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대성평가 물들인 구광모 '고객' 경영관 [지속가능경영 리뷰]지배구조·글로벌 키워드는 후순위로…원뷰 시스템 구축, 제품설계부터 친환경 리스크 대비
손현지 기자공개 2022-07-29 11:26:19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국 답은 고객에 있다(2019)", "고객 페인 포인트(불편사항)을 주목하라(2020)", "고객을 감동시켜 LG팬으로 만들자(2021)", "가치있는 고객경험에 집중하자(2022)".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4년간 매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전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이러한 경영철학을 이어받은 결과 올해 중대성 평가 상위랭킹은 '고객'과 '제품' 키워드가 장악했다.
◇톱15 랭킹 뒤바꼈다…신규 4항목 '고객·제품' 방점
LG전자가 공개한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대성평가 1위에 오른 이슈는 '제품·서비스 품질관리'다. 이슈풀에 처음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단번에 상위권을 차지했다. 작년 1, 2순위를 차지했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글로벌시장 진출 이슈는 톱15 랭킹에서 제외됐다.
B2C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LG전자의 사업구조상 최근 제품 생산과 공급에 영향을 미칠만한 기후변화, 펜데믹 등 잠재 리스크를 얼마나 잘 대응하냐가 미래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판단했다.
LG전자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 상황으로 글로벌 전 역에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LG전자로서는 공급 사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사전에 LG스마트파크와 같은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등 유연한 근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방향성을 잡기 위해 매년 중요성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선정된 이슈는 당해 경영 화두로 삼고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올해는 GRI, UN SDGs, SASB, RBA, TCFD 등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이니셔티브와 각종 평가제도를 활용해 총 39개의 이슈 풀(Pool)을 선정했다.
우선순위를 매기기 위해 지난 4월 임직원, 고객, 협력사, 투자자 등을 상대로 중요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최신 전자업계 트렌드, 미디어 노출빈도, 회사의 비전과 전략 등을 두루 고려한 결과 총 15개의 상위 이슈를 도출해냈다.
주목할 만한 건 이슈풀에 새롭게 등장한 4개 키워드 모두 고객과 제품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제품·서비스 품질관리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 △고객 커뮤니케이션 강화 △친환경제품 출시 확대 등 이슈가 올해 추가됐다.
◇구광모·조주완 가치관 담긴 '원뷰' 시스템
LG전자는 올해부터 사내 고객 시스템을 '원뷰'로 통합했다. 원뷰 서비스는 고객들이 제품 구매와 배송, 멤버십, 서비스, 케어 등 LG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한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객 대응시에도 고객 데이터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체계적인 응대가 가능한 체계다.
원뷰 시스템은 경영진들의 고객가치 경영관이 담긴 산실이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사장단회의, 신년사 등을 통해 "최신 기술을 과시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사라진다"며 고객 경영을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구 대표의 경영철학은 LG전자 경영진, 구성원들에게 전파됐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필두로 주요 임원, 직원 등 소속과 보직에 무관하게 '고객'을 얘기하는 구성원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 방향성이 바뀐 사례도 회자된다. LG전자의 식물재배기 '틔운'은 당초 '먹거리를 키우는' 용도로 기획됐지만, 고객들의 인테리어 수요에 대응해 디자인 등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기후변화 트렌드에 다른 제품 리스크에도 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 EU가 발표한 일회용 플라스틱 재활용 제고 지침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제품 외관과 내부 상당 부분이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어 향후 유럽의 규제가 강화될 경우 잠재 리스크가 상당하다. 재활용 플라스틱 원자재 가격으로 인한 손익 이슈,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 등 리스크가 예상된다.
최근 제품 설계, 기획단계에서부터 재활용성을 고려하고 있다. 유해물질을 줄이기 위해 이달 중 친환경 재질을 활용한 제품 개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작년에는 약 370만톤의 온실가스 감축이란 유의미한 성과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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