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부출신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능력주의' 인사 방증 30여년 근무한 정책금융·국제금융 전문가…복합위기 극복·수출금융 발전 과제
김규희 기자공개 2022-07-28 07:09:16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6일 1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장에 윤희성 전 부행장(사진)이 제청됐다. 수출입은행 출신이 수장에 오른 건 수은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은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관료가 독차지해왔다. 금융권은 윤석열 정부의 ‘능력주의’ 중심 인사기조에 따라 전문성이 뛰어난 내부 인재를 등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수출입은행은 26일 윤 전 부행장이 제22대 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됐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임명 제청을 거쳐 대통령 임명 절차를 통해 선임된다.

윤 내정자는 국제금융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국제적인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오랜 기간 자금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그는 지난 2011년 외화조달팀장 시절 아시아 최초로 중동아시아 채권 발행을 성사시킨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처음으로 중동의 오일머니를 국내에 들여온 인물이다.
당시 중동에서 채권 발행자격을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해외 자본이 자국의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것을 꺼려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나 JP모건 등 신용등급 AA 이상의 국제기구 또는 우량 글로벌 은행만 상대하는 분위기였다.
윤 내정자는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먼저 현지 금융지원을 바탕으로 당국과 신뢰를 쌓아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어 리얄(사우디 통화)화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다시 사우디 현지 대규모 인프라 및 플랜트 건설 등 국가 기간건설 사업에 사용될 것이란 점을 강조해 당국 관계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윤 내정자는 수출입은행 내부에서도 평이 좋다. 소통능력이 뛰어나 재직 당시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겼다”며 “행내에 적이 없는 분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윤 내정자가 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되면 사상 처음으로 내부 출신이 행장에 오르는 사례가 된다. 과거 3대 이태호 행장이 전무이사에서 승진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 전 행장은 한국은행에서 외국부 차장과 상역국장을 지낸 ‘한은 출신’이어서 내부 출신으로 보기 어렵다.
금융권은 새 정부가 처음으로 내부출신 인사를 수출입은행장에 임명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은 통상 기재부 1급이 퇴임 후 내려가는 자리로 통했다. 최근에는 최종구·은성수 전 행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잇따라 자리를 옮기면서 ‘쉬었다 가는 자리’로 불리기도 했다.
새 정부가 내부 출신을 은행장으로 등용한 것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제대로 ‘일할 사람’을 찾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세계 주요국의 급격한 통화 긴축, 국제 공급망 불안 등 대내외 경제환경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국내 유일한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의 역할이 여느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출입은행 내부 임직원들과의 호흡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산업은행의 사례와 같이 새로 임명된 금융공공기관장은 대부분 노조와 갈등을 겪어왔다. 노조는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반대 시위를 펼쳤다.
하지만 내부 출신인 윤 전 부행장을 수출입은행장에 내정하면서 이같은 갈등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윤 내정자가 수은 안팎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만큼 임직원 사기를 북돋아 수출금융 발전을 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1976년 수은 설립 이후 내부 출신 인사가 은행장으로 내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책금융 및 국제금융에 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춘 윤 내정자가 수출입, 해외투자 등 대외경제협력에 필요한 금융제공에 적극 나서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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