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8월 16일 07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신약개발사는 열 가지 넘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두 개 프로젝트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가 거래소 상장예비심사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기존에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가동해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이려는 목표였다. 그러나 거래소 조언에 따라 약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임상 2상 데이터'가 필요해졌고 자금 사정을 고려하면 파이프라인을 줄이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올라 있는 또 다른 바이오텍은 외부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물색하느라 바쁘다.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기에도 시간과 비용이 빠듯하지만 '플랜B'는 필수다.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통해 기업의 계속성을 거래소에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입성하려는 회사, 코스닥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려는 회사. 두 업체의 지향점은 동일하다. 자본시장에 머무르면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해 신약개발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래소가 요구하는 경영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시간은 늘어지고 불필요한 비용 지출까지 발생하는 모습이다.
'투자자 보호' 의무를 지고 있는 거래소 입장 역시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식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부정을 저지른 바이오 기업이 있었지만 개별 기업의 이슈를 산업 내 모든 기업의 잠재적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된다. 어느 게임회사가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했다고 해서 모든 게임회사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신약 후보물질의 유효성 데이터를 확인하고 상장을 허가해준들, 파이프라인이 하나뿐이던 회사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모습을 확인하고 상장 유지를 결정해준들 거래소가 앞으로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제3의 회사의 부정행위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할 수는 없다.
거래소가 바이오 기업의 사업 방향성까지 바꾸는 모습에서 경영 컨설턴트가 연상된다. 그러나 사업 효율을 높이고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바이오 기업들은 거래소 컨설팅에 맞춰 비효율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야말로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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