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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산업 체인 점검]'2세 형제경영’ 우진, 해외사업-국내경영 역할 분담③이재원 의장 '지배력 우위', 이재상 대표 '사내 입지'…M&A 통한 사업 확장

윤필호 기자공개 2022-08-24 08:00:26

[편집자주]

에너지 시장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 세계적인 '탈원전' 기조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탄소중립'을 주도했던 유럽연합(EU)은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내도 새 정부가 들어서자 원전산업에 다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변화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더벨은 원전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우진'은 설립자 이성범 회장의 지휘 아래 지난 40년간 국내 원자력발전(원전)용 계측기 시장의 독점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확장을 일궜다. 이 같은 결실은 이 회장의 두 아들이 물려받으며 2세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들 형제는 지배력과 역할을 나누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는 모습이다.

우진은 1980년 창업주 이성범 회장이 설립한 이후 꾸준히 규모를 키웠다. 일본 등 해외 진출을 꾀하며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두 아들도 자연스레 역할을 수행하며 후계자로 자리를 잡아갔다. 이를 통해 첫째인 이재원 이사회 의장과 둘째인 이재상 대표는 각각 해외사업과 국내 경영 총괄로 업무를 나눴다.

우진의 경영권을 보면 차남인 이재상 대표에게 먼저 시선이 쏠린다. 1973년생인 이 대표는 2004년 우진 계열사로 입사해 2009년 본사로 옮겼고 연구기획팀장 등을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이미 2012년부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후계 구도에서 두각을 보였다. 이후 2016년 각자대표로 올라서면서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이 대표는 2012년 사내이사 선임과 함께 이 회장의 지분도 일부 물려받았다. 당시 최대주주는 이 대표로 변경됐다. 당시 업계에선 형제간 후계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진은 형제간 역할 분담을 구축했으며 다툼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증명하듯 큰형인 이재원 이사회 의장도 주요 역할을 수행하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 의장은 1972년생으로 2000년 아이닥 아이앤씨 대표, 2008년 우진 이사, 2010년 한국 지노(Chino Korea) 감사를 거쳐 2013년 우진의 일본법인 '우진 재팬(Woojin Japan)' 대표를 역임했다. 본격적으로 부각된 시기는 2015년 12월부터다. 당초 이 회장은 차남 이 대표에게 주식 420만주를 넘기며 최대주주 자리를 물려줬다. 하지만 곧바로 이 같은 결정을 취소하고 일부 증여 물량을 쪼개 첫째 이 의장에게 넘겼다. 이에 따라 2016년 1월 20일 기준으로 형제 지분은 나란히 22.25%로 동일하게 맞춰졌다.

이에 따라 이 의장은 이 대표와 함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장내에서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 지분율을 늘렸고 이사회 의장까지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로 이 의장은 15.82%로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고 2대주주인 이 대표는 9.58%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도 2.56%를 보유 중이다.


우진은 그동안 꾸준한 성장을 위해 신규설립 또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규모도 커지고 경영환경도 복잡해지면서 후계자들의 역할도 자연스레 나눠었다. 일본통으로 알려진 이 의장은 해외사업과 외부 투자 업무를 맡았고, 우진에서 입지를 다진 이 대표는 국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설립 초창기 계측기 기술을 가진 일본 기업들과 협업 과정에서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였다. 이미 1989년 일본 계측 센서 전문업체 지노(CHINO)와 ‘한국지노’, 나가노기계와 함께 ‘한국나가노’를 설립했다. 2013년 세운 ‘우진재팬(Woojin Japan)’과 2018년 인수한 ‘원자력환경기술개발(NEED)’를 중심으로 방사능 제염 등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2013년 발전정비업체 ‘우진엔텍’을 인수했고, 그해 10월 플랜트 및 발전용 특수밸브업체인 ‘에쓰브이씨’도 매입했다. 이듬해 9월에는 주강업체 ‘효명이엔지’ 지분 80%를 인수했다.

하지만 원전 산업이 위축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실적도 부진해지자 구조조정 차원에서 일부 기업들은 처분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에쓰브이씨와 효명이엔지는 2017년 처분에 나섰다. 2018년 원전 폐로사업 확장 목적으로 삼부토건을 인수하면서 주목받았지만 이후 경영권 분쟁 등을 거친 이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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