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5000억 조달 도전…단기물 전략 통할까 모집액 85% 2·3년물 배정, 간만에 나오는 '우량채' 메리트 어필
강철 기자공개 2022-08-23 07:52:25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대표 빅이슈어(big issuer)인 롯데케미칼이 6개월만에 다시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금리 상승 여파로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진 시장 수급을 극복하며 목표로 잡은 최대 5000억원 조달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롯데케미칼은 현재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2·3년물 중심의 만기 구조를 설정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고 업황을 반영한 발행 조건도 제시한 만큼 어렵지 않게 5000억원 증액 발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A+ 등급 앞세워 최대 5000억 조달 도전
롯데케미칼은 오는 22일 59회차 회사채의 입찰을 실시한다. 모집액 2500억원을 2년물 800억원, 3년물 1300억원, 5년물 400억원으로 나눠 매입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증액 한도는 최대 5000억원까지 열어뒀다. 가산금리 밴드는 2·3·5년물 모두 개별 민평의 '-30~+30bp'를 제시했다.
수요예측 업무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이 총괄한다. 키움증권은 이번 딜을 통해 롯데케미칼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들 주관사 4곳 외에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신영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이번 2·3·5년물은 롯데케미칼이 지난 2월 28일 이후 약 6개월만에 다시 발행하는 공모채다. 반년 전에는 3·5·10년물로 5000억원을 마련해 채무 상환과 원재료 매입에 활용했다. 당시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이었음에도 입찰에서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는 등 수요예측 결과는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6개월만에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시설자금으로 사용한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립 사업인 'LINE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사업비가 약 4조7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원활한 자금 충당을 위해서는 가급적 5000억원 증액 발행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2·3·5년물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시장 지배력, 매출 규모, 재무 건전성 등을 감안해 국내 최고 수준의 등급인 AA+를 매겼다. 원가·판매 구조, 순차입금/EBITDA, 부채비율은 AAA 등급에 준할 정도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과 주관사단은 이번 공모채의 트랜치를 2·3년물 중심으로 구성했다. 초단기물이라 할 수 있는 2년물에 전체 모집액의 30%를 할당할 정도로 만기를 짧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 롯데케미칼이 2년물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2016년 4월 이후 약 6년만이다.
공모채를 발행할 때마다 거의 매번 포함시켰던 10년물은 이번에 배제했다.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장기물 이슈어인 롯데케미칼이 10년물을 제외한 것은 코로나19로 국내 실물경제가 극도의 혼란을 겪던 2020년 7월 이후 약 2년만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회사채 시장이 단기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은 트랜치를 구성했다. 실제로 JB금융지주, NH투자증권, 포스코, SK㈜, 현대백화점 등 최근 3개월 사이 공모채를 찍은 AA+ 발행사는 모두 2·3년물의 비중을 최대한 높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변동성 리스크 탓에 10년물 수급이 사실상 씨가 말랐다"며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케미칼 외에 롯데칠성음료, 롯데렌탈, 롯데쇼핑 등도 단기물 중심의 조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단기물 중심의 조달 구조와 국내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거론하며 롯데케미칼이 손쉽게 2500억원 완판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규 발행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나오는 우량채라는 점은 기관의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메리트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시장 분위기와 기관 투자자 동향을 감안할 때 어렵지 않게 5000억원 증액 발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시황이 좋지 않은 만큼 개별 민평보다 낮은 절대금리를 확정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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