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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부장 2.0 돋보기]'매출 물꼬' 대보마그네틱, 수주 대응에 팔 걷었다①1분기 말 수주잔고 360억, 매출의 140% 규모…고용량 전기차 겨냥 소재 신사업 진출

김소라 기자공개 2022-08-03 09:30:35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속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코스닥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은 물론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방증이다. 더벨은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2차전지 소부장 강소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탈철 장비 제조사 '대보마그네틱'이 밀려드는 주문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연됐던 2차전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배터리 생산 과정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탈철 장비 수요도 늘어난 덕분이다. 이러한 흐름을 발판 삼아 단기간 가파른 성장세를 그려냈다. 올해 수주 물량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2차전지 소재부문에서도 성과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보마그네틱은 최근 매출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으로, 지난해 매출과 비교해 60%에 달한다. 연간 기준으로는 각각 240억원, 160억원을 기록했던 2019년, 2020년 매출을 뛰어넘는 규모다.

◇중국 향 탈철기 수주 낭보, 유형자산 250억 수준 확충

대보마그네틱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한데는 핵심 사업인 전자석탈철기(EMF) 판매 확대 영향이 컸다. EMF는 원료에 함유된 철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장비다. 2차전지는 원료에 미량의 철이 포함돼도 배터리 품질이 떨어진다.

이뿐만 아니라 이 금속 이물질로 인해 배터리 발화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탈철은 2차전지 제조에서 꼭 필요한 공정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같은 배터리 셀 업체와 소재 업체 등 2차전지 기업들이 모두 대보마그네틱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아직 매출에 반영되지 않은 EMF 수주잔고는 360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매출액(255억원)의 140% 수준이다. 올초부터 신규 EMF 주문이 밀려들면서 지난해 말 225억원 대비 135억원 증액됐다. 특히 중국 2차전지 소재 업체 'HRK'로부터 확보한 수주가 대부분이었다.

대보마그네틱은 평소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더 큰 편이다. 그중에서도 중국 대다수 2차전지 업체에 장비를 공급하는 등 현지에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와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닝더스다이) 등이 대표 고객사다.

밀려드는 주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인프라 확충 등 대규모 선제 투자도 집행했다. 지난해 기계장치, 시설장치, 차량운반구 등을 매입하는데 72억원을 투입, 전체 유형자산 규모를 250억원으로 늘렸다. 이를 통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장비 생산능력(CAPA)은 월 200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2020년 말 기준 월 캐파는 100대에 못 미쳤다. 다만 고객사마다 주문하는 장비의 종류와 세부 조건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매월 생산 가능한 대수는 일부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 경쟁사가 없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탈철 장비는 대보마그네틱과 일본의 NMI(닛폰마그네틱)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다. 과거 일본이 탈철기 부문을 독점하고 있었으나 대보마그네틱이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며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탈철 장비는 타 업체에서 제품을 단순 모방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수산화리튬 가공 신사업 진출, 소재부문 입지 구축 돌입

대보마그네틱은 2차전지 소재부문으로의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탈철 장비에서 나오는 매출을 기반으로 소재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이를 위해 작년 3월 충청북도 음성군에 신공장을 준공했다. 2차전지 소재 중 하나인 수산화리튬을 가공해 양극재 업체에 공급하는 모델이다.


양극재는 전기에너지를 저장, 방출하는 역할을 하는 2차전지의 주원료다. 보통 니켈과 탄산리튬을 고온에서 함께 녹여 합성시켜 만든다. 하지만 니켈은 너무 높은 온도에서는 탄산리튬과 합성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 배터리 보다 니켈 함량이 높은 편인데, 이때 수산화리튬이 탄산리튬의 대체제로 쓰인다. 수산화리튬이 탄산리튬 보다 녹는 온도가 낮으면서 니켈과도 합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향후 전기차 보급이 확대돼 고용량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경우 중장기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보마그네틱은 현재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우선 자체 기술력을 활용해 기존 장비 사업과 더불어 소재부문을 안착시키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 17억원 규모의 소재 가공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미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관련 부문에서 신규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 양극재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대보마그네틱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2차전지 투자가 대거 이연됐는데 최근 밀렸던 투자들이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올해의 경우 전년대비 두 배가량의 매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소재 분야도 기존 탈철 장비와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밸류 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있어 선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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