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지노믹스, 940억 조달…미국 진출 게이트웨이 목표 클리아랩 7곳 인수 추진…추후 국내 중소진단업체와도 협력 추진 계획
최은진 기자공개 2022-08-23 09:01:07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2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F)에 경영권 매각과 함께 940억원을 조달하는 랩지노믹스는 미국 수탁분석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코로나19바이러스 팬데믹 이후의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관련 업체 여러곳을 동시 인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대략 1000억원의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랩지노믹스는 루하프라이빗에쿼티(이하 루하PE)를 대상으로 94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341억원 규모의 보통주 신주 469만6099주와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루하PE는 현 최대주주인 진승현 대표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431만343주 전량도 9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총 1841억원의 재원이 거래되는 이번 딜(Deal)에서 랩지노믹스가 확보하는 자금은 보통주 신주와 CB발행으로 확보하는 941억원이다. 나머지 900억원은 최대주주인 진 대표가 취한다.
랩지노믹스는 공시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미국 진단 및 수탁분석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국 수탁분석기관 투자예정 비용만 1000억원을 책정하고 있다. 조달 자금 전부를 해당 사업에 쏟아붓는 셈이다.
랩지노믹스가 투자하려는 미국 수탁분석기관은 '클리아(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CLIA) 연구소(Lab)'로 불린다. 클리아는 1988년 도입된 실험실 인증 제도다. 사람으로부터 파생된 검체에 대한 시험을 수행하는 시설로, 질병이나 장애의 진단 등을 전문적으로 한다.
국내의 경우엔 의료기관 및 병원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지만 미국은 전문 수탁기관이 따로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모든 실험을 검수할 수 없어 클리아랩에 권한 및 책임을 위임했다. 미국에 이 같은 클리아랩이 3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 및 대형 보험회사가 보유한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세하다.
랩지노믹스는 현재 클리아랩 7곳가량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일부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상당한 절차가 진행됐다.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클리아랩 인수를 추진하는 건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다. 미국은 최대 진단 수요가 있는 시장이다. 국내 진단업체들도 미국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지사 등을 설립했지만 고전했다. 진단은 물론 의료 네트워크가 일부 대형보험사 및 제약사를 중심으로 구축 돼 있기 때문에 국내 진단업체들이 도전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랩지노믹스는 클리아랩이 미국 FDA로부터 진단제품 및 설비 등에 대한 사용 승인 등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확보하면 자사 제품을 납품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랩지노믹스는 중장기적으로 국내외 진단업체들을 인수 및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소규모 진단업체들과 협력해 클리아랩을 통해 미국 진출할 수 있는 제품을 다양화 시킨다는 목표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개발한 키트를 따로 임상을 하지 않고도 클리아랩을 통하면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 미국 클리아랩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것들 포함해 우리 제품까지 신규로 납품하게 되면 미국시장에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랩지노믹스는 코로나19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랩지노믹스는 3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가 불거지면서 2000억원대로 확대됐다. 2021년 기준 매출은 2023억원, 영업이익은 1055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790억원, 영업이익은 5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두배, 영업이익은 세배 확대됐다.
당장 실적이 줄어들진 않았지만 향후 코로나19 민감도가 축소되면 실적이 쪼그라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클리아랩 인수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확대된 현 수준의 매출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딜에 참여한 관계자는 "랩지노믹스는 클리아랩을 인수하며 일종의 미국진출 '게이트웨이'가 되겠다는 목표"라며 "코로나19에 의존적인 실적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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