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카본의 변신]LNG보냉재 잔고 사상최대...실적은 내년부터②작년 수주잔고 전년대비 70% 늘어 신기록… 대우조선해양도 고객사 맞이 준비
강용규 기자공개 2022-07-19 08:08:42
[편집자주]
한국카본은 국내 복합소재사업을 대표하는 회사다. 오너 2세 조문수 회장의 지휘 아래 레저용 소재 중심회사에서 LNG보냉재 등 산업재 분야의 선도회사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자동차부품과 항공우주부품 등 신사업의 본격화를 통해 또 한 번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변신을 거듭하며 성장하는 한국카본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카본의 LNG보냉재 수주잔고가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LNG선 호황 사이클을 맞아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가 늘면서 한국카본에 보냉재 주문이 밀려드는 것으로 분석된다.조선사의 선박 수주와 기자재 발주의 시차를 고려하면 한국카본의 보냉재 수주 호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감 확보 전망이 밝은 만큼 시장에서는 수주잔고의 실적 전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천연 가스를 액화하려면 섭씨 -162도로 냉각해야 한다. 이렇게 액화한 LNG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이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보냉재로 감싸야 한다.
한국카본은 2021년 말 기준으로 LNG보냉재(화물창 패널) 수주잔고가 6억8632만달러로 집계됐다. 연말 기준 역대 최대규모 잔고다. 기존 기록은 2020년 말의 4억440만달러, 그 이전 기록은 2018년의 3억4726만달러였다. 최근 4년 동안 3번의 기록 갱신이 이뤄진 것이다.
올들어서는 1분기에 수주를 따내지 못했다. 잔고는 6억4725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5.7% 줄었다. 다만 2분기 말 기준으로는 잔고가 다시 기존 기록을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카본은 앞서 6월 2건의 보냉재를 수주소식을 공시했다. 합쳐서 1억8500만달러 규모로 올해 또 한 번의 기록 갱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국카본의 보냉재 수주 호조는 글로벌 LNG운반선과 LNG추진선 등 LNG선의 발주 증가세와 맞닿아 있다. LNG선은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시장을 지배하는 분야이며 한국카본은 3사 중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LNG보냉재는 한국카본 매출의 70% 안팎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인 만큼 수주 호조는 곧 미래의 실적 호조다. 실제 한국카본의 연말 기준 LNG보냉재 수주잔고와 매출은 대체로 비례 관계를 보인다. 다만 현재 잔고가 당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카본 관계자는 “보냉재 수주잔고가 과거 대비 크게 늘기는 했지만 이는 조선사들이 과거 인도기한 1~2년치 LNG선의 보냉재를 주문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3.5년치 물량의 보냉재까지 주문하고 있는 영향도 있다”며 “백로그(일감이 수주잔고에 남아있는 기간) 역시 과거 대비 길어진 만큼 당장은 실적 개선효과를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카본의 LNG보냉재 납품이 조선사들의 선박 인도시점보다 1년가량 앞서 진행된다는 점을 들어 내년부터 수주잔고의 실적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LNG운반선 인도량은 2023년 30척에서 2024년 51척으로 늘어난다.
한국카본은 전방산업 호조에 따른 수혜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사 확대에 나서는 등 LNG보냉재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카본은 그동안 고객사가 아니었던 대우조선해양과 652억원 규모의 보냉재 공급의향서(LOI)를 체결했다.
LNG보냉재는 화물창의 형식에 따라 다른 복합소재가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카본이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만을 고객사로 두고 있었던 것은 두 조선사가 활용하는 ‘Mark3’ 형식의 화물창용 보냉재의 공급실적만을 보유한 반면 대우조선해양이 활용하는 ‘NO96’ 화물창용 보냉재의 공급실적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으로 대우조선해양까지 고정적 고객사로 맞이할 가능성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카본이 대우조선해양에까지 LNG보냉재를 공급한다면 글로벌 LNG선 시장을 지배하는 국내 조선3사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며 “러-우 전쟁으로 LNG선 수요가 증가하는 국면에서 한국카본이 선박기자재업계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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