케이스다. 최대주주이자 경영을 총괄하는 허재철 회장의 지분율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친인척 30여명이 특수관계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지분구조가 복잡하다. 자연히 지분도 분산돼 있다. 허 회장이 올해 76세로 후계구도 윤곽이 드러날 때가 됐지만 여전히 안개속이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형제경영으로 성장, 허재철 회장 17년째 경영 총괄

대원강업(옛 대한철강)은 고 허주열 명예회장(1913년생)과 고 허송열 명예회장(1921년생) 형제가 동업자 고 허백 명예부회장과 합심해 세운 회사다. 이후 대원강업을 중심으로 대원산업과 대원총업, 삼원강재 등을 세워 하나의 기업집단을 이루고 있다.

주열·송열 형제의 막내동생 허수열 명예회장(1924년생)은 1968년 설립된 계열사 대원산업을 맡아 경영에 합류했다. 초창기 지분은 삼형제를 중심으로 나눠졌지만 2대를 거쳐 3대로 내려오며 점점 분산됐다.

후손들은 공동창업주의 뜻을 받들어 다툼없이 회사를 키웠다. 오늘날 대원강업이 9개의 종속회사와 3개의 관계회사를 갖춘 어엿한 중견기업이 된 배경에는 이같은 형제경영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독립경영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 대원총업은 허주열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재무 대표가, 대원산업은 허수열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재건 회장(대표)이 각각 이끌고 있다.


모태인 대원강업은 허재철 회장이 총괄하고 있다. 허송열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2세다. 2006년 회장에 취임했으니 올해로 17년차다. 사실 '2세 경영'의 포문을 연 건 허주열 명예회장의 장남 허재문 사장이다. 1988년 취임했으나 3년 뒤 갑작스럽게 작고했다. 이후 경영권이 전문경영인 고 허영준 명예회장을 거쳐 허재철 회장에게 넘어왔다.

1947년생인 허 회장은 한국나이 76세다.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후계자를 낙점하고 승계 절차를 준비할 때가 됐단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회사 내부 분위기는 느긋하다.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도 않는다.

허 회장이 활발하게 경영활동에 참여하는 등 건재한 모습이다. 현재 대원강업 뿐 아니라 삼원강재 회장(대표이사)과 대원정밀공업 회장도 맡고 있다. 주요사안을 직접 챙기고 결재하는 등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끈다.

◇경영권·지분 이양 움직임 없어…사측 "승계 관련 미정"

눈에 띄는 지분 이동도 없다. 최대주주인 허 회장의 지분율은 9.36%로 2020년 이래 2년째 그대로다. 승계를 생각한다면 후계자에게 주식을 증여하거나 매각해야 하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때마다 매입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하던 2020년에도 주가 방어 차원에서 일부 사들였다.

통상 재계에서는 경영권 및 지분 이양을 승계의 두가지 요소로 본다. 후계자가 경영권 확보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지분 취득까지 마쳐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만 내외부 변수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부품업계에서는 대원강업의 후계구도가 불투명한 이유로 허 회장이 슬하에 딸만 두고 있다는 점을 꼽기도 한다. 특히 이들은 회사에 적을 두지 않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장녀 승원씨와 차녀 수원씨, 삼녀 수연씨 모두 대원강업 지분율이 1.3%, 1.85%, 0.3%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승계가 직계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대원강업 측은 아직 승계와 관련해선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안팎에선 오너일가가 '장수DNA'를 보유하고 있어 허 회장이 계속 경영을 이어갈 거란 반진반농(半眞半弄)도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허 회장의 숙부인 허수열 대원산업 명예회장(오너 1세)이다. 그는 1924년생으로 올해 99세지만 여전히 정정하다. 회사 경영을 직접 맡고 있진 않지만 종종 출근을 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선 결재도 한다. 그에 비하면 76세인 허 회장은 아직 젊다는 얘기다.

대원강업 관계자는 "허 회장이 건강하고 정정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며 "승계와 관련해선 전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3대주주' 허승호 의장 '유력'

다만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있다. 허승호 이사회 의장이다. 허주열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허재철 현 회장의 당질(사촌형제의 아들)이다. 허 의장의 지분율은 5.72%로 특수관계인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 기준으론 허 회장과 현대홈쇼핑(7.67%)에 이은 3대주주다. 많다고 볼 순 없지만 의미가 없지도 않다. 허재무 대원총업 대표 등 나머지 특수관계인들은 모두 2% 미만이다.


허 의장은 허영준 회장, 허재철 부회장 체제였던 1990년대 후반 사장에 선임된 것으로 알려진다. 전자공시시스템상 확인 가능한 가장 오래 전인 1999년 이미 사장이었다. 1998년 말 기준 지분율 5.34%로 개인 최대주주기도 했다. 허 회장보다 지분이 많았다. 이때 사실상 '3세 경영'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당시 허 의장은 허영준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후 계속 이사회 활동을 이어왔다.

지금도 사내이사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2020년 재선임됐고 내년 임기만료 이후로도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말까지 각자 대표이사(수석부회장)로 활동했으나 작년 3월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며 사임했다. 중국 북경대원과 강소대원 동사를 맡고 있고 대원아메리카와 대원인디아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다만 지분 확대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기본적으로 주식을 매입해야 하지만 오히려 지난 5월 네 차례에 걸쳐 10만주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분율이 5.88%에서 5.72%로 줄었다.

최근 지분 확보에 나선 인물은 허재철 회장의 차녀 허수원씨다. 수원씨는 6월14일 3만6000주를 매입한데 이어 7월7일 2만주를 추가로 샀다. 지분율이 1.76%에서 1.85%로 늘었다. 하지만 아직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허 의장을 제외하면 허재철 회장의 동생이자 대원강업에서 해외법인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허재웅 사장도 눈여겨볼 만한 인물로 꼽힌다. 허 사장 역시 사내이사로서 회사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분은 1.61% 수준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대원강업이 2대를 거쳐 3대로 내려오는 기업인데다 허 회장이 딸 밖에 없다보니 승계와 관련해 허 의장과 연결짓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며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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