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2차전지, 동화기업 화학사업 확대 교두보"이시준 사장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유관사업 진출 물꼬, 미래 먹거리 창출 전력"
김소라 기자공개 2022-08-18 08:13:4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6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소재로의 진출을 계기로 화학사업 범주를 확장하고자 한다. 동화기업은 이미 수지·표면재 등 화학제품 사업화를 통해 관련 분야에서 기초 역량을 쌓아왔다. 단순히 하나의 사업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소재 유관 사업으로의 확장을 집중 모색하고 있다."이시준 동화기업 사장(사진)은 여의도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48년 설립된 동화기업은 70여년간 가구와 인테리어 자재로 활용되는 목재보드사업을 영위해왔다. '동화자연마루' 등이 대표 브랜드다. 이처럼 목재 한 우물을 파 온 동화기업은 화학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목재에서 파생된 필름 등을 시작으로 배터리 분야까지 보폭을 넓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시준 사장이 있다.
◇'화학통' 이시준 사장, 신사업 중책 도맡아
이 사장은 승명호 동화기업 회장이 화학사업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발탁한 인물이다. 이 사장은 동화기업에 합류하기 직전 'SK이노베이션'에서 15년간 기술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하기 전에는 미국 현지 기업에서 무기화학과 정밀화학 분야 경력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동화기업의 화학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장은 "동화기업은 기존에도 목재 사업에 필요한 접착용 수지 등 화학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를 내부에서만 활용하고 따로 사업화하지는 않았다"며 "관련 역량을 외부로 확장해 나갈 필요성을 느꼈고 그 일환으로 2017년 태양합성과 코트카밀 임프렉스를 연이어 인수하며 본격적인 저변 확대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동화기업의 2차전지사업 중심축인 '파낙스이텍(현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인수도 동일선상에서 이뤄졌다. 첨단화학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결정하고 집중 육성해 나가던 중 눈여겨보던 배터리사업에서 M&A(인수합병) 매물을 발견한 것이다. 2019년 당시 자기자본 대비 17% 규모인 1179억원을 주고 파낙스이텍 지분 89.63%를 사들인다.
이 사장은 인수와 동시에 동화일렉트로라이트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기술적 이해와 이를 통한 지속적인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는 내부적 판단 때문이다. 2000년대 초 2차전지 사업을 막 시작했던 SK이노베이션에 재직, 이미 2차전지 실무 경험을 보유했다는 점이 영향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동화기업이 투자한 배경은 동화일렉트로라이트가 확보한 자체 전해액 R&D(연구개발) 역량이다. 최근 국내 최초로 중대형 배터리 전해액의 핵심 첨가제 개발과 양산화에 성공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첨가제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신규 개발한 첨가제에 대해 CAS넘버(화학 물질에 대한 고유 숫자)를 취득했다. CAS넘버를 부여받은 화학 물질에 대해선 신약처럼 고유의 특허기간이 보전된다.
이 사장은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전해액 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연구원 절반 이상이 전해액 분야에서만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는 등 인적 경쟁력도 높았다"며 "또 말레이시아와 중국 톈진에 생산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등 다각도에서 인수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밀화학 분야 확대, 추가 M&A도 열려 있어
전기차(EV) 시장이 개화하며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 속도가 붙은 점도 긍정적이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소형 2차전지 제품 위주의 비즈니스를 해왔다. 당시 시장 규모는 작지만 경쟁이 심해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동화기업 인수 직전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최대주주였던 사모펀드가 4~5년간 운영하다가 매각을 결정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회사 가치를 끌어올려 IPO(기업공개)를 통해 투자 차익을 거둬야 하는데 이 시나리오를 실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 사장은 "인수 직후 테슬라와 현대차 등이 연이어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EV 시장이 확 열린 게 잘 맞아떨어졌다"며 "현 시점에서 IPO에 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알맹이 있는 회사를 상장시키고 싶다는 열망이 강한 만큼 우선 비즈니스를 잘 키워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유관 사업으로의 양적 확대를 들었다. 큰 틀에서 화학으로 묶이는 다양한 산업으로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일례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밀화학과 배터리 소재 분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다 쓴 양극재 제조 용매(NMP)를 신규 용매와의 합성을 통해 재활용하는 배터리 소재 유관사업을 준비 중이다. 현재 짓고 있는 인천 중앙연구소가 오는 10월 완공되면 신사업 발굴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그는 "2차전지 소재 첫발은 잘 내디딘 것 같고, 앞으로는 이를 효율적이고 혁신적으로 풀어내 의미있는 사업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전해액에 집중하다 보면 유관 분야 확대는 오히려 고객사에서 요청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향후 M&A 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동화기업은 전해액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도 계획 중이다. 구체적인 투자금액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미국 테네시주에 최대 규모의 설비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바이든 정부의 2차전지 산업 지원으로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투자를 확정지은 만큼 향후 급증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헝가리 공장은 올해 상반기 완공됐고 이르면 4분기부터 제품을 공급한다. 유럽에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마쳤고, 향후 추가 투자를 위한 부지도 확보한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푸드테크에 진심' 롯데벤처스, 투자재원 확충 시동
- [thebell interview/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박동하 “코스모비로 우주와 인간 가까워지기를”
- [모태 2024 2차 정시출자]‘AC전용' 스포츠출발, 상상이비즈 '연속 GP' 도전
- '오스템임플란트 볼트온' MBK-UCK, 브라질 임플란트 3위 업체 인수
- '주주환원 강화' 케이카, 1분기 실적 주목
- 가보지 않은 길 'ARC' 셀비온-앱티스 맞손, 독성에 도전
- [여전사경영분석]BNK캐피탈, 순익 반등에도 수익성 제고 과제 여전히
- [은행경영분석]권재중 BNK금융 CFO 첫 성적표 'CET1 12%대' 진입
- 마이금융파트너, 신계약 성과에 2년째 매출 급증
- [여전사경영분석]문동권식 수익다변화 전략 적중…신한카드, 순익 회복 시동
김소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돈 없어서 못하는 밸류업?
- [기업집단 톺아보기]중복사업 분리 효성, '교통 정리' 더 남았나
- [기업집단 톺아보기]효성, 20년전부터 준비된 계열분리 밑그림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유수홀딩스, 당근책 '한 번 더'…환원 불확실성 걷었다
- [기업집단 톺아보기]자회사 엑시트 열어준 유수홀딩스, 투심 달래기 '심혈'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윈스, 이사회 실효성 의문…사외이사 출석률 0~22%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윈스, '2세 경영' 2년차…자본 재배치 움직임은 '미정'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윈스, '조금' 열어 본 소각의 문…효과는 아직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설비투자 베팅' 아바코, 남은 건 자산 효율성 제고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시총 25% 점프' 아바코, '주식 소각+이사회 개선'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