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MX, 인도 폰 전략 '선택과 집중' 중국 저가공세 '피처폰' 접고, 하이엔드 '스마트폰' 공략…갤럭시S·A·M 시리즈 전면에
손현지 기자공개 2022-07-25 10:28:0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1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핸드폰 시장인 인도 전략을 수정한다. 골자는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가 심해지는 '피처폰'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다.인도 내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이 상대적으로 더 강점을 지닌 '스마트폰' 분야에 집중해 승부를 보겠다는 방침이다. 현지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저가형 '갤럭시M' 시리즈에 4G와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혼합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인도 잡아라' 경쟁 격화…피처폰 종료
인퍼스, 이코노믹타임즈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지 휴대폰 제조 파트너인 딕슨테크놀로지(Dixon Technologies)를 통해 생산하고 있는 '피처폰' 생산을 접을 예정이다. 오는 12월 생산되는 물량을 마지막으로 전 생산라인과 인프라를 '스마트폰'쪽으로 전환 배치한다.
피처폰이란 2007년 이후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기 이전의 휴대폰을 뜻한다. 스마트폰이 전화의 탈을 쓴 초소형 휴대용 컴퓨터라면, 피처폰은 이전 세대에 통화, 문자메시지,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이다.
국내에선 피처폰 보급률이 저조하지만 인도나 중국 등 일부시장에선 건재했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전체 휴대폰 판매량 중 스마트폰의 비중은 77%, 피처폰 비중은 23% 수준에 달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피처폰 시장은 '인도'였다.
삼성전자 역시 인도 내 피처폰 수요에 대응해왔다. 현지 업체 아이텔(iTel), 라바(Lava)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점유율을 경쟁사에게 뺏기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의 올해 1분기 인도 피처폰 시장 점유율은 12%로 작년 4분기 18%에 비해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역량을 더 쏟기로 했다. 삼성은 인도 노이다 지역에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두고 갤럭시 스마트폰 잠재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현지에서 5G 스마트폰과 보급형 프리미엄 스마트폰(48만~73만원대) 부문에서는 1위를 꿰찼다.
샘모바일은 "피처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고, 삼성은 스마트폰에만 집중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대신 '인도' 선점 절실
인도 피처폰 사업 철수는 노태문 MX부문장의 주도로 이뤄진 글로벌 사업 전략 점검 일환으로 해석된다. 노 사장은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를 만나 모바일 등에서의 협력 방안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 위기 의식에 진행된 전략회의다. 삼성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중국에서 존재감은 미미하다. 업계 선두를 다투고 있는 애플이 작년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1.7%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삼성은 점유율 0%대였다.
삼성에게 인도란 '선점'해야 하는 시장이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스마트폰 성장률이 높은 국가다. 작년 한해 동안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2~3%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무려 18%나 성장했다. LTE와 4G 이용자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인도의 성장 잠재력은 올들어 뚜렷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는 스마트폰 출하량 7% 성장세를 보인 국가다. 전세계 출하량(3억1000만대)은 전년동기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격탄을 맞은 유럽은 출하량은 12%나 감소했으며 아프리카는 8%나 줄었다.
◇저가형 경쟁력 약해, 프리미엄 라인업 주력
삼성은 인도에서 만큼은 중국업체들과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강자지만, 인도 내 중국업체들의 공세가 치열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오포(OPPO)에 출하량 단 0.3%포인트(p) 차이로 1위를 내줘야 했다. 오포는 21.6%를 차지했고 그 뒤를 삼성 21.3%, 비보(Vivo) 11.75% 순으로 이었다.
삼성은 작년 최저가 전략으로 리얼미, 샤오미 등 중국 업체에 반격을 가해본 적도 있다. '갤럭시A03 코어'를 현지 출고가 7999루피(약 12만원)로 산정했다. 하지만 부품 수급난 등을 겪으면서 전략을 재수정했다. 저가공세를 이어가는 중국업체들을 당해낼 방도가 없었다.
결국 중저가, 프리미엄 라인으로 인도 시장 내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작년 울트라 프리미엄 시장에서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을 앞세워 애플의 점유율 쟁탈전에 나섰던 이유다. 올해는 갤럭시S22 시리즈와 중저가형 A·M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웠다.
카운터포인트는 "'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들이 출시되자마자 인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으로 과거 '갤럭시노트' 시리즈 만큼의 수익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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